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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 Aug 24. 2020

제자가 되고 싶다

자기 십자가를 질 것인가? 나의 짐을 내려놓을 것인가? 

나는(당신은) 누군가의 제자가 되어 본 적이 있었나?

나는 여러 지식을 다양한 채널과 사람을 통해서 배우지만, 스승의 삶을 배우는 ‘제자’이기보다는 세상 생존 지식을 습득하는 ‘소비자’였다.


지혜와 통찰을 배우기보다는 시대에 필요한 가성비가 높은 지식을 다운로드하여 쓰고 버렸다. 그런 것을 콘텐츠라고 하였다. 나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은 나를 수강생, 학생, 회원 그리고 고객이라고 불렀다.

그 누구도 나를 제자라고 부르지도 않았고 나도 스승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제자]라는 말을 어떻게 정의하고 인식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이 단어는 경이롭고 무직함을 가진 몇 안 되는 단어 중에 하나다. 그래서 가끔 어떤 사람이 몇 년 혹은 몇 번 가르친 사람에게 저음 목소리를 내면서 ‘내 제자’라고 말할 때는 실소가 나온다.


그들이 잘못 사용한 것은 아니다. 제자에 대한 정의와 경험이 나와 다르기 때문이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에서 학생을 제자와 동의어로 쓰는 것이라면 내가 정의하는 ‘제자’와는 다르다.

내가 알고 있는 제자란 지식이 아니라 스승의 삶을 배우는 학생이다.


수천 년 동안 랍비 시스템을 가진 이스라엘에서는 스승의 삶을 배우는 ‘제자’라는 단어는 아직도 내가 인식하고 있는 의미와 관계가 생생하게 보존되어 있다. 그러나 내가 지금 사는 이곳에는 교사와 학생은 있지만, 스승과 제자는 (경험한 적이 없는 터라)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나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 싶다. 이 말은 예수님의 삶을 본받고 배우고 닮고 싶다는 이야기다.

만약에 온전한 제자가 될 수 있다면 그다음 단계로 사도(?)급으로 뽑히고 싶(었)다.

성경은 이 과정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눅6:13, 쉬운 성경] 날이 밝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에서 열두 명을 뽑아 사도라고 부르셨습니다.

하지만 사도가 되고 싶은 생각은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도 어렵다는 것을 알고 난 뒤에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은 말씀적으로(이론적이라고 말하고 싶다)으로 쉽다

[눅14:27, 쉬운 성경]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 지연, 학연, 경력 그리고 돈이 필요 없다. (인간의 그것과 달라서 참으로 다행이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려는 방법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 십자가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정확히 말하면 예수님이 인정하는 자기 십자가는 무엇일까?


[마 11:28-30, 쉬운 성경] 28 무거운 짐을 지고 지친 사람은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할 것이다. 29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 영혼이 쉼을 얻을 것이다. 30 나의 멍에는 쉽고 나의 짐은 가볍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자기 십자가는 삶의 어려움과 책임이 아니다.


[자기 십자가] … 그 당시 상황에 사용했던 말 그대로 [자기 십자가]란 자신의 죗값을 치르게 되는 십자가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십자가의 정체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눅14:33, 쉬운 성경] 이처럼 너희 가운데 누구든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리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자기의 모든 것을 버리는 것 … 바로 그것이 자기 십자가인가?

예수님은 영생을 얻고 싶어서 율법을 지킨 부자 청년에게 이렇게 말씀하시고 제자로 부르셨다.

[막 10:21, 쉬운 성경] 예수님께서 그 사람을 보시고 사랑스럽게 여기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셨습니다. "네게 부족한 것 하나가 있다. 가서 네가 가진 것을 모두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니깐 자기 십자가는 인생의 무거운 짐이 아니다.

자기의 것을 지키려고 쥐고 있는 우리의 욕구와 죄성을 말한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오직 예수님만이 나의 전부가 되는 것이다.


부자 청년과 달리 바울 사도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을 경험으로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빌 3:8-11, 쉬운 성경]

8 그것들뿐만 아니라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내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나는 모든 것을 버렸습니다. 모든 것이 쓰레기처럼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을 이제 압니다. 이로써 나는 그리스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9 또한 그리스도 안에 하나가 되는 기쁨을 얻었습니다. 내가 율법을 지켜서 하나님께 구원을 얻은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내 믿음을 보시고, 나를 의롭다 하시며 자녀 삼아 주신 것입니다. 10 이제 내가 바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알고, 죽음에서 부활하신 그 능력을 체험하며,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 받고, 그분과 같이 죽는 것입니다. 11 그분을 따를 수만 있다면, 나도 마지막 날 부활의 기쁨에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 오직 예수님만 의지하고 나아가는 것이다.

예수님은 자신의 제자를 보내실 때 다른 것을 준비하지 말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눅10:4, 쉬운 성경] 지갑이나 가방이나 신발을 챙기지 마라. 가는 길에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한 자기 십자가는 나를 신뢰하고 나를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다.

자신이 선과 악을 구분하고 싶은 마음.

하나님께 의지하기보다 자신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기 위해서 돈을 추구하는 마음.

그 마음을 십자가에 매달고 나는 예수님께서 주신 주님의 멍에를 메고 주님과 함께 살아야 한다.


우리의 짐은 주님 앞에 내려놓으면 된다.

그분은 자신의 멍에를 나에게 씌워 주신다.

예수님의 멍에는 가볍다. 그분이 감당하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나의 십자가도 들어주신다.

그 때문에 나를 부인하고 주님만 따라가면 나는 그분의 제자가 될 수 있다.

이 땅에서 나의 삶이 아니라 주님께서 나를 통해서 함께 하시려고 준비하신 삶을 사는 것이 제자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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