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장을 발견하는 시장 조사력, 창업력(19)
최근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중에는 ‘증강현실 AR, Augmented Reality ’을 반영하는 것들이 많다. 실제 사물에 가상 사물을 합성한 프로그램으로서 현실감을 높이는 것인데 카메라로 실제 거리를 보지만 거리에 나와 있지 않은 매장 정보를 보여 준다. 여기서 핵심 기술은 실제와 가상을 합성하여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시장조사를 할 때 자신이 보는 것과 남이 보는 것을 합쳐 보는 증강현실법이 있다. 예를 들면 명품 매장을 들르기 전에 최고 경영자의 이야기를 찾아본 후에 그가 말한 것이 매장에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보는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가 보았으리라고 생각하는 루이뷔통 매장. 그 매장을 들르기 전에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이야기를 상기해 보자.
“명품이란 역사다. 브랜드 역사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 전 세계 소비자 마음속에 브랜드가 자리 잡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것은 역사뿐이다. 여기에 제품의 독창성과 수준 높은 품 질이 더해진 것이 명품이다. 한국 소비자가 사는 명품 브랜드는 상품뿐만 아니라 유럽의 문화를 구매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그룹 브랜드가 성공할 수 있는 이유다. 문화를 팔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수많은 브랜드, 또 그것을 뒷받침하는 전통을 이해시켜야 한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시장이 성숙되어야 했고 또 최상의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명제를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
아르노 회장이 경영하는 명품 브랜드는 루이뷔통 외에도 많다. LOEWE, Berluti, Kenzo, Fendi, TAGheuer, De Beers 그리고 Mo & Chanson 등 50여 개의 브랜드가 LVMH 소속이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명품 5개를 말해보라 한다면 그중 3개는 LVMH일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찾아야 하는 것은 이런 명품 매 장에서 어떻게 문화를 접목시켰는가이다. 그리고 전통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가를 배워야 한다.
더 프라이팬의 이정규 대표는 명품 에르메스 Hermes 매 장과 신라호텔에서 자신의 브랜드 완성도를 이룩할 법을 배운다고 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명품 매장을 보고 그것을 흉내 내는 것은 명품 매장과는 전혀 다른 아이템을 팔고 있지만 공통점을 발견하고, 무엇보다 브랜드로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느껴 그것을 개선하는 것으로, 매우 탁월한 능력이다. 이제 아르노 회장의 생각을 통해 LVMH 그룹의 브랜드 매장을 본다면 명품은 보이지 않고 그들의 가치를 보다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
백화점 명품 매장들 옆에 있는 주얼리 코너에 가면 ‘스와로브스 키’라는 크리스털 주얼리 매장을 볼 수 있다. 스와로브스키의 사장인 마커스 랑세스 스와로브스키 Marcus Langes-Swarovski는 명품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요즘 명품 시장 트렌드는 단지 비싼 물건을 소유하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라이프스타일을 지배하는 것이 다. 우리 가문이 112년 동안 해온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쇼케이스 안에 있는 크리스털을 보면서 스와로브스키가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보여 주고 있는가를 찾아야 한다.
반드시 명품 매장만 볼 필요는 없다. 그 매장을 만든 사람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의 눈으로 살펴보는 것이 증강현실을 사용하는 시장조사다. 이 방법은 소비자를 통해서 바라보는 방법이다. 주로 패션 쪽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인데 길거리에서 미래의 자기 고객과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정한다. 그리고 그 사람을 추적하면서 어떤 매장에 들르고 어떤 것을 사는지를 확인한다. 예를 들어 매우 트렌디하게 옷을 입은 사람 이 구경하는 식당, 카페, 옷 가게를 살펴보면서 동선과 스타일을 파악한다. 누군가 자기를 관찰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불쾌할 수도 있으니 드러내고 해서는 안된다.
가끔 특이한 사람들이 안내하는 특이한 매장도 있다. 그런 특이한 매장은 건물 2층 혹은 지하에 있거나 전혀 예상하지 못할 상권에 숨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까지 경험에 의하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매장들이 북극성 매장을 찾아 주는 카시오 페이아급 매장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매장을 돌아다닐 때 단순히 자신의 관점이 아니라 남의 관점을 통해 매장을 보며 그 두 개의 관점을 서로 맞추면서 입체적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못 보고 있는 것을 빨리 파악하여 더 큰 관점을 배워야 한다. 이것은 마치 파란색과 빨간색 셀로판지를 겹쳐 보면 다른 색깔로 보이는 것과 같다. 자신이 보는 것이 전부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결을 따라 시장조사를 한다
거리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다 보면 크게 목적 구매자와 충동 구매자의 움직임을 구별할 수 있다. 걸음걸이와 시선 그리고 옆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서 왜 이곳에 왔는지를 알 수 있다. 시장 조사는 매장 조사가 아니라 사람들을 조사하는 것이고 그들이 거기에 왜 머무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므로 사람의 동선을 살펴보아야 한다. 따라서 시장조사를 할 때 거리마다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결이 있고 목적 구매를 유도하는 결이 있다. 그러니까 상권이라고 불리는 거리에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북동 대서양 어장, 북서 태평양 어장, 북서 대서양 어장, 그리고 북동태평양 어장은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세계 4대 어장이다. 흔히 물 반 고기 반이라고 말하는 곳이다. 일반 사람들이 대서양 한가운데서 바다를 보면 바다는 그저 광활함 그 자체지만 어부의 눈에는 수많은 물고기 떼들이 지나가는 ‘거리’다. 그래서 그들은 난류와 한류가 흐르는 바다 길목에 그물을 던져서 그물 안에 들어오는 물고기를 잡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닷속 물과 물이 만나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광활한 바닷물에 손을 집어넣고 차가움과 따뜻함을 느끼면 그 길목을 알 수 있을까? 그것은 물고기만 안다. 어부들은 물고기의 흐름을 보고 난류와 한류의 움직임을 파악하여 그곳에 그물을 던지는 것이다.
거리도 걷는 사람들에게는 거리지만 예비 창업자들의 눈에는 ‘어장’이다. 어떤 거리는 지나가는 사람 반, 그리고 트렌드 반이다. 어떤 거리는 미래, 현재, 그리고 과거가 뒤엉켜 있기도 하다. 거리는 계절, 요일, 시간, 이벤트별로 사람들이 달라지는 곳으로써, 거리를 걷는 사람에게는 거리지만 거리를 보는 사람에게는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교차점이라고 할 수 있다. ‘결 따라 움직인다’는 말은 순리적으로, 자연스럽게, 힘을 들이지 않고 그리고 빠르게 해낸다는 의미가 있다.
만약에 예비 창업자가 자신의 매장을 정했다면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자신의 매장을 향해 걸어오는 사람들이 어떤 거리에서 이동하여 어떤 매장을 들러 내 앞을 지나가고 있는가를 파악해야 한다. 또한 어떤 거리로 빠져나가는지도 알아야 한다. 반대로 예비 창업자의 아이템이 결정되었다면 예상되는 소비자들이 지하철 및 버스에서 내려서 어떤 거리에서부터 시작하여 자신의 이미지와 유사한 아이템을 사기 위해 어떤 거리를 찾고, 또 어떤 거리로 떠나는지도 알아야 한다. 매장만 열고 손님을 기다리는 것은 그야말로 감나무 밑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세권이 아니라 어장의 길목을 찾는 것이다.
북두칠성급 매장
대부분의 예비 창업자는 번듯한 대기업 브랜드와 매장을 주로 연구한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의 매장들은 치열한 경쟁과 리뉴얼에 의해서 진화된 형태로서 브랜드 콘셉트에 의해 압축되고 삭제된 단순성을 가지고 있다. 만약에 자영업자들이 이 매장에서 보이는 단순성만을 참고하여 인테리어를 한다면 그야말로 콘셉트 없는 지루한 단순성만 부각될 수 있다.
한마디로 어설프게 따라 했다가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첫 번째 이유는 대기업의 브랜드 매장은 매장으로서가 아니라 이미 브랜드의 한 부분이 되었다. 그래서 매장 자체가 브랜드에 전체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제 창업하는 매장은 매장 자체가 ‘브랜드’다. 어설픈 심플함, 어설픈 광택 그리고 어설픈 디자인 흉내는 그야말로 정체성이 모호한 매장으로 전락하게 만든다. 자신만의 최고의 매장을 만드는 것이 어려워서 검증된 대기업 매장을 벤치마킹하는 차선의 방법은 항상 최악의 매장을 만들어 낸다.
내가 찾는 북두칠성급 매장을 한마디로 소개한다면 매장의 모든 디테일은 논리적이고, 전체적으로 풍기는 느낌은 시적인 매장으로서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의 마음을 충동적으로 만드는 매장이다. 소품의 위치, 장식의 의미 그리고 컬러의 조화들이 매우 논리적으로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다. 작은 매장이지만 짧은 시 형식의 소네트처럼 모든 것들에는 공통적으로 설명하는 무언가가 있다. 한마디로 이것은 명품 브랜드 매장의 완전성이라고 하 는 전통, 정통 그리고 트렌드가 어우러진 매장이다. 여러 빵가게 중에는 빵을 파는 매장과 빵을 먹고 싶게 만드는 매장이 있다. 빵을 먹고 싶게 만드는 매장은 빵 굽는 냄새보다 빵에 대한 열정, 고집, 철학, 본질, 느낌처럼 왜 그들이 빵 매장을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런 매장들의 소품과 인테리어를 살펴보면 단순히 매장을 꾸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를 이야기하는 ‘단어’로 선택된 것들이다.
특히 매장의 차별화는 특정 소품의 독특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매장 전체의 조화로움 속에서 일어나는 주인과 손님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진다. 손님마저도 매장의 소품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매장이다. 이런 매장들은 모든 것이 서로 엉켜서 하나의 모습처럼 보일 때가 있다. 왜냐하면 매장은 단순히 매장주가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손님과 호흡하면서 같이 침화되고 퇴적되어 만들어 가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인테리어가 좋은 매장은 시간과 돈만 있으면 카피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창업 매장을 위해서 선택된 북두칠성급 매장은 그 누군가가 시간과 돈으로 절대로 모방할 수 없는 것을 가진 매장이다. 이런 매장을 발견하면 그 안에 들어가서 시간과 돈으로 카피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찾는다. 목록에 쓰고 왜 그렇게 할 수 없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 어떤 사람도 도저히 카피하거나 흉내 낼 수 없는 것을 발견해야 하는데, 왜냐하면 그것은 예비 창업자가 창업할 때 반드시 만들어야 할 일종의 브랜드 생명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는 하나의 벤치마킹 매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매장에서 자신만의 매장들의 요소를 찾는 것이다. 일단 많이 보면 볼수록 찾는데 더 유리하다. 1,000개의 좋은 매장 중에서 배울 것은 1,000개를 만들어서 자신의 매장에 100개를 적용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또한 5개의 카시오페이아급 매장과 5개의 북두칠성급 매장을 통해 자신의 매장을 완성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것은 과장되거나 성공을 위해서 하는 특별한 훈 련이 아니라 성공한 브랜드들이 일상적으로 매년 하는 기본 훈련에 불과하다.
창업력 연재 순서
1 창업이란 무엇인가
2 창업과 동시에 가져야 될 명성, 브랜드
3 아버지학교, 창업자 학교
4 창업의 시작과 완성은 휴먼브랜드
2 창업의 창創
찾고, 구하고 그리고 두드리면 열린다
1 창업을 여는 시장조사
2 나를 찾는 시장조사
3 익숙한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찾고, 새로운 것에서 익숙한 것을 찾는다
4 시장조사 순례기
5 매장 탐험기 : 여기를 읽고 있습니다.
6 보이는 것 과보이지 않는 것
3 창업의 업業
먹고사는 생계가 아니라 살고 먹는 삶을 위한 프로젝트다
1 찾는 지식과 쌓는 지혜
2 브랜드보다 더 큰 인물 되기
3 친구와 동업하기, 동업해서 친구 되기
4 정신을 소유한 아이디어, 전략
5 창업의 힘
위의 내용은 [아내가 창업을 한다]에서 발췌 및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