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도 모르던 수포자가 미국 명문대 컴퓨터과학과에 편입하기까지
프린스턴 대학교 캠퍼스 사진을 보며 품었던 꿈이 현실과 마주했을 때의 절망감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태어나서 제대로 된 공부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내가, 과연 미국 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까?
더 충격적인 것은 나의 수학 실력이었다. 한국의 수포자들조차 당연히 아는 '집합'이라는 개념조차 모르는 상태였다. 미국 명문대 컴퓨터과학과 편입? 그것은 마치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태평양을 건너겠다고 하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꿈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목표를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UIUC), Math & Computer Science로 정했다. UIUC는 컴퓨터과학 분야에서 미국 내 톱 5 안에 드는 명문이다. PayPal, Oracle, Tesla, YouTube, Netscape 등의 공동창업자들을 배출한 실리콘밸리의 산실이기도 하다.
미국 대학 편입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커뮤니티 컬리지(2년제)를 거쳐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는 루트가 일반적이다. 특히 UIUC 같은 명문대는 직접 입학보다 편입이 오히려 더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UIUC 컴퓨터과학과 편입 필수 조건들:
GPA 3.8 이상 (거의 만점에 가까운 성적)
필수 수학 과목: Calculus I, II, III, Differential Equations, Linear Algebra
필수 과학 과목: Physics I, II (미적분 기반), Chemistry 또는 Biology
컴퓨터과학 기초: Programming in C++, Data Structures
영어: College-level Writing, Speech Communication
총 60학점 이상의 transferable credits
이 리스트를 보는 순간 현기증이 났다. 집합도 모르는 내가 미적분을 배워야 한다니.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편입해야 했다. 목표: 6개월 만에 수학의 정석 7권 완주 후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올 A 받기.
극한의 스케줄:
04:30 기상 (수면시간 4.5시간)
05:00 새벽기도로 마음가짐 다잡기
06:00 샤워 후 간단한 아침식사
07:00-12:00 수학 공부 (5시간)
12:00-13:00 점심 (음식을 믹서기에 갈아 마시며 시간 단축)
13:00-15:00 운동으로 체력 유지
15:00-19:00 수학 공부 (4시간)
19:00-20:00 저녁식사
20:00-24:00 수학 공부 (4시간)
하루 순공부시간: 13시간
축구선수 시절 단련된 체력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정이다. 친구들이 잠들 시간에 나는 미적분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혼자 공부하는 것의 한계를 절감했다. 인터넷에서 찾은 수학의 정석 강의 영상만으로는 쌓이는 질문들을 해결할 수 없었다. 그때 만난 것이 진규와 캐서린이었다.
진규 - 한국어 수학의 구원투수. 한양대 기계공학과 4학년을 휴학하고 온 진규는 완벽한 파트너였다. 나는 차가 없던 그의 발이 되어주고, 그는 내 수학 선생님이 되어주는 윈-윈 관계를 만들었다.
진규와의 스케줄:
주 3회, 회당 2시간
타운 도서관에서 진행
쌓인 질문들을 체계적으로 해결
캐서린 - 영어 수학의 다리. 한인 2세인 캐서린은 이미 존스홉킨스 대학에 합격한 천재였다. 그녀는 아무 대가 없이 한국어로 배운 수학을 영어로 번역해 주었다.
캐서린과의 스케줄:
주 2회, 회당 2시간
수학 용어의 한영 변환
미국 수학 교육과정의 차이점 학습
1개월 차: 수학의 정석 수학(상), 수학(하) 완료
매일 새벽 4시 30분 기상 유지
하루 평균 50페이지 진도
진규에게 매주 100개 이상의 질문
2개월 차: 수학Ⅰ, 수학Ⅱ 완료
삼각함수에서 2주간 막힘
캐서린과 영어 수학 용어 집중 학습
첫 번째 체력 저하로 이틀간 휴식
3개월 차: 미적분과 통계 기본 완료
극한 개념 이해에 3주 소요
밤새 공부하다 도서관에서 졸아 쫓겨난 적 7회
음식을 씹어먹을 시간조차 아까워 믹서기 사용 시작
4개월 차: 미적분 심화과정 돌입
편미분, 중적분의 지옥
하루 15시간 공부해도 이해 안 되는 날들
진규가 포기하라고 조언했을 정도
5개월 차: 기하와 벡터 완료
3차원 공간벡터의 벽
캐서린의 특별 과외로 돌파
체중 8kg 감소
6개월 차: 전체 복습 및 정리
수학의 정석 7권 전체 3회독 완료
영어 수학 용어 1000개 암기
첫 커뮤니티 컬리지 수학 시험 준비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본 수학 시험 대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편입 준비 성과:
Calculus I, II, III: 모두 A+
Physics I, II: A, A-
Chemistry: A
Programming in C++: A+
전체 GPA: 3.97/4.0
UIUC 편입 결과: 합격
6개월 전 집합도 몰랐던 내가, 미국 최고의 컴퓨터과학과 중 하나에 편입하게 된 것이다.
이 경험에서 얻은 미국 편입 성공 공식:
현실적 목표 설정: 프린스턴보다는 UIUC 같은 achievable한 명문대
전략적 루트 선택: 직접 입학보다 커뮤니티 컬리지 경유
극한의 시간 투자: 하루 13시간 × 6개월 = 2,400시간
체계적 학습: 수학의 정석 + 영상강의 + 개인과외
언어적 준비: 한국어 학습 후 영어 변환
인맥 활용: 진규, 캐서린 같은 조력자 확보
체력 관리: 운동으로 극한 스케줄 버티기
미국 편입을 꿈꾸는 분들에게:
GPA 3.8 이상은 필수 (특히 수학, 과학 과목)
필수 과목 리스트를 미리 확인하고 계획적으로 수강
커뮤니티 컬리지의 전략적 활용
Transfer Agreement 프로그램 적극 활용
언어적 준비의 중요성 (특히 수학, 과학 영어)
집합도 모르던 수포자가 6개월 만에 UIUC에 편입할 수 있었던 것은 극한의 노력과 전략적 접근, 그리고 좋은 사람들의 도움 때문이었다.
불가능해 보이는 꿈도 올바른 방법과 충분한 시간,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있다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한 6개월이었다.
꿈은 잠들 때 꾸는 것이 아니라, 잠을 못 이룰 때 꾸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