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란 무엇일까?
히스토리채널에서 방영하는 [전당포 사나이들] 프로그램에서 협상꾼 릭은 1967년 Ford Shelby Mustang GT 350을 흥정하지 않고 10만 달러 (1억 1천만 원)에 샀다. 타고 다니지도 않을 낡은 자동차를 1억에 구매한 이유는 무엇일까?
2012년 9월 17일. 영국의 어떤 차고에 84년 동안이나 방치되었던 1928년형 벤츠가 280만 파운드(약 50억 원)에 소더비에서 경매되었다. 이번에 낙찰된 벤츠 S-Type은 4인승인데, 만약 차체가 카도간 모터스가 아니라 메르세데스에서 만들어졌다면 가격이 더 높았을 것이라고 한다.
2001년 5월 19일. 경매에 나온 110년 된 리바이스 청바지를 리바이스 본사가 46,532달러(약 6천만 원)에 사들였다. 이 청바지는 1880년부터 1885년 사이에 미국 뉴햄프셔주맨체스터의 청바지 공장에서 제조한 것으로 초기 리바이스 블루진의 원형에 해당한다.
2012년 6월 15일에는 1976년에 처음 선보인 애플의 1세대 컴퓨터가 경매에서 37만 4000달러(약 4억 3500만 원)에 낙찰됐다. 이 컴퓨터는 애플의 공동창업자인 故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1976년 처음 만들어 666달러에 판매한 것이다. 낙찰된 컴퓨터는 전 세계에 50여 대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 중에 작동하는 6대 중의 하나라고 한다. 작동한다고 해도 과연 어떤 프로그램이 돌아갈까?
혹시 독자가 소유한 브랜드 중에 낡고 오래되었지만 절대로 버리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나는 몽블랑 만년필과 컨버스 신발을 갖고 있다. 몽블랑은 2006년도에 생일 선물로 받은 것이고, 컨버스는 2005년도에 명동을 돌아다니다가 충동구매로 산 신발이다. 내가 선물 받은 40만 원짜리 몽블랑 만년필은 전 세계 시장에서 수만 개가 팔리는 기본 모델(지금도 팔리는 것이다)이지만 나에게는 아주 특별한 스토리가 있다.
나는 이 만년필로 두 권의 책을 탈고했다. 4만 원짜리 컨버스 신발은 일 년에 수백만 족으로 앞으로 계속 판매되는 기본형이지만, 나는 이것을 신고 컨버스 브랜드 리뉴얼 전략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렇게 말하면 뭔가 있어 보이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개인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런 의미가 있는 두 개의 브랜드를 증손자가 갖게 된다면 그때는 과연 어떤 가치가 만들어질까? 만약에 이 두 개의 상품이 잘 보관이 되어 300년이 지나면, 그때 이 두 개의 상품은 어디에 있을까? 박물관 아니면 경매장에 있을까?
앞서 경매장에 나왔던 1967년 Mustang GT 350, 1880년도에 만들어진 리바이스 청바지, 1928년형 벤츠 그리고 1976년에 제작된 애플 컴퓨터 주인의 스토리는 없다. 그런데도 이 세 개의 상품이 몇천 배가 넘는 값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의 브랜드 파워 때문이다.
비록 나의 스토리에 의해서 몽블랑과 컨버스가 제값을 받지는 못하겠지만, 이 두 개의 브랜드는 1908년에 시작해서 앞으로 몇백 년 동안은 계속 존재할 것 같다. 따라서 내가 보관만 잘한다면 어쩌면 나의 후손들은 두둑한 낙찰금을 챙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산업 폐기물도 경매에 나와서 상상할 수 없는 금액에 낙찰된 사례도 있다. 2007년에 11월, 프랑스 파리 에펠탑 계단의 일부인 4.5m 고철이 경매에서 15만 유로(1억 8천만 원)에 낙찰되었다. 이 에펠탑 계단은 에펠탑이 1889년 파리 랜드마크로 조성될 당시 2, 3층을 연결하는 계단으로 1983년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면서 해체되었는데, 20여 개의 조각으로 나누어져서 오르세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가 남은 일부가 경매에 나온 것이다. 2009년 12월 15일에는 높이 7.8m의 에펠탑 철제 계단이 또 경매에 나왔다. 지난 26년 동안 나온 에펠탑 산업 고철 가운데 가장 큰 것이다. 총 40개 계단으로 이뤄진 나선형 구조물은 8만 5000 유로(1억 4500만 원)에 낙찰되었다. 이것 역시 40개로 나누어서 재판매되었다. 에펠탑 산업 폐기물이 보물이 되었다.
물건(상품)에 의미가 부여되고, 그 의미를 많은 사람이 공유하면 가치가 만들어진다. 마치 에펠탑 고철을 40명이 나누어 갖는 것과 같다. 그 가치가 누구나 인식하는 상징이 되어버리면 ‘절대 가치’가 만들어진다. 여기서 절대 가치란 말 그대로 비교할 수 없는 절대絶對가치다.
리바이스보다 더 오래된 유럽 면바지가 옷장에서 나왔다고 7천만 원짜리가 될 수 없다. 벤츠보다 더 오래된 자동차 그리고 애플보다 더 오래된 컴퓨터가 있다고 해서 더 비싼 가격으로 낙찰되지 않는다. 만약에 필자에게 100년 된 7천만 원짜리 리바이스를 현금 7백만 원에 살 수 있다고 흥정을 해와도 충동구매는 전혀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나에게는 그것을 사야 할만한 절대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분명 폐품처럼 이는 그것들은 상품 가치가 전혀 없다. 오직 브랜드 가치만 존재하는 오래된 폐품이다. 그러나 쓰레기와 고철은 이 브랜드 공식에 의해서 쓰레기장으로 가거나 분리수거가 되지 않고 박물관과 부호들의 응접실에서 ‘작품’으로 거듭난다. 이것은 브랜드가 소비가 아닌 수집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은 사례다.
ST Unitas의 ESG
"1%의 소수가 누리는 브랜드 비즈니스의 기회를 소외된 99%의 기업도 함께 누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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