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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르무 Dec 13. 2021

엄마의 기도

방문을 열면 당신은 늘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 눈물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나는 당신을 따라 울었습니다 

당신은 톱니바퀴, 나는 당신을 쏙 빼닮은

당신보다 조금 작은 톱니바퀴

틈 없이 꽉 맞물려 있습니다


당신의 톱니가 나를 누르면,

나의 톱니가 당신을 누르고,

그렇게 서로를 누르고 밟으며 바퀴가 돌아갑니다

그런 줄 알았습니다

나를 누르는, 나와 닮은 톱니

아니었습니다 나를 누르는 것은

톱니가 아닌 당신의,


날카로운 톱니로 당신을 물어도

당신은 끝없이 내 위로 떨어집니다

어느새 무뎌진 톱니는

물레가 되어,

당신의 눈물을 받아내며,

당신을 흘려보내며,

돌고,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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