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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 Feb 14. 2022

휴먼브랜드(14)

자기다움의 연기수업

이 글은 13회 마지막 부분에 대한 세부 설명입니다.
휴먼브랜드 14회를 읽기 전에 휴먼브랜드 13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직장인을 연기하는 배우가 될 것인가? 

직장인으로 배우처럼 일할 것인가?

질문이 낯설다고 생각하시면 잠깐만 생각해보십시오.



https://namu.wiki / 윤식당2

배우들이 요리사가 되어 손님에게 음식 대접을 하는 TV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유심히 보았던 것은 요리가 아니라 배우 자신이 맡은 요리사 역할에 대한 [몰입]이었습니다. 그들이 연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요리사보다 더 요리사답게 보였죠.


제가 요리사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행동이 연기인지 삶인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 

(의료 드라마가 방영되면 유투버 의사들이 드라마의 허와 실에 대한 설명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죠.) 

진정성이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많이 사용되어서 진정성이 없어 보이지만, 저는 그들에게 요리에 대한 진정성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요리에 대한 진정성이라는 말도 사실 진정성이 없어 보이네요)


배우들은 일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를 일로 보여주었습니다. 

배우는 진짜 요리사처럼 요리하기 위해 연기가 아니라 진짜 일을 했습니다.


배우가 요리 소품으로 식탁에서 요리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진짜 요리를 하면 이렇게 몰입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았습니다)


그러면 처음에 드렸던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을 하겠습니다. 

직장인을 연기하는 배우가 될 것인가?

직장인으로 배우처럼 일할 것인가?

휴먼브랜드로 일하고 싶습니다. 




휴먼브랜드 훈련으로 가장 좋은 곳은 직장입니다. 직장은 세트장, 상대역 그리고 악당도 있는 완벽한 무대라고 말씀드렸죠. 직장과 직업은 자신의 자기다움, 그러니깐 차별화를 검증할 수 있는 곳입니다. 나는 직장에서 여러 직장인 중 한 명으로 일할 것인가? 아니면 브랜드로 주인공이 되어서 브랜딩을 할 것인가? 브랜드로 일한다는 것은 독보적이며 차별화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누군가 제가 만든 보고서를 보고 “이거 혹시 권민 팀장이 만들었나요? 자료 구성이나 접근방식이 권민 팀장이 한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면 브랜딩 된 거죠.  자신만의 스타일이 구축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 이 회식 장소를 권민 팀장이 결정한 건가요? 왠지 장소 분위기가 권민 팀장스러워서요.” 이것은 휴먼브랜드 연상 이미지를 만드는 수준까지 올랐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애플이 호텔을 만들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놀이동산을 만들었다면 어떻게 지었을까요? 만약에 애플이 식당을 만들었다면 어떤 메뉴가 있을까요? 애플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해서 비슷하게 대답할 것입니다. 애플이 주는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죠. 최고의 브랜드는 이런 연상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휴먼브랜드는 누군가에게 자기 일을 보여주기 위해서 일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은 휴먼브랜드로  일을 할 때 독특한 휴먼브랜드의 자기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직장인과 차별화된 휴먼 브랜드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죠. 보여주기 위해서 일하지 않지만 보입니다. 


 저는 브랜드 편집장 일을 저의 자기다움으로 차별화로 하기 위해 벤치마킹을 과학수사팀장 길 반장을 연구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길 반장이 일하는 것처럼 저도 길 반장의 관점과 태도를 가지고 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https://www.cbs.com/

그냥 잡지계에서 성장한 경험 많은 편집장이 아니라  길 그리섬 (Gil Grissom) 반장처럼 뭔가 다른 관점으로 새로운 지식과 이슈를 던지는 편집장이 되고 싶었습니다. 저는 배우처럼 제 일을 하고 싶었죠.



혹시 길 그리섬의 캐릭터 만들기가 궁금하시면 아래 주소에서 내용을 확인해보세요(강추입니다)
길 그리섬은 가상의 인물입니다. 하지만 작가들이 어떻게 배역을 만들었는지를 한번 직접 확인해보십시오.


https://csi.fandom.com/wiki/Gil_Grissom


https://en.wikipedia.org/wiki/Gil_Grissom




만약 잡지 에디터가 아니라 마케팅이라고 한다면, 저는 이번에도 저의 자기다움으로 택할 수 있는 다른  직업군을 찾을 것입니다. 저의 자기다움에는 연결과 조합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추리를 좋아하죠. 제가 즐겨보는 영화 장르 중에 액션 추리물이 많습니다.  저는 그냥 마케터가 아니라 전직 테러 색출 요원 출신의 마케터라고 저를 세팅했을 것 같습니다. 


 (굳이) 전직 테러 색출 요원이 마케팅한다면 아마 경쟁 상품, 광고와 홍보보다는 소수 마니아에 관해서 관심을 남들보다 더 가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소수 마니아에 의한 브랜드의 티핑 포인트에 관심을 두고 누가 브랜드 마니아인지를 찾는 일을 남보다 더 열심히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는 이렇게 일하는 것을 바탕으로 일했고, 그것을 기반으로 마케팅 추리 소설인  [마음 사냥꾼]이라는 책도 써보았습니다.


자신의 자기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배역을 직접 만들어 보십시오. 거기서 차별화가 시작됩니다.




저처럼 같은 모길 그리섬 (Gil Grissom) 반장을
모델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배역을 만드는 예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만일 당신이 현재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지극히 평범한 영업사원이라면, 이제부터는 사원이 아닌 주연 배우가 되어 영업사원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자기 인생의 작가와 감독이 되어 주연 배우에 걸맞은 미션과 상황을 설정해야 합니다.


말을 섞고 싶지 않은 직속 상사가 있고 지옥 같은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면, 먼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영화 제목처럼 프로젝트명을 만들어 보십시오. 예를 들어  ‘회색 전쟁’이라고 이름을 붙였다면 그다음부터 이것을 해피엔딩 스토리로 만들어보고 일상의 자신을 극 중 인물로 극화시켜 보십시오.


예를 들어 이름이 조성화라고 한다면 이렇게 캐릭터를 위에 길 그리섬 (Gil Grissom) 반장 위키에서 보았던 것처럼 프로필을 자세히 만들어 봅니다. (아래 내용보다 100배 자세하게)


주연 : 조성하(35)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고, 뭔가를 발견하면 끝까지 쫓아가서 반드시 알아내는 성격. 불의를 참지 못하고 항상 옳은 것만을 주장하는 사람. 수백만 원짜리 양복은 없지만 수백만 원대의 디지털 장비는 구입하고야 마는 가제트. 현재 자신을 해고하려는 직장상사인 강서연(46)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그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A(상반기 정기 구독 매출 달성)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 


특이사항:아마존에서 뱀을 주제로 사진을 3년 동안 찍음. 난민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서 난민 캠프 실상을 알리는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림. 등.... (이것보다 더 디테일하게 하셔야 합니다)




과연 이런 설정에 놓인 캐릭터는 어떤 방식으로 일을 풀어낼까요? 자기 일상을 드라마로 촬영해서 영화를 만들거나 다큐멘터리를 찍는다고 하면 어떤 시나리오가 필요할까요? 이 시나리오에서 주인공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을 계속하면서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갑니다.


자기 이름 앞에 주연이라는 배역을 주고 캐릭터를 만들어 보면, 이상하게 그 순간부터 주변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조심하세요. 어떤 분은 관종이 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모두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느끼죠. 물론 착시와 착각입니다. 


그러나 주변 등장인물을 의식하지 않고 좀 더 프로답고 전문가다운 행동을 하게 될 것입니다(혼자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그 이유는 주연은 조연을 의식하지 않기 때문이죠. 주연 배우가 의식하는 것은 오직 자기를 찍는 카메라입니다. 주연은 자신을 찍고 있는 카메라를 의식하면서 행동합니다. 


여기서 카메라는 자기다움의 dos & dont’s입니다. 이 부분은 다음 동영상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자신을 일상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그 카메라 실체가 바로 자신을 특별하게 만드는 ‘자기다움’ 일 때 더 효과적입니다. 때문에 ‘자기다움’을 근거로 시나리오를 직접 써야 합니다. 자기다움을 근거로 해서 새롭게 업데이트된 생각과 행동을 할 때, 놀랍게도 시나리오가 바뀌는 것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내가 되고 싶은 휴먼브랜드는 회의에서 어떤 태도를 할까? 회사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떤 방식으로 일을 처리할까? 프로젝트 리서치 자료를 만들 때 완성도 수준은 어느 정도 일까? 직장 동료와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할까? 이런 질문을 [자기답게] 정리하는 것이죠. 

이 부분을 설명하기에 너무 길어서 아래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https://youtu.be/85qQC5yoOGc


메소드 액팅(Method Acting)은 ‘연기 몰입’이라는 뜻으로 배우가 자신을 스스로 극 중 인물과 동일시하는 극사실주의적 연기입니다. 연기에서 정서 회상(emotional recall)은 극 중 인물의 감정과 동일시하기 위해 자신의 과거 경험을 깊이 탐색하여 극 중 인물과 동기화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메소드 액팅은 시나리오에 충실하기보다 극 중 인물과 하나가 되어서 나오는 배우 애드리브에 더 많은 재량권을 줍니다. 배우는 ‘극 중 인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자문하면서 배우 내면에서 나오는 대답을 연구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메소드 액팅 연기자들로 더스틴 호프만,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 앤서니 퀸 등이 있습니다.


저도 직장에서 메소드 액팅을 활용해 일한 적이 있습니다. 방법은 앞서 설명했던 메소드 연기를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극 중 인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자문하면서 배우 내면에서 나오는 대답이 대본입니다. 먼저 ‘브랜드 컨설팅 회사의 대표이사’ 직함 대신 이름 앞에 ‘전략적 셰르파(Strategic Sherpa)’라고 붙였습니다. 제 명함을 건네받은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사람이냐고 묻고, 그때부터 나의 일과 강점을 소개하는데 저의 자기다움을 설명했습니다.

 

셰르파란 히말라야 산악 등반인을 말하는데 이들은  베이스캠프까지 산악인들을 안내합니다. 단순한 가이드 차원을 넘어 전반적인 준비 상황, 등정 루트 선정, 정상 등반 시간의 최종 설정 등 모든 것에 대해 조언을 합니다. 이들이 등반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히말라야에서 셰르파라는 명함(?)을 가지고 있으려면 거의 목숨을 거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컨설턴트 역시 진짜 컨설턴트라면 히말라야 등반(성공)을 돕는 셰르파처럼 어느 정도 성공을 보장해야 합니다. 차원이 다른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부담스러운 짐을 짊어졌지만, 의미 있는, 노련한 셰르파가 되고 싶었습니다. 컨설턴트와 셰르파 사이에서 메소드 액팅을 하면서 당시 컨설턴트로서 클라이언트를 대하던 저의 태도는 과거보다 많이 바뀌었습니다.


배역에 몰입하면 인생의 감독 목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그것을 운명이라고 부르고 또 어떤 사람은 소명이라고 합니다.


반면 립싱크(Lip Sync) 가수처럼 이와 정반대인 사람도 있습니다. 녹음테이프를 틀어 놓고 노래를 부르는 척 입만 벙긋거리는 이들은 회사에도 있습니다. 어떤 직장인일까요? 기업과 CEO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은 회사가 지시하는 업무량보다 적게, 월급보다 적게 일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하죠. 받은 것보다 적게 일하는 곳이 신의 직장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기업을 상대로 뭔가를 더 얻어 내어 이겼다고 생각하지만 롱샷으로 보면 지고 있는 것입니다. 만족한 그들은 배부른 돼지가 되어 시스템 속에 소멸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노래를 부르는 시늉만 하는 립싱크 가수나 일하는 척하는 워크 싱크(Work Sync) 직장인이나 다를 것이 없습니다. 회사에서 주는 일은 회사가 돈을 벌기 위해 할당된 일입니다. 그것을 수행한다고 자기다움과 자기만의 특별함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자기다움’을 추구한다면 직장에서 주는 일, 그 이상의 것을 해야 합니다. 물론 일을 더 많이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직장에서 하는 일은 생계를 위한 일이 아니라 자신이 추구하는 일의 결과물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내 인생 영화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입니다. 

시련과 갈등은 주인공에게 있습니다. 엑스트라에는 갈등이 없습니다. 그저 옆으로 지나가거나 이유 없이 죽는 사람이죠. 내가 내 인생 영화에 주인공이 되려면 결론이 있어야 합니다. 자기다움은 그 결론에 이르는 결말을 쓰는 것입니다.


직장은 ‘우리 다움’을 추구하고 있지만 ‘자기다움’을 이해하거나 개별적으로 존중해 주지는 못하죠. 직장은 계약의 관계에서는 결코 자기다움을 이루는 희생과 헌신을 요구하지 못합니다. 자신이 직접 쓴 시나리오를 연기해야만 조연이 되지 않습니다.


퍼스널 브랜드를 연기하는 직원이 될 것인가? 

직장인이지만 휴먼 브랜드처럼 일할 것인가?


https://youtu.be/-RIt9BXFOu4



ST Unitas의 ESG

브랜드 교육 프로그램 내용은 아래 주소에 있습니다. 

공지사항 : https://blog.naver.com/unitas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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