Chrisette Michele

화려한 기교와 소울 그루브를 장착한 디바

by Charles Walker
스크린샷 2026-01-07 오후 1.16.24.png 왼쪽부터 4집 [Better] (2013), 2집 [Epiphany] (2009), 1집 [I Am] (2007)

크리셋 미셸(Chrisette Michele)은 가창력이 매우 뛰어난 가수이다. 소울 그루브도 확실하고, 음역대도 넓으며 기교도 화려하다. R&B 음악을 표현하기에 역량이 너무도 출중하다. 음색에 대한 호불호는 있을 수 있다. 소울풀하기는 하지만 팝의 공식에는 들어맞지 않는 음색이다. 비슷한 결의 아티스트로는 레디시(Ledisi)나 제니퍼 허드슨(Jennifer Hudson) 등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사실 크리셋 미셸도 원 히트 원더에 가깝다. 2007년에 발표한 1집 [I Am]의 첫 싱글인 'Like A Dream'이 꽤나 히트를 했었다. 나도 이 곡을 알게 된 계기가 특이한데,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컬러링으로 이 곡이 흘러나와서 용건은 잊어버리고 상대방이 전화를 받자마자 '이 곡 뭐야?'라고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 'Like A Dream'이라는 곡은 후크 선장의 갈고리 같은 곡이다. 듣자마자 귀를 확 잡아챈다. 도약이 많은 멜로디라 부르기는 굉장히 까다롭겠지만, 듣는 이에게는 극도의 희열을 선사한다. 그걸 표현해 내는 크리셋 미셸의 능력치는 단연코 만렙이다.


1집에는 'Like A Dream'만 있는 게 아니다. 폭발력 있는 소울을 보여주는 'Work It Out', 재지한 뉘앙스에 화려한 기교를 선보이는 'If I Have My Way',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의 리더인 윌아이엠(Wiil.I.Am)이 랩 피쳐링에 참여한 'Be OK', 피아노 반주 위에 서정적인 감성을 담아 부른 발라드 'Love Is You' 같은 명곡이 아주 많이 수록된 앨범이다.


1집이 워낙 대단했기에 2년 뒤에 나온 2집 [Epiphany]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 같다. 앨범이 나쁘지는 않았는데 1집의 아성을 유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니요(Ne-Yo)가 작곡하고 목소리까지 보탠 타이틀곡 'What You Do'나 소울 그루브 위에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기교를 부리는 'All I Ever Think About' 같은 곡은 주목해볼 만하다.


2집에서 실망한 탓에 3집은 건너뛰었다. 그리고 크리셋 미셸이라는 존재를 잠시 잊고 살았는데, 2013년에 [Better]라는 새 앨범을 냈기에 혹시나 싶어서 들어보았다. 2집 때보다 완성도도 높아지고 스타일도 많이 달라진 것 같아 신선함이 느껴졌다. 특히 래퍼 왈레(Wale)가 피쳐링한 'Rich Hipster' 같은 곡은 드라이브 뮤직으로 추천하고 싶고, 힙한 비트가 만들어내는 그루브가 예술적인 'Visual Love'도 이 앨범에서 추천하고 싶은 곡이다.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들에게 의외로 '명반'이 잘 없다. 노래를 워낙 잘하다보니 프로듀서들이 이것저것 욕심을 내는 건지, 사공이 많아서 배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꽤 있다. 그럴수록 가수 본인이 스스로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뛰어난 가창력 말고도 '좋은 음악을 판별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크리셋 미셸은 아직 그 정도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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