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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닉사라 Nov 13. 2023

브런치 작가 1년 차입니다.

글쓰기가 어느덧 내 삶의 일부로 거듭나다.

브런치 작가로 발돋움한 지 1년이 넘었다.


그동안 경험하고 관찰한 것들,

그리고 생각의 발자취를 따라

1년간 발행한 글들을 다시 읽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돌이켜보면 브런치와 함께한 첫여정은 순탄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개인사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글쓰기를 위한 환경적 여건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음은 결코 핑계는 아니었다.


그 속에서도 글쓰기를 놓지 않으려고 애썼고,

한편을 쓰더라도 마음을 담은 글을 쓰자고

자신을 다독이면서 브런치를 운영해 왔다.


지금까지 실제 발행된 글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글쓰기를 지속해 온 점은 개인적으로 참 자랑할 만한 일이다.^^




바쁜 일상 가운데 짬짬이 시간을 내어

뭔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특히 브런치와 같은 긴 분량의 글쓰기가 익숙하지 않았기에,

글 한편 한편을 완성하고 발행하는 일이란 참으로 더딘 작업이었다.

물론 글쓰기 초보생이라 요령이 없어서이기도 했을 것이다.


글감을 모으고 글의 얼개를 짜고 나서

살을 붙이고 문맥의 흐름을 맞추면서

글을 이리저리 다듬다 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가곤 했다.


그러다 보니 브런치 운영 초기에는

평일보다는 주말, 특히 오전시간에 글을 많이 썼다.

방해요소가 차단된 환경과 시간적인 여유가

보장되는 시간대가 바로 주말 오전이었기 때문이다.


글을 쓸 수 있는 여건 만들기


하지만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늘 쉬운 일은 아니었다.

주말로 미뤄둔 약속, 장보기, 집안일 등...

주말 역시 평일 못지않게 바빠,

글 쓰는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경우가 태반이었다.


더욱이 어떤 프로젝트를 맡거나, 국내외 출장, 친지방문 등,

일상의 루틴과 그 리듬이 깨지는 때는

글쓰기의 흐름도 같이 끊어지기도 하였다.

그 흐름이 일단 멈추면 원상복귀가 쉽지 않음도 체험하였다.


글감만 수집해 놓고 시작도 하지 못한 글,

중간에서 흐름이 끊겨 쓰다 말은 글...

작가의 서랍에서 오랫동안 맴돌고 있는 초고 목록을 보면

휴~ 하고 한숨만 나왔다.

어느새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시들시들해지나 싶기도 했다.




어느 날 블로그를 운영하는 지인과 대화를 나누다가,

대부분의 글을 통근시간에 발행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그 지인의 말에 적지 않아 놀랐다.


'휴대폰으로 쓰윽 글이 써내려 진다고?'

'그것도 출퇴근과 같이 혼잡한 시간에?'


글쓰기를 위한 최적의 여건이 확보된 후에야,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 키보드를 치면서

글을 쓰기 시작하는 나로서는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신기하였다.

정보성이 강한 주제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싣는 글의 길이도 비교적 긴 편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다.


그 지인의 빠른 손놀림과,

환경제약에 상관없이

짧은 시간 내에 목표한 글을 써내는

그 집중력이 부러웠다.


글쓰기에 친숙해지기


문득, 글쓰기에 온전히 전념하지 못함을

정당화할 변명거리 찾기에 급급한 채,

여건이 받쳐주지 않음을 탓하기만 하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바로 그 한계에 갇혀 글쓰기를 지속하지 못하고 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글 쓰는 행위에 왠지 모르게 과한 '힘'이 들어가 버리는 경향도 알게 되었다.

이에 대해 이미 이전 브런치 글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지속가능한 나만의 글쓰기 비결이란? (brunch.co.kr)  

우선, 긴장을 풀고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말며 

세상에 어떻게 보일지 너무 의식하지 말고,

글쓰기를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한 또 다른 과정으로 받아들이기로 다짐했다.


그렇게, '글 힘 빼기'에 방점을 찍고,

나답게 내면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 보기로 하였다.


일단, 언제 어디서든 시간 나는 대로

글을 써보는 연습을 해보기로 하였다.

갖고 다니는 수첩에 글 소재가 될만한 키워드를 기록하는가 하면,

무심결에 떠오른 생각을 한 문장으로 간단히 적어 보기도 하였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중에도 문장이 생각나면 잠시 글을 적기도 했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한두 줄씩 써 내려간 문장들이 문단이 되고

그 문단들이 모여져 하나의 아티클로 완결되어 드디어 퇴고하는 때에 이르면

그 기쁨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또 발행된 글이 한편씩 늘어갈 때마다 뿌듯하기 그지없었다.



서두르지 않고 나만의 속도감을 유지하면서

아침에 일어나면 한줄 글쓰기, 

잠자리에 들기 전에 또 한줄 쓰기로

이젠 글쓰기가 생활의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글쓰기가 익숙해졌고 그런 만큼 편안하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가끔 글쓰기의 흐름이 멈춰지는 듯한 때가 와도

이제는 그러한 상황을 다르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 덕분에, 이전과 달리 글쓰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는 편이다.

잠시 멈춤을 통해 약간의 심리적 거리가 생기면서

새로운 각도에서 글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과 여유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소재로 시작한 글이 생각의 숙성과정을 거치면서,

애초에 의도했던 방향에서

또다른 의미로 조명된 글이 탄생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단편적인 일상의 기록에 지나지 않던 문장들이

어느 정도의 규모로 모이니,

하나의 의미있는 형태로 조합이 가능해졌다.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조각조각의 글들이

큰 덩어리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고리가 형성되는 것이었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최근 마감된 브런치북 작가응모의 기회

다음번에 꼭 한번 도전해 볼 생각이다.

'내가 감히?'

이전같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다.

커다란 목표를 향해 용기를 낼 수 있는 것도

글쓰기가 친숙해지면서 얻어진 일종의 덤이다.


이렇게 나의 글쓰기는 지금도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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