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오리지날 동양인의 미국 대학 생활 맛보기
오늘은 미뤄왔던 "미국 대학교와 인종차별"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려 한다. 나는 한 학기동안 미국 동부 미시간,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Wayne state university에서 교환학생을 했다.
이곳은 인구의 70% 이상이 흑인인 특이점을 가진 도시이며, 웨인주립대의 아시안 학생 비율은 10% 정도이다. (체감상 더 적었음) 길지 않았던 체류기간과 인종 비율을 고려하여 글을 읽어주셨으면 한다!
극명하게 나뉘는 흑백
첫날 기숙사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가자마자 알아차렸다. 아하! 끼리끼리는 만국 공통이구나.
테이블마다 4~5명씩 무리를 지어 밥을 먹는데 백인은 백인끼리, 흑인은 흑인끼리, 또 아시안끼리, 히스패닉끼리, 아랍계끼리 모여 밥을 먹고 있었다.
남녀 할 것 없이.
그나마 다양하게 섞여 놀던 친구들은
대부분 인터내셔널(국제/교환학생)이었다.
첫날부터 "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라는 걱정에 휩싸였었다.
특히 흑인 친구들은 자기들만의 커뮤니티가 굉장히 강해 보였고, 실제로 흑인이었던 내 룸메에게서 많은 얘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2월은 Black history month로 많은 유색인종 행사가 있었던 달이었는데, 우연히 마주친 룸메에게 Happy black history month! 라고 축하의 말을 건넸다. 그날 저녁에 룸메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친구는 디트로이트라는 도시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이곳은 백인 부유층에게 밀려난 흑인 노동자 계급이 많이 사는 동네라, 근본적으로 백인에 대한 반감이 있으며 Black Community가 강하다 했다.
평소에도 친구는 White Things 라며 백인들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꼬집어 놀리는 개그를 종종 치곤 했는데 집 안이나 침대에서 신발을 신고 다니는 것이나 백인 여자들의 입술이 얇은 것, 한겨울에도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니는 것 등이었다.
또한 미시간 내에서 흑인 계층이 많이 사는 동네, 백인(과 아시아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가 선명하게 나뉘어져 있었다. 친구네 가족도 소위 "Hood 후드"에살다가 바로 옆집에서 총기사고가 난 이후로(ㅎㄷㄷ) 바로 백인 동네: White-ish한 동네로 이사를 갔다고 한다.
짝 지으라는 말이 제일 무서워요
내가 들었던 수업에는 항상 동양인이 나뿐이었다.
같은 한국인 친구들 얘기를 들어봐도 그랬다.
친구가 없는 수업에서 가장 무서운 건 팀플이다.
친구가 얘기해준 일화로, 요가 수업을 갔는데 둘씩 짝을 지으라고 했었나 보다. 하필 홀수라 다른 애들은 다 자기들끼리 짝을 지었는데, 하필 혼자 동양인이었던 친구만 남았다고 한다. (맴찢...) 결국 교수님과 짝을 지어서 했다는 슬픈 이야기..
내 생각으론 아랍계 친구들이나 히스패닉 친구들은 외모가 서양계라 어울리기에도 큰 이질감이 없는 것 같은데, 동양인들은 누가봐도 외모가 이방인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보니...더욱 녹아들기 힘든 것 같다.
내가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은 내 룸메였던 흑인 친구 Jalita, 일본인&백인 혼혈인 Leila, 그리고 프랑스에서 온 교환학생 친구들이었다. 같이 온 한국인 교환학생들도 인터내셔널이나 다른 나라 교환학생,
또는 히스패닉 친구들을 주로 사귀었다.
"백인"하면 떠올리는 Typical 한 이미지의 서양인들과, 교환학생 신분으로 친해지기는 매우 어렵다는 게 나의 솔직한 의견이다. 미국이 워낙 인종차별에 예민한 국가이다 보니 겉으로 절대 인종차별주의적인 사상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속으로는 선을 긋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최근 2024 오스카 영화제에서 미셸 여와 엠마 스톤 간 인종차별 논란이 있었는데, 딱 그런 느낌이다. 완전 MicroAgression (티내지는 않는데 은근 차별)
실제로 내 친구 Leila는 백인+일본인 혼혈인데 외모는 완전 백인이다. 새 학기 기숙사 룸메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그 룸메가 Leila에게 "니가 백인이라서 다행이다, 난 유색인종 싫어한다."라고 대놓고 얘기했다고 한다.
미국 사회에서 동양인 남자의 위치란
진짜 솔직해질 시간이다.
내가 느끼는 동양인 "남자"와 "여자"의 위치는 다르다. (여성우월주의자 아님, 특정 사상 지지 안함)
철저하게 미국에서의 학교생활 기준으로,
여자보다는 남자가 압도적으로 살아남기(녹아들기)힘들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여자라는 성별 때문인지, 동양인 여자들 중에는 다른 인종의 남자친구를 사귀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동양인 남자의 경우는 보기가 힘들었다.
특히 키가 작다던가, 객관적으로 잘생기지 않았다던가 하는 경우에는 미국에서 나고 자랐더라도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지 못해서 국제 학생 행사에만 참여해서 친구를 갈구하는(?) 교환학생들에게만 말을 건다던지 하는 케이스를 많이 볼 수 있었다. ㅠㅠ
학교에서 본 동양인 남자 친구들은 거의 그랬고,
딱 하나 예외였던 친구는 엄청난 헬창이었는데 외모가 약간 라티노 느낌이었고 겨울에도 흰색 나시와 금목걸이를 하고 다니던 극 EEEE 친구였다.
물론 미국 서부쪽은 동부와 다르게 좀더 오픈된 분위기라 다를 수 있긴 하겠지만, 솔직히 동양인 남자에 대한 인식은 많이 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글은 의견이 많이 갈릴 수 있는 주제인데,
경험을 토대로 작성했으니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다음 편은 꼭 마이애미/푸에르토리코 여행기로 돌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