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서 볼 땐 쉬워 보였는데요
테니스는 라켓으로 하는 운동이다. 오른손잡이인 나는 라켓을 오른손으로 쥐고, 정면에서 내 우측으로 날아오는 공을 한 팔로 스윙하여 넘긴다. 그게 포핸드. 그리고 내 좌측으로 날아오는 공은 라켓을 양손 위아래로 나란히 쥐고 두 팔로 스윙하여 넘긴다. 그게 백핸드다.(양손 백핸드) 드물게는 좌측으로 날아오는 공을 오른팔 하나로 넘기는 원핸드 백핸드도 있지만 난 양손 백핸드로 배우기로 했다.
포핸드 스윙은 경기에서 많이 봐서 익숙할 줄 알았는데, 실제는 생각과 달랐다. 처음엔 까짓 껏 앞으로 오는 공 정면으로 다시 보내는 게 뭐 복잡하냐 싶었다. 배드민턴을 정식으로 배우지 않아도 적당히들 곧잘 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프로 배드민턴의 세계 말구요) 근데 일단 테니스는 그것보다 훨씬 무게감 있는 ‘공’을 다루기 때문에 파워와 정확성이 꽤 많이 요구되었다.
그리고 잘못된 스윙폼으로 계속하면 손목, 팔꿈치, 어깨 등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오죽하면 테니스 엘보란 증상 명도 있나. 게다가 공은 어찌나 둥근지, 네트에 걸리는 땅볼은 무수하고 삑사리 나면 좌측 담장, 우측 담장은 물론이요 본부석 담장도 넘겨봤다. (등지고 치는 뒷 코트로 넘어감..)
어쨌든 이런저런 이유로 테니스는 복잡하고 정교한 폼을 요구한다. 폼의 핵심은 라켓으로 공과 수직이 되는 면을 만들어서 공(과 공에 먹힌 스핀)을 살짝 눌러 치는 것이다. 정면으로 곧장 힘 있게 나가도록
포핸드 방법을 내 나름으로 한 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한껏 백스윙 후 팔꿈치를 튕기듯 옆으로 펴면서 팔꿈치 안쪽을 정면 방향으로 밀어내듯 면을 만들어 빠르게 스윙하고, 팔꿈치를 당기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유리창을 닦듯 왼쪽 위로 팔로우 스윙”
한 줄 요약이 길게 느껴진다면 사실이다. 저 한 줄에서
- 백스윙 자세와 각도
- 백스윙 타이밍
- 라켓 떨구고 옆구리 옆 방향으로 조절
- 팔꿈치 펴서 밀어내기
- 면 만들기
- 타격 타이밍 맞추기
- 스윙 속도 올리기
- 어깨 힘 빼기
- 팔꿈치 당기지 않기 (팔꿈치 접지 않기)
- 끝까지 팔로우 스윙하여 힘싣기
- 와이퍼 움직이듯 팔꿈치가 턱에 붙을 만큼 충분히 궤적 만들기
이 모든 걸 한 번에 신경 써야 한다. 이건 팔 동작만 서술한 것이므로 스텝은 심지어 따로 ㅎㅎㅎㅎ 안 되는 무언가에 집중하면 영락없이 나머지 몇 가지는 못 챙기게 된다. 그러다 보면 팔다리 따로 노는 연체동물 마리오네트가 되고 있고. 휴-
이래서 테니스가 어려운가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