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독 Shoe Dog
"나는 백과사전을 제대로 팔지 못했다. 게다가 그 일을 싫어했다. 그나마 뮤추얼펀드는 좀 더 많이 팔았지만, 마음속으로는 그 일도 싫었다. 그런데 신발을 파는 일은 왜 좋아하는 것일까? 그 일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나에게는 달리기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매일 밖에 나가 몇 킬로미터씩 달리면,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내가 파는 신발이 달리기에 더없이 좋은 신발이라고 믿었다. 사람들은 내 말을 듣고 나의 믿음에 공감했다. 믿음, 무엇보다도 믿음이 중요했다."
그러나 주식 공모를 하면, 기업 문화가 바뀌게 되고,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신세를 지게 되고, 지배구조가 변하게 된다. 이는 우리가 원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데 모두가 뜻을 같이했다.
우리는 즉각 리콜을 선언하고 고객들의 반발에 단단히 대비했다. 그러나 고객들은 반발하지 않았다. 우리는 오히려 고객들로부터 감사의 말을 들었다. 나이키처럼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는 기업은 없었다. 고객들은 우리의 노력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자체에 가치를 부여했다.
나는 먼저 10킬로미터 달리기를 하러 밖으로 나갔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힘차게 질주하기 시작했는지, 나 자신과 내 몸이 따로 놀기 시작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발을 내디딜 때마다 나무를 향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거미줄을 향해 소리 질렀다.
나는 사람들이 매일 밖에 나가 몇 킬로미터씩 달리면,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필 나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