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나라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걱정되는 요즘
갑작스레 강추위가 찾아왔다.
아직 11월 중하순인데 예년과는 다른 때 이른 추위이다.
이번 주 초반부터 낮 최고기온이 영하 1도, 밤에는 영하 6도까지
떨어지면서 올해는 겨울 추위가 빨리 시작된 셈이다.
예고 없이 찾아온 추위에 더더욱 걱정되는 사람들이 있다.
전기와 난방 없이 어둠과 추위에 떨고 있을
이웃나라 우크라이나에 사는 사람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대륙성 기후의 영향으로
겨울 날씨가 혹독하다고 한다.
연이은 영하권 추위에 떨고 있을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걱정되는 요즘이다.
지난 글 - 달라진 폴란드의 모습에서 소개한 바 있듯이,
올해 2월에 시작된 전쟁이 아직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몇몇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열세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아직도 러시아군에 의한 민간인의 인명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병원, 학교, 발전소 등 공공시설에 대한
러시아군의 집중적인 폭격으로
우크라이나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의 마비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어 온 상태였다.
급기야 지난 11 월 15 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전례 없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였다.
이 공습의 결과로
발전소, 정유소, 난방, 수도관 등
우크라이나 주요 지역의 인프라 시설이 크게 손상되었다고 한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현재 우크라이나의 많은 지역에서
전기와 난방, 수도 공급이 아예 중단되거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태이다.
우크라이나 정부에서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약 천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전기가 없는 상태에 처해 있다고 한다.
발 빠르게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원상대로 복원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터이다.
그때까지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생활 속 고통과 불편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일 것이다.
유럽 지역 대부분의 경우
가을, 겨울에 빨리 해가 저무는 편이다.
서머타임이 해제된 폴란드에는
오후 3시 이후면 어둑어둑해진다.
그만큼 시기적으로 전기에 의존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의미이다.
전기와 난방이 들지 않는 생활은
그야말로 끔찍한 암흑과 같은 세계이다.
더군다나 갑자기 몰아닥친 강추위에
전기와 에너지 수요가 급격히 늘 텐데 말이다.
이런 가운데 성큼 다가와버린 겨울이 야속하기만 하다.
크리스마스트리 장식과 형형색색의 야간조명,
새하얀 눈 풍경, 썰매, 보송보송한 털코트 등
겨울 특유의 낭만적인 이미지에
매년 기다려지는 겨울 이건만,
이번만큼 겨울이 부담으로 다가온 적은 없었던 듯하다.
우크라이나 지인들 중 여러 사정이 있어
피난을 떠나지 못하고
아직 현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 의하면
전기와 난방, 수도가 며칠간 연속으로 끊긴 지역도 있고,
지역별 전력공급 스케줄을 달리하여
전국적으로 전기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전력공급이 끊기는 시간대에는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의 경우
인터넷이나 컴퓨터, 휴대폰 등의 원활한 사용을 위해
일부러 이웃 지방까지 이동해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자가발전 설비를 갖춘 가정이 아니라면
세탁기, 냉장고, TV 등 가전제품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것은 꿈도 못 꾸는 상태라고 한다.
휴대폰 송신탑도 파괴되어
인터넷과 전화도 불통인 곳도 많다.
트램, 열차 등의 운행이 정지되어 발이 묶이거나,
휴대용 라이트 조명 아래 응급환자를 수술하는 의사들,
깜깜한 어둠 속에서 촛불로 어둠을 밝힌 한 아파트 단지의 외부 전경,
라이트 조명으로 공부하는 수험생들,
SNS에 여기저기서 올라오는
다양한 영상들을 보고 있노라면
뜨거운 눈물이 솟아오르곤 한다.
야속한 강추위의 기세가
조금이라도 수그러들기를 바라본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만행에 의한
이 참혹한 전쟁이 하루라도 빨리 끝나길,
우크라이나에 다시 평화가 찾아오길
두 손 모아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