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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 Feb 13. 2022

휴먼브랜드(12)

내가 쓰는 것과 내가 되는 것


내가 쓰는 것과 내가 되는 것



이번 휴먼 브랜드 과정은 글쓰기입니다.

휴먼브랜드 교육생 중에 50%가 이 과정에서 포기합니다. 

그들은 글쓰기가 어려워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쓸 글이 없어서 실망해서 그만둡니다. 

"내 주제에 무슨 브랜드냐!" 


원래 휴먼브랜드 글쓰기는 초반부에 두었던 과정이었습니다. 탈락자를 막고자 교육의 중간 혹은 마지막 과정으로 순서를 바꾸어 보았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지금은 이 과정을 처음부터 진행합니다. 

포기할 사람이 있다면 서로 시간 낭비하지 않고 바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참고로] 저도 휴먼브랜드를 시작할 때 소설부터 썼습니다.    






내가 했던 것과 내가 되는 것


“맞아. 그때 이렇게 결정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제 삶을 돌이켜 보면 [항상 어쩔 수 없이 떠밀려] 결정하는 저 자신을 발견합니다. 지금 다시 결정하라고 한다면 절대로 그런 결정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비슷한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겠죠. 마음은 확고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나다운 결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 자신을 이렇게 몰아치고 자학해도 뻔뻔하게 살 수 있는 이유는 대부분 사람이 저와 비슷하기 때문이죠. 이런 고민은 저만 하는 것이 아니죠. 그래서 남들의 실수를 들으면서 스스로 위로합니다.  시대와 인종 구분 없이 대부분 사람은 과거 실수와 잘못을 시간이 지난 뒤에 깨닫습니다. 


왜 그때는 그것이 안 보였을까? 만약에 다시 과거로 갈 수 있다면 나는 어떻게 결정했을까? 

그러나  이런 생각은 현재의 삶을 오히려 위축하게 만듭니다.


 비극처럼 불운한 인생을 살았던 찰리 채플린은 자칫 후회할 수 있는 인생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 shot.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롱샷은 카메라를 피사체(被寫體)로부터 떨어져서 촬영하여 넓은 장면 안에 피사체를 넣는 것입니다.  롱샷은 풍경 사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롱샷이라는 인생 관점으로 자신의 과거를  본다면 어떻게 보일까요?  과거는 돌이킬 수 없는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현재 연장선으로 보이지 않을까요? 미래까지 연결된 과거를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롱샷 관점은 지금 모습이 과거 실수의 결과가 아니라 탁월한 선택이라고 믿고 과거를 재조정하는 것입니다. 


미래,  현재, 과거를 한 장의 그림으로 보는 것이죠. 비극이 희극이 될 수 있도록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것입니다.

인생을 롱샷으로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소설 쓰기를 제안합니다.


휴먼브랜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소설 쓰는 문학시간이 되었습니다. 브랜드를 론칭을 할 때 브랜드 시나리오라는 것을 작성합니다. 새롭게 론칭할 브랜드를 사용하는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소설처럼 쓰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쓰는 이유는 브랜드가 제품 외에 아이덴티티 혹은 무엇의 대체품으로 쓰일 수 있는가에 대한
 마케팅 툴입니다. 브랜드 소설(시나리오)을 쓰면서 브랜드의 새로운 성공 기회 혹은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소설 쓰기는  휴먼브랜드의 브랜딩 중에 하나 일뿐입니다.



1. 나의 [과거-미래] 소설 쓰기

 휴먼브랜드 소설은 자신이 소설 주인공이 되어 과거 실수나 어려움을 자기다움을 주제로 쓰는 해피엔딩 인생 소설입니다. 예를 들어 저의 휴먼브랜드 목적은 [창의적 섬김]입니다. 제가 썼던 소설은 과거에 [창의적 섬김]을 실패한 제가 다시 도전하여 결국 [창의적 섬김]으로 성공한다는 소설입니다. 그 소설 제목은 [새벽 나라에 사는 거인]으로 2001년도에 출간했습니다. 나중에 시간 되면 원본을 브런치에 올려놓도록 하겠습니다.    

  휴먼브랜드 소설은 자기 예언서 같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휴먼브랜드 소설은 해피 엔딩이라는 롱샷 관점으로 씁니다. 과거 사건, 트라우마를 해피엔딩을 위한 복선으로 만드는 거죠.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소설을 쓰라고 하니깐 황당하실 수 있습니다. 어차피 내가 쓰는 소설책은 발행되지 않기 때문에 누가 볼 것이라는 부담은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누군가를 보여주기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만 보기 위해서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쓴 소설을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소설 쓰기의 핵심은 소설이 아니라 브랜드 시나리오를 쓰는 것처럼 작가 시점으로 자신을 넓게, 깊게, 크게 그리고 높게 보는 것입니다. 쉽게 비유한다면 후회하고 있는 과거를 리셋 reset 하는 거죠.


 휴먼브랜드 프로젝트를 위한 인생 소설은 허구를 기반한 소설이나 판타지 장르가 아닙니다. 자신의 과거 팩트를 기반으로 미래 일을 상상해서 쓰기 때문에 과학적 사실과 가정을 바탕으로 하는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과 비슷하죠. 그래서 이 소설을 분류한다면 다큐멘터리 픽션(Documentary Fiction)이라고 말하는 것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소설을 쓰기 전에 작가는 주인공 인물을 설정하죠.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형식을 쓰면 됩니다. 저는 이 두 개를 모두 사용해보았습니다. 각각 다른 관점을 갖게 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자신에 대한 캐릭터를 다시 정리하고, 새로운 이름을 주고 예전에 자신이 자기답게 결정하지 않았던 일들을 기억해서 소설의 소재로 씁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휴먼브랜드 소설은 과거, 현재, 미래를 해피엔딩이라는 롱샷으로 쓰는 소설입니다.  해피엔딩이 되기 위해서 과거와 현재는 당연히 고통스럽지만 필요한 소설 장치입니다. 과거의 사건은 해피엔딩의 복선으로 사용하면서 자신이 미래에 과거 경험을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를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휴먼브랜드 대본을 쓰는 것입니다. 


소설을 쓰면 막연했던 자기다움이 구체화되고 특징을 알게 됩니다. 감정이입을 통해서 자기 모습이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휴먼브랜드 소설의 핵심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두 번 실수하지 않기 위한 자기 대본을 쓰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위해서 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제가 첫 번째 쓴 휴먼브랜드 소설은 2001년에 쓴  [새벽 나라에 사는 거인]입니다. 저는 제가 되고 싶었던 캐릭터를 만들고 권민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50%의 팩트를 기반으로 쓴 다큐멘터리 소설이었죠. 저의 과거를 권민 캐릭터 관점으로 다시 보고 미래와 연결했습니다. 조태현으로 실수한 과거 사건이 미제 사건未濟事件으로 남지 않습니다. 


조태현이 아닌 권민으로 과거를 다시 해석해서 현재와 미래와 하나가 된 이야기로 만들었습니다. 소설에는 미래의 저의 모습이 있습니다. 저는 소설 주인공처럼 현재를 살아가면 언젠가는 소설 속의 인물을 현실에서 만날 수 있게 되죠.


 저는 소설에서 새로운 나를 만들어 예전에 제가 실패했던 사건을 대입시켜서 다시 고통을 직면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과거의 사건을 치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미래 시뮬레이션입니다.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저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새벽마다 2시간씩 소설 안으로 들어가서 계속 휴먼브랜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원래 [새벽 나라에 사는 거인]을 출판을 위한 소설이 아니었습니다.  패션인사이트 객원 기자 권민이라는 휴먼 브랜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작업이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저의 글을 읽은  패션인사이트 발행인이 책으로 발행했었죠. 이렇게 권민이라는 휴먼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소설은 [새벽 거인]은 개정판을 내었습니다. 

(참고로 모두 절판입니다)


 저의 두 번째 소설책은 3인칭 시점으로 쓴 [마음 사냥꾼]이라는 마케팅 소설입니다. 휴먼브랜드 권민 대신에 김정환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3인칭 시점으로 쓴 것은 제가 어떻게 생각하고 실행하는지 객관적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은 저의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첩보물 소설입니다. 상상 속에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소설로 극화시켰습니다. 미국 드라마 CSI 라스베이거스를  보고 마케팅 소설로 극화한 내용이죠.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소설을 쓰는 이유는 자신이 되고 싶은 휴먼브랜드 캐릭터를 완전히 이해하고 몰입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소설가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자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2. 매일 짧은 소설 대본 쓰기


 소설 쓰는 것이 당장 어렵다면 소설을 읽거나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원래 이 방법은 휴먼브랜드 소설 쓰기 포기자에게 플랜 B로 슬쩍 제안하는 방법입니다. 빠른 포기를 미루는 것이죠. 

이때도  필요한 것은 자신의 자기다움 혹은 추구하는 가치 키워드로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소설이 아니라 매일 짧은 대본을 씁니다. 


제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저의 자기다움은 없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는 어려운 문제를 다루는 [창의적 문제 해결]에 가깝습니다. 저의 20대에 자기다움이 처음 드러난 분야는 광고 기획자로 활동을 할 때였죠. 저는 광고 기획서를 항상 3개의 안을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상관이 지시한 내용, 두 번째는 상관이 지시한 내용에 제 생각을 결합한 내용, 세 번째는 제 생각으로만 만들어진 내용입니다.   


 저의 상관은 이런 저의 모습에 미친놈이라고 생각했지만 저는 이렇게 일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나중에 이런 또라이 기질은 컨설팅 회사를 할 때 큰 도움이 되었죠. 이렇게 남보다 확연하게 드러나는 기질과 저의  자기다움과 비슷한 인물을 소설, 드라마, 영화에서 찾는 것입니다. 이것이 자기다움과 가치 키워드로 소설, 영화 그리고 드라마를 보는 것입니다.  참고로 이 부분은 [인생의 배우 편]에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https://youtu.be/gXORvel9K54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저와 똑같지 않지만, 저의 성향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미국 드라마 중에는 의학 드라마 하우스HOUSE가 있었습니다. 극 중에 주인공은 배우 휴로니가 주연한 의사 그레고리 하우스입니다. 또 한 명은 과학 범죄 드라마인 CSI 라스베이거스에서 윌리엄 피터슨이 맡은 길 그리섬 반장입니다.


의사 하우스와 길 그리섬 반장이 얼핏 보기에 정반대 성향입니다. 하지만 비슷한 부분도 많죠. 저의 자기다움은 이 두 명 캐릭터의 중간 지점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두 개의 드라마를 보지 못한 사람을 위해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극 중에 나오는 인물에 대해서 연구를 하며 내가 가지지 못한 것, 내가 가져야 하는 것, 내가 더 보완해야 할 점을 보강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드라마가 시작되는 중간 부분까지 보다가 드라마를 정지시키고 어떻게 끝날지 상상합니다. 나라면 이렇게 행동을 했겠지, 나는 여기서 이런 실수를 했을 거야, 내가 작가라면 이런 대안을 제시했을 거야. 그냥 드라마를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 인물을 보면서 나의 자기다움을 맞추어 보는 것입니다. 제가 모델로 삼았던 드라마 캐릭터와 저를 비교하면서 제가 미처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을 생각합니다.


 이런 방법을 쓰는 이유는  평범한 일상에서는 저의 본질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죠. 위기와 시련 그리고 선택의 갈등에서 자신이 드러납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무엇을 시도하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릅니다. 이런 극적인 상황이 있는 드라마 안에 자신의 실제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 극적인 상황에서 나를 만나는 목적은 내가 무엇에 반응하는가를 찾는 것입니다. 그것이 가치, 목적 혹은 취향과 태도일 수 있습니다. 경험상 한 번에 그것을 알지 못합니다. 상황에 따라서 계속 변화되며 특히 신념의 부재로 자기다움을 확신하기가 어렵죠.


[나라면 어떻게 결정했을까?]

왜 그것을 결정했을까?

어떤 기준일까?

무슨 말을 했을까? 

이런 질문을 하면서 짧은 대본을 써보는 것입니다. 

물론 나중에 이런 쪽대본을 합치면 시나리오가 될 수 있겠죠.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방법은 웍샵용으로 활용은 합니다. 자신의 가치 키워드를 찾는 방법으로 사용합니다만 이것으로 휴먼브랜드 소설이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분은 이것도 좋다고 말하기에 차선책으로 제안드립니다. (그런데 저는 비추입니다)




3. 여러 명이 같이 쓰는 소설도 있습니다.

주제를 정하고 돌아가면서 각자 맡은 캐릭터를 통해 벌어지는 일에 관해 쓰는 것입니다. 마치 재즈 연주자들이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잼과 같습니다. 이 방법은 서로를 통해서 자신을 알아가는 방법입니다. 이것은 마치 드라마 작가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가지고 협업을 하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소설은 모두 같은 가치 키워드를 가지고 있거나 같은 업종에 있을 때 활용하면 상당히 성과를 얻습니다. 

하지만 진짜 진짜 진~~~ 짜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 휴먼브랜드 목적이 같은 사람이 모였을 때 가능합니다. 

저는 유니타스브랜드 볼륨 19호 [브랜드와 미래]를 이 방법으로 썼습니다. 

주로 이 방법은 브랜드를 론칭을 할 때 마케터들이 모여서 브랜드 론칭 가상 시나리오를 만들 때 사용합니다. 하지만 개인 휴먼브랜드 소설이라면 비추입니다. 그냥 이런 것도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한 소개입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아마 여기까지 들으신 분 중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겠죠. 세미나 때 항상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까지 교육받은 것 중에서 자신을 알기 위해서 교육받은 적이 있으신가요? 자기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 있게 연구하고 관찰하셨습니까? 우리는 남의 지식과 남의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정작 자신은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죠. 죽을 때까지 나는 누구인가를 스스로 물어본다면 심각한 상황입니다. 

휴먼브랜드 소설 쓰기를 통해서 나는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물어보게 됩니다. 이 질문의 대답이 소설의 내용을 쓰게 만들죠. 포기자들은 글 쓰기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자신의 이야기를 전개할 수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결론을 어떻게 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깐 자기 목적이 없는 거죠. 



https://youtu.be/W6F8KEVu4F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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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서 나오는 것으로 배운다. 

나를 배운다.


진짜(?) 브랜드는 자기다움으로 남과 다른 브랜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진짜 브랜드에서 ‘진짜’라는 말은 오리지널 original과 스타일 style을 의미합니다. 나이키의 목적은 나이키가 되는 것이고, 애플은 애플이 되는 것이죠. 페라리는 페라리 스타일이 있고 BMW도 자기 스타일이 있습니다. 

진짜 브랜드는 자신이 되려고 하는 브랜드이고, 자신에게 배웁니다.


진짜 휴먼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오리지널과 스타일이 있어야 합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내가 내가 되는 것과 자기다움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나는 진짜 내가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자신에게 배워야 합니다. 교육받지 않았지만 자신에게 이미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리더십을 공부하지만 어떤 사람은 공부해야 하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몇 번 음악을 들으면 남들보다 쉽게 음악의 구조를 이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렇게 단어로 정의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독특한 것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교육敎育, 영어 에듀케이션 education의 어원은 ‘끌어내다’에서 나왔습니다. 교육은 자신에게 있는 것을 끌어내는 것이죠. [나에게 배우는 방법]은 지금까지 말했던 것처럼 배우지 않았지만 나에게 존재하는 그 무엇을 발견하거나 학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에게서 배운다’의 의미는 ‘나를 내가 가르친다’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받았던 교육은 남의 지식입니다. 교육은 남의 지식을 배워서 자신의 것으로 응용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배우는 정규 교육은 사회에 나가면 모두 포맷이 됩니다. 사회에서 사용하는 지식도 대부분 다른 사람도 가지고 있는 지식입니다.


 나만 가지고 있는 나의 것에 대해서 기존 지식과 단어로 표현 못 할 수 있습니다. 모차르트가 지금 태어났다면 뛰어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시대의 직업과 지식으로 자신을 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나만의 것이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것일 수도 있고, 처음에는 숨어(숨겨져) 있다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 성장하거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내가 생명체인 것처럼 내 안에 있는 자기다움도 생명입니다. 처음부터 완성체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저는 브랜드라는 지식을 알기 전까지 소설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 지식이 소설보다 재미있다는 것을 27살에 알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내가 소설가로서 자질이 없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브랜드 분야 중에서도 휴먼 브랜드가 더 흥미로웠습니다. 처음부터 휴먼 브랜드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말 그대로 계속 나에게 배우면서 그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발 브랜드는 고객에게 신발만 팔까요? 여러분의 신발장을 열어보면 여러 신발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신발을 원하지 않습니다. 신발은 시장에 가면 차고 넘치죠. 그런데도 나이키가 신발을 만드는 것은 신발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입니다. 나이키 말고도 수많은 신발 브랜드가 있습니다. 이런 브랜드도 신발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안하고 있습니다.


 휴먼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고객이 상품으로 경험해야 하는 ‘나’는 새로운 가치여야 합니다. 새로운 가치란 남들도 가지고 있는 비슷한 것 중에 하나가 아니라 나만이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샘플로 제 개인적인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제가 무엇에 반응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금속탐지기로 산길을 돌아다니면서 옛날 동전 찾는 것처럼 대형 서점에 가서 끌리는 책을 살펴보았습니다. 관심 없는 분야에서 시작해 관심분야까지 책 목차를 보면서 제가 끌리는 단어를 적었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면  많게는 30개 적게는 5개 정도의 [단어]가 중복됩니다. 저의 경우는 창의성, 마인드, 기획, 전략, 만물 이론, 연결 그리고 문화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제가 ‘본능적으로’ 배워야 하고 가르쳐야 할 과목을 알게 됩니다.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이 분야에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저자의 책을 보고, 웹을 찾고 이 분야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일반 교육처럼 끝까지 배워야 하는 의무감은 없습니다. 만약에 이것이 자기다움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좋아할 것이고, 좋아지면 쉬워지게 됩니다. 어쩌면 행운과 기회도 생깁니다.


  제가 1991년에 그렇게 발견한 책이 [광고기획론]이었습니다. 참고로 이것은 제가 저를 알아가기 위한 저만의 방법입니다.


  자기다움을 알아가는 방법은 어렵습니다. 그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이렇게 배워본 적도 없었기에 이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거미가 태어나자마 자신의 몸에서 거미 실을 만들어 집을 만드는 것처럼, 내가 내가 되면 본능적으로 무엇인가를 하게 됩니다. 쇠똥구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초식동물의 똥을 굴려서 경단처럼 만듭니다. 쇠똥구리는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죠. 본능대로 했으니깐요. 그런데 인간은 안 그렇습니다. 우리는 본능보다는 사회적 위치에 신경을 쓰죠. 자신의 본능대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부끄러워합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자기다움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거나 알아가려고 노력하지도 않습니다. 


 나에게 배우는 것은 기존 지식이 아닙니다. 나의 관심 분야 5개가 하나로 뭉쳐지면서 세상에 없었던 오직 나만이 소유하는 지식을 만듭니다. 이것이 휴먼브랜드로서 만들어내는 차별화된 가치입니다. 처음에는 기존의 것과 비슷할 수도 있습니다. 하다 보면 이미 존재한 지식일 수도 있습니다. 낙담하지 마십시오. 누구나 이 단계를 넘어야 합니다.


휴먼브랜드는 내가 하는 것으로 내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는 것과 되는 것을 일치시켜야 합니다. 



휴먼브랜드 소설쓰기는 내가 내가되는 것을 정리/예언/기록/확인하는 것입니다. 

(정리/예언/기록/확인 ...이것을 표현하는 한 단어가 없을까요? 저는 소설이라고 합니다)

자조적인 변명으로 [다음 생에]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음 생에 자신이 실수를 다시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을 지금할 수 없을까요? 저는 그 방법으로 소설을 쓰자는 것입니다.

소설이라고 번역된 'novel'의 어원이 라틴어 'novus'입니다. 그 의미는 'new', 즉 '새로운'을 말하죠.

지금도 형용사로  (이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신기한 이라는 단어로 쓰입니다.

휴먼브랜드 소설은 자신을 새롭게 다시 써보는 것입니다. 다음 생에로 넘기지 않고 지금 생에 글로 현실화시키는 것이죠. 


말이 씨가 된다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으신가요?

말이 씨가 된다면 글은 무엇이 될까요? 

직접 써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시 새롭게 태어나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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