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이 안전한 길이 될 수 있을까? 디자이너가 답하다
도시재생, 지역재생 혹은 공간 리뉴얼 ... 디자이너(디사이너 / de-signer)라면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이 부분은 지역개발가가 아닌 디자이너의 몫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커넥츠 소사이어티 기보로 소개할 [염리동 -소금길]은 공간과 주민의 사인(Sign)을 디자인(design)으로 보여준 디사인De-Sign이다.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된 후 5년간 개발이 지연되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서민 대상 범죄가 빈번히 발생해 ‘서민보호 치안 강화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주민들의 잦은 전출입과 상권 쇠퇴, 주거 환경에 대한 관리 소홀로 이어졌다.
염리동 주민 10명 중 1명이 범죄 피해 경험을 가지고 있다.
골목길이 복잡하고 좁아 시야 확보가 어렵고 길을 잃기 쉽다. 특히, 범죄자들이 은폐하거나 도망가기에 용이하고, 보행자는 자신의 위치나 주변의 지리를 파악하지 못해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
주거지역 내의 상점은 대부분 폐업 상태이며 학원이나 근린시설이 없어 대부분의 주민은 가정 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는 보행자나 이웃에 대한 자연적 감시가 이뤄지지 않아 범죄 발생의 취약요인으로 작용한다.
많은 교차로에 CCTV와 비상호출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상당수의 CCTV는 전선에 가려져 있고, 비상호출기 역시 차량이나 장애물에 가려 눈에 띄지 않는다.
보안등이 여러 곳에 밝게 설치되어 있지만, 차량이나 장애물에 가려 그림자가 생기거나 간격이 넓어 빛이 닿지 않는 부분이 있다. 야간 보행 시 두려움과 위험도를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파악되었다.
낮은 자연적 감시와 활동성 저하의 악순환
염리동의 복잡한 골목 구조와 지형은 보행자의 시야를 제한하며 방향감각, 공간에 대한 인지력을 저하시키는 주된 요인이다. 이러한 골목길은 낮은 인구 통행량과 맞물려 보행자에 대한 자연적 감시가 일어날 수 없게 되고, 골목길 보행자는 외부로부터 고립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또한, 사회경제적 환경요인과 맞물린 주민들의 저조한 외부 활동은 자연적 감시 기회의 저하로 악순환 되고, 노후화 된 건물과 시설물, 골목길의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범죄 두려움과 범죄 기회의 증가로 이어졌다.
샘파트너즈 이창호 대효는 골목길에서 디자인을 통해서 풀 수 있는 사인을 보았다.
Sign1. 어디에서나 마주치는 전신주
전신주는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는 좁은 골목에도 설치가 되어있고 주/야간 모두 눈에 잘 띄며, 어느 위치에서도 볼 수 있는 랜드마크의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Sign2. 믿을 수 있는 이웃
이웃주민의 관심과 도움은 범죄 두려움과 범죄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열쇠이다.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했다.
Sign3. 자연스런 커뮤니티 접점
염리동은 공원이나 놀이터와 같이 주민간의 인터렉션이 일어나는 근린공간이 부족했다. 골목 틈새의 자투리 공간이나 버려진 공터를 활용한 커뮤니티 접점이 필요했다.
지역의 기존 환경요소를 터치포인트로 활용하면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시스템은 전신주를 활용한 길찾기와 안전시설 설치, 가옥을 활용한 골목대피소, 공터를 활용한 커뮤니티 공간 확보와 범죄예방 서비스의 허브역할을 수행하는 팝업스토어를 디-사인(De-sign)으로 디자인을 했다.
염리동 소금길의 사인(Sign)을 풀어준 것은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이다.
이번 기보 설명회에서 이창호 대표는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을 통해서 염리동 소금길을 복기할 예정이다.
[2022년 2월 2일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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