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일기 D+20

별다른 일 없는 평범한 하루

by Charles Walker

내가 금연을 시작한 이후로 매일매일 받고 있는 선물이 있다. 그건 바로 '개운한 아침'이다. 아들 등교 준비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는데도, 그리 힘들거나 께적지근한 느낌이 없다. 아마 흡연자 신분을 유지했더라면 바뀐 루틴에 많이 힘들어하지 않았을까, 쉬이 예상된다.


오늘은 '태권도의 날'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들의 태권도장이 오늘 휴관을 하였고, 덕분에 아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함께 갈 수 있었다. 책을 멀리하던 아들이 내심 걱정되기도 했는데, 요즘엔 내가 같이 시간을 보내주니 도서관도, 책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눈치다. 오늘도 도서관에서 아들은 제 나름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꼭 책 읽는 시간으로 다 채우지는 않아도, 도서관이라는 공간 자체를 친숙하게 느끼고 편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 보였다.


요즘 아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나의 생이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로 충만해짐을 느낀다. 체력과 정신력이 차츰 제자리를 찾으면서, 비로소 내가 가진 것들의 소중함이 느껴지는 것일 테지. 생의 밸런스가 깨지면 그것도 모르고 지나간다. 나는 이제 점점 균형을 찾아가는 듯하다. 그럼 괜찮은 거다. 이제 무너지지 않게 잘 지켜내기만 하면 된다. 별다른 일 없는 평범한 하루하루가 주어진다는 그 사실 자체가 이미 큰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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