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창업] 웍샵/기초(16)

브랜드 창업 입문자를 위한 선행 학습

by 권민
1%의 소수가 누리는 브랜드 비즈니스의 기회를
소외된 99%의 기업도 함께 누릴 수 있을까?


[프로그램 설명]
아래 글은 소설이 아니라 브랜드 창업 수강생의 웍샵용으로 구성된 유니타스브랜드 자기다움 교재입니다.
자기다움에서 브랜드다움을 발견하는 과정을 소개하는 가상의 시나리오입니다.
이 글의 목적은 브랜드 론칭의 이해를 돕기 위한 마케팅 웍샵 프로그램일 뿐입니다.
브랜드 론칭하는 [비스그램] 프로그램에서는 브랜드 및 휴먼브랜드를 론칭을 할 때 [자기다움]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브랜드 소설 기법을 활용합니다.

브랜드 론칭 수강생은 시나리오를 보면서 자기다움의 가치를
어떻게 브랜드 가치와 연결하는지를 살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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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클래비스 시멘트Clavis Cement


상철과 유진은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시온과 승희는 한마음 포도원의 옥상 서재에 남아 계속 책을 읽었다. 창문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밤공기가 제법 시원했다. 창문 너머 밤하늘을 바라보는 한승희에게 시온이 말을 걸었다.

“엄마. 그런데 새 이름을 지으면서 갑자기 제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궁금해졌어요.”

“시온이라는 이름?” 한승희가 손에 들고 있던 트렌드 리포트를 내려놓았다.

“네. 왠지 많은 비밀이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클래비스(Clavis)라고 이름 지었잖아요. 시작은 콘클라베(Conclave)라는 단어였어요. 교황을 선출하는 비밀회의라는 뜻인데, 라틴어로 Cum(함께)과 Clavis(열쇠)가 합쳐진 말이래요. 그런데 Clavis는 피아노 건반의 어원이기도 한데, 건반은 흑과 백으로만 이루어졌잖아요. 순간 제 이름으로 느껴지더라고요. 그렇게 새 이름을 만드는데, 엄마도 이렇게 아빠랑 이름을 찾았을 것 같았어요.”


“그래, 뱃속에 있는 네 이름을 지을 때가 가장 행복했었지.”

“엄마, 아빠가 바랐던 뭔가가 제 이름에 숨어 있을 것 같아요.” 승희가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우리의 미래를 위한 기도문이었어.”

“그런데 왜 말씀을 안 해주셨어요?”

“아마 그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그래, 그런 것 같아. 엄마, 아빠가 네 이름처럼 살지 못했어. 사실 시온이라는 이름은 아빠의 양아버지 제임스 소령이 붙여 준 거야.”


윤민수의 양아버지 제임스 소령은 한승희가 평온한 삶에 소망을 두고 있다는 걸 알고 그들이 갖게 될 아이의 이름을 붙여 주었다. 데이비드(David, 다윗) 왕의 성이 있었던 산, 시온이었다. 다윗 왕이 통치했던 그 평온했던 삶을 바라며, 아기가 출생과 함께 평온한 삶을 살라는 소망이 담겨 있었다. 히브리어로는 시온(Zion)이지만 한자로 바꾸면 시(時, 때 시), 온(穩, 평온할 온)이다. 한승희는 제임스 소령의 집 거실에 걸려있는 라인홀드 니버의 ‘평온을 비는 기도(Serenity Prayer)’에서 더욱 확신을 얻고 영감을 받았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평온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또한 그 차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한승희는 이 기도문의 내용을 담은 시온이라는 이름을 시온을 가지기 전부터 사용했다.

하지만 윤민수와 한승희가 누렸던 평온한 삶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깨지고 말았다. 윤민수는 중동 전쟁에서 전사했고, 한승희는 남편의 전사 소식 통지문을 받은 그 다음날 시온을 낳았다.


한승희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윤시온(Zion)의 한자를 바꿨다. 미국에서 생각했던 ‘평온한 시간’이라는 뜻으로서의 시온이 아닌 ‘쌓인 것을 나누어 준다’라는 뜻의 시(施 베풀 시), 온(蘊 쌓을 온)이었다. 자신이 그동안 배웠던 지식과 경험으로 시온과 함께 브랜드를 만들고, 그 브랜드로 한마음 포도원 아이들을 비롯해 고아와 과부를 돕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승희가 서울에 오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남편의 이름을 딴 브살렐이라는 편집샵을 만들어 그 수익으로 한마음 포도원을 돕는 일이었다. 한승희는 자신의 매장이 시온에게 아버지의 그림자가 되길 바랐다.


한승희만의 독특한 콘셉트와 상품 소싱 능력으로 브살렐 매장은 순식간에 패션 기업들의 인수 제의와 주변 사람의 가맹점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한승희는 간혹 프랜차이즈를 열어줬는데, 그마저 브살렐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론칭시켰다. 한승희는 브랜드에 명확한 플랫폼과 그것을 구축할 사람이 없다면, 브랜드가 온전히 브랜딩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었다. 한승희는 자신과 함께 브랜드를 진심으로 구축할 사람이 필요했다.

윤시온과 윤민수에 관한 이야기는 새벽 2시가 되어서야 멈췄다. 시온은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자세하게 들어본 적이 없었다.


시온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러니까 원래 제 이름이 평온이었군요.” 시온은 한자로 자신의 이름을 적어 보았다.

“엄마, 그런데 평온의 의미보다 지금의 의미가 더 좋은데요. 쌓인 것을 나누어 주는 사람! 왠지 제가 만들 브랜드가 그런 브랜드가 될 거라는 느낌이 와요. 그리고 엄마와도 잘 어울리고요.”

“무슨 말이야?” 한승희는 재미있어하는 시온을 바라보았다.

“엄마가 왜 시멘트 엄마인지 알 것 같아요.”

“왜?”

“시멘트를 ‘사랑으로부터 시작된 창의적 섬김(The Creative Service from Love)’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렇지. 시멘트…”

“엄마는 사랑으로 나오는 창조적 섬김이고, 저의 이름은 쌓인 것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잖아요. 둘 다 그 누군가에게 베푸는 삶이라는 느낌이 오지 않나요? 왠지 이두 개의 개념이 합쳐지면 독특한 브랜드가 나올 것 같아요.”

“그래?” 한승희는 뭔가 재미있어하는 시온의 얼굴에서 남편의 얼굴을 떠올렸다. 시온의 호기심은 본래 윤민수의 것이었다.

“느낌이 좋아요… 그런데 엄마, 왜 그렇게 보세요?”

“아? 아니야. 아이처럼 좋아하는 것 같아서… 재미있니?”

“흥미진진해요. 그런데 죄송한 이야기를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뭔데?”

“여기까지 말이 나왔으니까… 엄마가 교수님이었을 때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계속 인터넷으로 엄마 뒷조사만 하고 있어요. 자꾸 상철이가 주는 정보에 눈이 간다고요. 엄마가 뭘 가르쳤고 저런 책을 얼마나 많이 쓰셨는지 진짜 궁금해요.” “그랬구나!” 한승희는 뒷목을 누르며 눈을 감았다.

“지금 피곤하면 나중에 해주세요.”

“사실 교수 생활은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단다. 한마음 포도원과 그리고 엄마의 오랜 과거와도 연결되어 있고. 지금도 진행 중이어서 어떻게 풀어서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네.”

“혹시 저희가 받는 수업이 엄마가 가르치던 과목이었나요?”

“과목이라기보다는 학생들이 브랜드 론칭팀을 만드는 현장에 들어갈 때 사용했던 일종의 브랜드 생존훈련이라고 할까?”

“생존훈련이요?”

“학생들은 생존훈련이라고 불렀어. 패션 브랜드는 항상 새로워야 하고, 트렌드를 리딩 하고, 경쟁 브랜드보다 탁월하고, 자신만의 상품을 만들어야 하잖아. 패션 브랜드는 공장에서 만드는 그런 물건이 아니라 감성과 이미지로 만들어진 것이지. 그래서 이런 패션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은 아주 특별해져야 돼. 시쳇말로 거의 반은 미쳐있어야만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어. 정상적인 생각과 판단으로는 너무나 빨리 흘러가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그런 트렌드 안에서 스타일을 구축하지 못해. 그래서 너희가 받는 훈련의 다섯 배 정도 더 강한 워크숍을 했단다.”

“대단하네요. 그러면 엄마가 교육해서 론칭했던 브랜드는 몇 개예요?”


“글쎄. 한 20여 팀은 되지만 지금까지 존재하는 브랜드는 세 개밖에 없어. 모두 중간에 사라졌지.”

“그러면 저희와 함께 궁극적으로 브랜드를 만들려는 것인가요?”

“그래, 맞아. 일단 너희는 시장 조사를 통해서 무엇을 어떻게 보는지를 훈련했어. 지금부터는 어떻게 보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관점을 배울 거야. 힘들지?”

“아니요. 이런 교육을 받으면 뭔가 생각과 욕망이 정리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교육이 효과가 있었나요? 매우 직관적이고 감성적이잖아요. 자기 성찰이 없으면 이해할 수 없는 교육인데, 교과서만 보고 공부하던 학생들이 잘 따라왔는지 궁금해요.”

“너희가 받는 교육을 음식에 비유한다면 잔치 국수 같은 거야. 맛있는 잔치 국수는 매우 간단한 재료만 가지고 맛있게 만든 음식이잖아. 미국 교육은 다양한 전략 프로세스를 통한 표준화와 측정 그리고 정확한 결과치를 만들어내는 교육이지. 미국에서 내가 가르친 방법은 그 당시에는 매우 충격적인 방법이었어. 사고의 공간과 지식의 여백이 많은 교육이지. 머리보다는 느낌으로 본질에 다가가는 교육이야. 주입식이 아니라 마음에서 흘러나오게 하는 거지. 잔치 국수는 손맛에 의해서 결정되잖아. 사실 이건 교육생과 교육자 간의 매우 밀접한 관계에서 1:1로 이루어지는 도제수업과 같은 거야. 순간적인 깨달음을 통해서 전체를 이해하는 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어. 그래서 가르치기도 어렵고 전수하기도 어려워. 결국 내가 학교를 떠나면서 수업은 폐강됐지.”

“전수도 안 되고 카피도 불가능한 교육이군요.”

“그렇지.”

“그럼 저희는 이 교육을 받고 어떤 일을 하게 되는 거죠?”


“시온아. 지금 넌 어떤 일을 하기 위한 기능적인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야. 어떤 사람이 되기 위한 교육이야. 재능이라는 것은 교육받지 않고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힘이라고 하잖아. 내가 하는 일은 너희들의 숨은 재능을 찾는 거란다. 그때 이 과목명은 유니타스 뷰(UnitasView) 혹은 엔텔러키(Entelechy, 잠재성에 대한 현실성)라고도 했어. 유니타스뷰는 여러 관점으로 하나를 보는 것이고 엔텔러키는 미래의 모습을 보는 거야. 이 관점의 핵심은 창의성이야. 우리가 하는 일을 교육용어로 한다면 창의력 교육이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새로운 것을 창의 하는 개념보다는 내 안에 있는 것을 다시 재창조하는 거야.”

“좀 어렵지만, 수업을 모두 받으면 알게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엄마!”

“왜?”

“서울에서 저희만 이 수업을 받은 건 아니죠?”

한승희는 순간적으로 놀랐지만 아들에게 거짓말은 할 수 없었다.

“죄송해요. 난처한 질문인 건 아는데… 왠지 지금 물어봐야 할 것 같아서…” 한승희에게 상품을 공급받는 매장의 점주들은 모두 한승희의 교육을 받았다. 예전에 시온은 권정헌 사장과 함께 바젤 하우스 매장에서 일할 때, 불과 500미터 떨어진 곳에서 한승희가 운영하는 브살렐과 비슷한 곳을 우연히 발견했다. 처음에는 브살렐 매장과 비슷한 콘셉트로 같은 공장과 도매점에서 옷을 공급받는 줄 알았다. 이상하게 생각한 시온은 그 매장을 자주 방문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 한승희의 샵에서 자신이 그동안 관찰했던 매장주를 만나게 되었다. 그때 시온은 한승희가 브살렐이 아닌 다른 매장 이름으로 프랜차이즈 샵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우리 아들이 많은 걸 알고 있었네.” 한승희가 미안해했다.

“시온이가 엄마를 위해서 침묵했구나. 네가 우리 매장에서 자주 보았던 사람 대부분이 한마음 포도원 출신의 사람들이거나, 엄마의 생각에 동참해서 수익을 한마음 포도원에 기부하는 사람들 그리고 엄마가 미국에서 가르쳤던 사람들이란다. 엄마는 어떤 시점을 기다리고 있어. 지금은 작은 옷가게로 운영해서 제약조건이 별로 없지만, 일단 브랜드를 만들면 유지를 위해서 생산에 상당한 투자가 들어가야 해. 모든 것이 일관성을 유지하는 일이기에 작은 실수가 브랜드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지. 그래서 일단 작은 샵들을 각각 운영하면서 어느 정도 브랜드 운영 자금이 모일 때까지 준비 중이었어. 이번에 너희를 브랜드 팀으로 교육하면서 본격적인 브랜드 매니지 팀을 만들까 한단다. 때가 되면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갑작스럽게…” 한승희는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뭔가에 북받친 듯 고개만 끄덕이면서 마음속의 뭔가를 정리하려고 했다. 한승희를 지켜보던 시온이 먼저 말을 꺼냈다.

“제 눈… 때문이었나요?”

“응. 네가 패션을 좋아할 것 같아서, 다른 분야를 찾을 때까지 말하지 않았어. 하지만 결국 패션을 하고 있어서 너무 놀랐단다.” 한승희는 미소 지었다.

“엄마. 유진이 아버지 병과 매장 건도 아시죠?”

“알고 있어. 그래서 더 빨리 움직여 보려는 거야.”

“엄마!” 시온이 자리에 일어섰다.

“왜?”

“많이 늦었어요. 집에 가요.”

“그래, 너무 늦었구나!” 한승희도 자리에서 일어나 보던 책을 가방에 챙겼다.

“엄마!”

“응?”

“그런데… 포도원의 소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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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에피소드 - 초끈 이론


세린과 정헌은 카페에서 시온을 기다리고 있었다. 세린은 정헌을 몇 번 만나서 바젤 하우스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었고, 정헌은 그 이야기를 시온에게 전달했다. 카페로 들어온 시온이 세린에게 가벼운 인사를 건넸다.

“성공은 친구를 만들고 역경은 친구를 시험한다.” 권정헌이 먼저 운을 뗐다.


“이 상황을 설명하는 가장 적절한 말이에요.” 시온은 아직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세린을 바라보았다.

“오래간만이에요. 코치님.” 세린이 애써 밝게 웃었다.

“좋았어. 이제 윤시온 코치가 다시 시작되는 거야. 자! 나는 오늘 아이들의 초연 작품이 있어서 이만 일어날게. 양로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태어나서 처음 보는 백조의 호수라서 세심하게 준비해야 되거든.”


권정헌이 떠나고, 세린과 시온만 남았다. 잠깐이지만 둘은 그 자리가 어색했다. 5개월 동안 함께 일하면서, 열 번의 발레 공연을 봤고, 선물을 골라준 사건 사이에 그들이 미처 몰랐던 결이 흐르고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요.” 시온이 먼저 말을 건넸다.

“코치님, 원래 저에게 말 놓으셨잖아요. 아직도 화가 많이 나셨나요?”

“뭐… 그때는 코치였지만 지금은… 그냥 아는 사람이잖아요.”

“제가 권 사장님을 통해서 부탁한 것도 있고, 아직 배울 게 많으니까 그냥 계속 코치님이라고 부르면 안 될까요? 정말 많이 배웠고, 지금도 배우고 싶어요.” 시온은 세린을 말없이 쳐다보았다. 어떤 말이든 하고 싶었지만 마음속 뭔가를 설명하는 일이 더 어려웠다. 시온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뭔가 결심한 듯 세린의 눈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다시 만난 건 코치와 인턴 관계가 아니잖아요. 예전의 관계가 새로운 관계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면 해요. 먼저 바젤 하우스 이야기는 권 사장님을 통해서 다 들었어요. 그게 전부인가요? 아니면 또 다른 이야기가 있나요?”

“저희를 인수하려는 회사요.” 세린이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면서 말했다.

“어디인가요?”

“현재 MOU 보안 계약으로 공식적으로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어차피 바로 알게 될 테니… 모라비 그룹이요.”

“모라비 그룹이요?”

40년 전 한마음 포도원을 세운 기업이 모라비 그룹이고, 이제 한마음 포도원의 재산을 회수하려는 기업도 모라비 그룹이다. 모라비 그룹은 바젤 하우스를 인수하여 한국에서 가장 큰 패션 그룹이 되려 하고 있었다. 시온은 당황스러웠다. “모라비 그룹 잘 아세요?”


시온이 할 수 있는 일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뿐이었다. 세린은 현재 바젤 하우스의 상황과 미국에서 리처드 교수에게 들었던 한승희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시온은 모든 것을 듣고만 있었다. 이야기가 마무리될 무렵, 세린은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 시온에게 주었다.

“한 교수님 제자인 리처드 교수님이 보내는 선물이에요.”

리처드 교수가 세린에게 보여주었던 그 노트였다. 노트 중간에는 카드도 끼어 있었다.

“한 교수님의 강의 노트인 것 같아요. 사진은 제가 스캔받아서 다시 출력했어요. 코치님께 드리는 선물이에요.”

시온의 일곱 살 생일 파티 때 한승희의 집에 놀러 온 제자들과 찍은 사진이었다.




9. 진북을 향해서


책상 위에는 여러 단어가 적혀있는 A4 용지, 캔버스 천으로 만든 신발, 하얀색 전지, 유성 펜, 아크릴 물감, 폼 보드 등이 놓여 있었다. 한승희는 아직 오직 않았다.

“오늘은 미술 수업인가?” 상철이 물감 튜브를 열어서 냄새를 맡아보았다. 유진은 그림 도구를 만지면서 생각에 잠겨 있다. 시온은 물감 튜브와 유성 펜에 쓰인 컬러의 이름을 살피고 있었다.

“나 정말 색깔이 생각 안 나. 분홍색이 어떤 색이었는지 너무 아득해. 복숭아에 그런 색이 있었던 것 같은데.” 상철과 유진은 손에서 만지고 있었던 물감을 그대로 내려놓고 시온을 보았다. 시온이 머쓱한 듯 말했다.

“썰렁하게 하려는 것은 아니었는데… 정말 컬러가 기억 안 나. 완전 색맹이 된 후에 물감을 처음 본 건데, 그냥 생각이 안 나서… 신경 쓰지 마.”

“시온아…” 유진의 코 끝이 빨개지는 찰나, 마침 한승희가 방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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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늦었지? 자, 오늘은 휴먼 브랜딩 마지막 과정이야. 먼저 퀴즈를 하나 내볼게. 왜 밤하늘에는 별자리가 있을까?”

“네? 별자리요?”

“전갈자리, 작은 곰자리, 헤라클레스 자리… 이런 별자리의 시작은 4천 년 전 목동들이 하늘의 별을 보고 만든 이야기라고 들었는데, 그들은 왜 별자리 이야기를 만들었을까?”

“뭔가 많은 이야기가 필요해서? 건국 신화 같은 것으로 사용하지 않았을까요?” 유진이 말했다.

“뭐 비슷할 수도 있지만, 별자리 이야기는 단지 이야기가 아니라 기능적 가치를 가진 이야기야.”

“기능적 가치라면 제사 때 사용하는 주문 같은 건가요?” 상철이 물었다. 시온은 다양한 상상을 하면서 답하는 유진과 상철을 쳐다보았다.


“시온이는 알고 있는 거야?” 상철이 물었다.

“알게 되었어.” 시온은 웃었다. 한승희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시온을 보았다.

“혹시 선생님에게 특별 족집게 특강?” 상철은 묘한 표정으로 시온과 승희를 번갈아 보았다.

“아니야.” 시온이 대답했다.

“별자리 이야기가 기능성이면… 밤의 별자리 기능은 위치를 찾기 위한 건가요?” 유진이 물었다.

“그래, 맞았어. 결론적으로 방향을 찾기 위해서지. 하지만 어떻게 방향을 찾느냐가 별자리의 숨은 기능이야.”

“알았다! 무슨 다빈치 코드처럼 성지를 찾는 비밀이 여기에 있는 거죠. 뭐 일종의 보물지도 같은 것 아닐까요?”


상철은 확신에 찬 얼굴로 한승희를 쳐다보았다.

“제법인걸, 그럼 오늘 교육의 힌트를 더 줄까? 먼저 별자리 이야기부터 해보자. 달의 신이자, 처녀의 수호신 아르테미스의 뜻을 섬기던 칼리스토라는 시녀가 있었지. 칼리스토는 뛰어난 미모에 꾸미지 않아도 빛나는 순수하고 밝은 마음을 가진 여자였어. 제우스는 이런 칼리스토에 반했고, 칼리스토는 아기를 갖게 됐지. 이렇게 낳은 아기가 제우스의 아들 아르카스야. 문제는 아르테미스가 칼리토스가 더 이상 처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화가 난 거지. 그래서 저주를 내려 칼리스토를 곰으로 바꿔 버렸어. 곰이 된 칼리스토는 결국 아르카스를 떠나 숲 속으로 갈 수밖에 없었고.

어느 날, 성인이 된 아르카스는 숲 속에서 사냥 중이었는데 곰이 된 칼리스토가 그 모습을 본 거야. 아들을 만난 기쁨에 칼리스토가 달려가는데, 아르카스는 이 곰이 자신의 어머니인지 모르잖아. 순간적으로 놀란 아르카스는 갖고 있던 활로 곰의 심장을 겨냥해 시위를 당겼어. 하늘에서 이 모습을 본 제우스는 아르카스가 어머니를 죽이는 죄를 범하지 않게 하려고 회오리바람을 일으켜 두 모자를 하늘로 올려 보냈지. 그렇게 아르카스는 칼리스토와 함께 하늘의 별이 됐어. 우리에게도 익숙한 큰 곰자리가 칼리스토, 작은 곰자리가 아르카스야.

하지만 이런 남편의 행동에 화가 난 헤라는 강의 신 오케아노스와 바다의 노신 네레우스의 딸 테티스에게 부탁해서 칼리스토와 아르카스가 다른 별들과 달리 바닷가에 들어가 쉴 수 없게 만들었어. 그래서 큰 곰자리와 작은 곰자리는 항상 북쪽 하늘을 돌고 있어.

한편, 카시오페이아 자리는 에티오피아의 왕비 카시오페이아(Cassiopeia)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W자로 표현한 거야. 그녀는 허영심 때문에 포세이돈에게 미움을 받아서 별이 되었고 하루의 반은 하늘에 거꾸로 매달리게 된 거지. 자, 이 두 개의 이야기에서 어떤 기능을 발견할 수 있을까? 답은 이야기 안에 숨어 있단다.”

“바람피우고 허영에 빠지면 이렇게 당한다.” 상철은 진지하게 이야기했지만 모두 웃었다.

“아니야.”

“잘못하면 이렇게 낱낱이 공개된다.” 상철이 계속 대답했다.


“박상철, 이제 그만!” 유진이 상철의 발동을 제압했다.

“이 두 개의 별자리는 움직이지 않는 북극성을 찾기 위한 방법이란다. 큰 곰자리와 작은 곰자리가 바닷가에서 쉬지 못하고 항상 떠 있는 것은 벌이 아니라 그리스 지역에서는 항상 보이는 별이기 때문이야. 그리스인들은 이런 특성을 이야기로 풀어서 오랫동안 기억하는 거야. 4천 년 전 밤의 숲과 들판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싶으면 진북을 찾아야 했겠지. 그런데 문제는 진북이 잘 안 보인다는 거야. 밤에 연무라도 끼면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돼. 모든 별이 움직이지만 항상 제자리에 있는 별을 찾기 위해서는 다른 별이 필요했어. 움직이는 별로 움직이지 않는 별을 찾은 거지. 그리고 그런 별자리를 잊지 말라고 이야기를 만든 거야. 그리고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이 이야기를 하고 있고.”

“넵! 이번 수업이 뭔지 대충 감이 왔습니다.” 상철은 시온을 보면서 자신도 뭔가 알았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위치가 변하지 않는 가치, 즉 북극성을 찾아라!”

“맞았어, 상철아!” 한승희가 말했다.

“변하지 않는 가치는 저번에 저희가 지었던 새 이름이죠? 새 이름으로 북극성을 이미 찾은 것 같은데. 그럼 이제 북극성을 찾기 위해 별자리를 만드는 건가요?” 유진이 질세라 말했다.

“그래, 유진이가 맞췄어. 오늘은 저번에 만들었던 가치와 새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서 별자리를 만들 거야. 그 별자리가 우리가 만들 브랜드의 방향을 알려 주겠지. 오늘은 본격적인 브랜드 구축으로 가기 전 마지막 단계야. 여기에 적힌 단어는 그동안 너희가 포이에마를 비롯해서 무엇인가를 정의할 때 사용했던 단어들이란다.”

한승희는 3명이 그동안 포이에마와 휴먼브랜딩휠을 만들면서 사용했던 단어들을 모두 보여주었다.

“와! 저희가 이렇게 좋은 단어를 버렸나요?” 상철이 하나씩 읽으면서 말했다.

“지금 보니깐 너무 아까운 단어가 많은데…”


재창조 / 세상에 없던 새로움 / 같은 꿈 / 같은 미래 /존재의 의미 / 존재 자체로 만족시킴 / 존재감 / 인간을 이해하는 브랜드 / 인문학적 브랜드 / 변화 / 진실을 위한 혁신 / 아이디어 / 특별함 / 신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특별한 가치 / 모두를 위한 가치 창조 / 모든 사람이 누림 / 가질 수 있는 / 정당한 가치와 가격 / 전통 / 진화하는 전통 / 문화 / 혼 / 마음과 뜻 / 의미 / 사랑 / 가치 / 가치주의/ 시대가 원하는 가치 / 본질 / 꾸미지 않음 / 기본에 충실 / 간결 / 본질적 아름다움 / 변하지 않는 진실 / Origin / 솔직함 / 느낌 / 은근한 매력 / 자연스러움 / 무한한 가능성 / 가능성(Possibil-ity) / 감성 / 감성 매뉴얼/ 창의성 / 트렌드 / 도(道) / 진심 / 진실 / 휴머니즘 / 사람을 위한 / 이해 / 인간에 대한 이해 / 기다림 / 인고 / 인내 / 도전 / 기존 프리미엄에 대한 도전 / 섬김 / 배려 / 소리치지 않음 / 속삭임 /치열함 / 당신이 되기 / 친구 / 우정 / 친근함 / 관계 / 스마트 / 하나가 됨 / 식구 / 연인 / 반려자 / 동반자 / 기대 / 궁금함 / 정갈함 / 단아함 / 단순함 / 절제 / 심플 / 깔끔함 / 세련됨 / 세련된 품격 / 격 / 평범함처럼 보이는 비범함 / White Charisma / Black Honest / 단순함 뒤에 숨어있는 정교함 / Sim-ple / Art of Detail / 꾸미지 않음 / 격식은 갖췄으나 자유로운 / 멋 / 머무르지 않음 / 지루하지 않은 / 느낄 수 있는 / 익숙함과 낯섦의 만남 / 익숙하면서 낯선 / 평범함의 새로움 / 평안함 / 편안함 / 햇볕 / 따뜻함 / 빛 / 눈부심 / 그리움 / 도회적 / 이국적 / 고급화 / 럭셔리 / 고급스러움 / 현대적 / 대담한 발걸음 / 당당함 / 자신감 / 중후함 / 노래 / 놀라움 / 기대 이상의 놀람 / 감탄 / 감동 / 찬사 / 차별적인 이미지 / 차이 /같은 생각 / 비슷한 사유 / 공유 / 같은 방향을 보는 만남 / 위로 / 위안 / 용서 / 설렘 / 웃음 / 위트 있는 반전 / 믿음 / 부러움 / 긍정적 에너지 / 즐거움 / 최선의 기쁨 / 기쁨 / 행복 / 눈부신 발전 / 생활의 진보 / 비상 / 진보 / 발전 / 리더 / 중심 / 여유 / 주류로의 진입 / 자기애 / 경외 / 본질 / 비범함 / 감동 / 창조선도 / 인간존중/ 흐름을 만드는 / 긍정적 체험 / 또 하나의 나 / 책임감 / 자유/ 매력


“이제부터 다시 한 번 너희가 사용했던 단어를 연결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 거야. 예전 워크숍에서 가치 키워드 세 가지를 뽑았잖아? 예를 들어 유진이가 마지막까지 들고 있었던 가치는 꿈, 사랑, 창조였지. 여기서 단순히 꿈이라는 것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단어야. 그런데 이 꿈이 유진이만 가지고 있는 꿈이고 고객에게 주고 싶은 새로운 꿈이라면 어떤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까? 유진이는 이 단어장에서 유진이만의 꿈을 정의할 세 단어를 찾는 거야. 사람을 알아보는 방법 중 하나는 그 사람의 기쁨을 찾는 거지. 모두의 기쁨인가 아니면 개인만의 기쁨인가? 돈으로 언제든지 만들 수 있는 기쁨인가? 아니면 오직 그 사람만이 누리는 특권의 기쁨인가? 아인슈타인의 기쁨을 우리도 공유할 수 있을까? 스티브 잡스의 기쁨과 동네 빵집 사장님의 기쁨은 같은 것일까? 유진이가 말하는 ‘꿈’의 기쁨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를 생각하면서 꿈을 정의해봐. 이렇게 세 개의 가치 키워드를 두 개 이상의 단어로 정의하면 문장을 만들 수 있어. 그 문장들에 상상력을 불어 넣으면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그리고 우리는 다시 단어들을 분리해서 별자리를 만들어 볼 거야. 별자리를 만들면서 그림도 그려볼 거고.”

“신화를 다시 쓰는 거군요.” 유진이 말했다.

“그렇지. 우리가 만들 브랜드의 이야기를 먼저 써보는 거란다. 이걸 한 번 볼까? 애플은 자신의 디자인 원칙과 목적, 결과물을 네 가지의 단어로 설명했어. ‘기쁨, 놀라움, 애정, 연결’이야. 이 단어 자체가 특별하거나 희귀하진 않아. 오히려 너무나 흔하게 사용하고 있는 단어들이잖아? 길거리 전단지에서도 볼 수 있는 그런 단어 들인데, 이 네 가지가 융합되어서 이런 포이에마가 완성됐어.




이건 원래 스티브 잡스가 1997년 WWDC에서 이야기했던 구절을 인용한 거야.


People think focus means saying yes to the thing you’ve got to focus on. But that’s not what it means at all. It means say-ing “no” to the hundred other good ideas that there are. In-novation is saying “no” to 1,000 things.
사람들은 중점을 두고 해야 하는 일에 예스라고 답하는 것을 집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절대 집중의 의미가 아니다. 수백 가지의 좋은 생각도 “아니”라고 답하는 것이 진정한 집중이다. 혁신은 1,000가지 생각에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기쁨, 놀라움, 애정, 연결’은 애플의 사내 교육은 물론이고, 매장의 직원들에게 교육적인 의미를 함축해서 전달하고 있지.


A - Approach the customer with a ‘warm welcome’ :고객에게 따뜻한 환영인사로 다가가기

P - Position, Permission, Probe. Tell the customer what you want to do, ask permission, and then ask them ques-tions to determine their needs: 역할, 동의, 조사. 고객에게 당신이 원하는 바를 알려주고, 동의를 구한 다음에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결정하도록 질문하기

P - Present the appropriate product solution that fits their needs: 고객의 필요에 딱 맞는 적절한 제품 설루션을 제시하기

L - Listen to their concerns: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E - End with a fond farewell and an invitation to return:따뜻한 인사로 배웅하고 고객이 다시 방문하도록 초청하기


평범한 단어들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면 비범해진단다. 각자 선택한 세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너희만의 이름을 만들었잖아. 이번에는 그 이름의 실체가 되어야 해. 유진이는 크레이브드(Creved)가 되고, 상철이는 호크마(Hokma) 그리고 시온이는 클래비스(Clavis)가 되어서 처음의 키워드 세 개를 다시 정의해 보자. 그 정의는 일반 사전에서 정의하는 것과는 달라야 한단다. 크레이브드, 호크마, 클래비스만의 정의를 만들어봐. 지금부터 가치 키워드를 새롭게 정의하고 그 정의된 단어를 활용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거야. 그럼, 시작해볼까!” 시온과 유진, 상철은 세 시간에 걸쳐 자신의 가치 키워드를 연결하고, 별자리와 별자리 이야기를 만들었다.




《박유진의 리포트》

정의된 가치 키워드


세상에 없어서 설레게 하는 같이 꾸는 꿈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사랑의 힘

창조의 기쁨


별자리

황금 바구니

자신이 꼭 이루고 싶은 한 가지 소원을 넣고 간절히 기도하면, 그 소원이 진실일 때 반드시 이루어지는 마법 바구니다. 하지만 무조건 소원을 넣어두었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그 소원을 넣으면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시험과 위협이 찾아온다고 한다. 그 소원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진실한 사랑과 믿음을 가지고 인내하면서 기다리는 것이다.



《박상철의 리포트》

정의된 가치 키워드

지나친 열정을 경험해야만 지혜의 부족함과 경험의 충분함을 알 수 있다

LIfE (Learning Innovation for Evolution)

우리다움으로 만들어지는 자기다움


별자리

생명 노트(Life note)

데스노트(Death note)가 악마가 준 살인 노트라고 한다면, 생명 노트는 천사가 준 부활의 노트이다. 하지만 여기서의 생명은 단순히 심장을 뛰게 하는 생존의 의미가 아니다. 자신을 완전히 바꾸는 혁신과 진보의 길로 인도하는 노트다.

이 노트는 새 생명을 찾기 위한 지도와 같은 기능을 한다. 하지만 펼쳐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백지다. 그 사람이 자신의 새로운 생명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면 노트에 자기가 지금까지 왔던 길과 가야 할 길이 그려진다. 또한 자신과 함께하는 친구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지도는 선명해지고 목표를 향해 연결된 여러 길이 선명하게 보인다.



《윤시온의 리포트》

정의된 가치 키워드

포기하는 것을 포기하다

불가능에서 가능성을 찾다

영원히 감추기 위해서 버려진 진리


별자리

애너그램 퍼즐 박스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인간의 운명을 프로그램(Program)했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된 인생을 알기 위해서 이름을 주었다. 그러나 그 이름의 원 뜻대로 운명이 프로그램된 것은 아니다. 이름 자체가 단어의 비밀스러운 배치로 만들어진 애너그램(Anagram)이기 때문에 이것을 풀기 위한 퍼즐이 필요하다. 자신의 이름이 갖는 애너그램을 풀기 위한 방법은 신을 감동시킬만한 선한 일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선을 행하면 신은 그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알 수 있는 힌트를 일상 속에서 하나씩 알려준다. 그 단어들을 이 박스에 넣으면 자신의 운명 이야기와 죽은 이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한승희와 시온, 유진, 상철은 자신들이 그린 별자리를 천정에 붙이고 누웠다. 그리고, 한 명씩 돌아가며 자신의 별자리에 담긴 이야기를 했다. 한승희는 그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 그들 안에 있는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이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이야기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상상 범위는 몇 차원의 세계를 말할 수 있을까? 한승희는 세 명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엇인가를 결심한 것처럼 보였다.


“정말 시온이의 말처럼 우리 이름과 우리가 만든 이름에 어떤 애너그램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고 보니 나의 이름 호크마(Hokma)를 제외하고 크레이브드(Creved)와 클래비스(Clavis)는 애너그램이 있는 것 같아!” 상철이 벌떡 일어났다.

“네가 생각해도 새 이름이 맹숭맹숭하지? 이런 것에 질투내지 마.” 유진도 일어났다.

“아, 다시 이름을 지어야 할 것 같아. 시온이 말대로 뭔가 운명이 프로그램된 애너그램식의 이름이 좋을 것 같아. 내 이름은 좀 구린 것 같아.”

“아이고! 박상철. 지혜라는 뜻이 뭐가 구려? 지혜를 구리게 보는 네가 구리다!” “좋아, 이번에는 이 캔버스 천 신발에 너희가 말한 것을 그려보는 거야. 유진이는 황금 바구니, 상철이는 라이프 노트, 시온이는 애너그램 퍼즐 박스를 그려봐.” “선생님, 여기에도 혹시 심오함이 있나요?” 상철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너 그냥 멋지게 만들고 싶어서 그러지?” 유진이 말했다.

“이번에는 의도를 정확히 알고 잘 만들고 싶어서 그런다. 왜!”

“일단 의도나 의미는 생각하지 말고 머릿속의 별자리 이미지를 그림으로 그려 보렴.” 한승희가 천천히 설명했다.

“혹시 이 신발이 브랜드의 완성도를 말하는…”

“그런 건 아니란다. 일단 신발에 그림을 그리고 이 전지에 그동안 우리가 했던 포이에마, 키워드, 아이덴티티 휠을 모두 한 곳에 적어 볼 거야.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마칠 거니까 이제 시작해보자.”

두 시간이 흘렀다. 책상 위에는 지금까지 교육한 모든 내용이 적힌 전지가 놓여 있다. 셋은 각자의 전지 위에 별자리 이미지를 그린 캔버스 신발을 놓았다. 한승희는 종이배를 만들어보자고 했다. 셋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전지로 종이배를 접자, 한승희는 커다란 종이배를 나폴레옹 모자처럼 머리에 쓰고 별자리를 그린 신발을 신으라고 말했다. 다들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쭈뼛쭈뼛 신발을 신었다.

한승희가 음악을 틀었다. 멜로디가 잔잔하게 공기를 울렸다. 이어서 한승희는 주머니에서 작은 별을 꺼내 시온, 유진, 상철이 서 있는 반대편 벽에 붙이고 그들 옆으로 돌아왔다. 한승희는 의식을 행하는 여제사장처럼 분위기는 진지하고 엄숙했다. 한승희가 절제된 감정으로 뭔가를 낭독하기 시작했다. 이 교육을 처음 시작할 때 세 명이 자신에 대해서 쓴 포이에마였다.


나는 작은 들풀이다.

이름도 없고 향도 다른 꽃에 비해서 그렇게 강하지 않는 그런 들풀이다.

나에게 꿈이 있다면 씨앗을 맺는 것이다.

씨앗을 맺으려면 꽃을 피워야 하는데

나는 어떤 꽃을 피울 수 있을까?

나는 내가 피우게 될 꽃을 상상하면서 이곳에서 바람에 의해

춤추는 들풀이다.

그렇다. 나는 꽃이 없는 들풀이다.

하지만 나는 꽃을 꿈꾼다.

내 심장에는 피가 아니라 불이 있다.

그래서 내 심장은 용광로다.

내 심장에는 피가 아니라 물이 있다.

그래서 내 심장은 심해처럼 깊다.

내 심장에는 열정이 있다.

그래서 내 심장은 혁신을 향해 달리는 기계다.

나는 세상을 흑과 백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세상의 그림자를 볼 수 있다.

모든 것에는 그림자가 있다.

그림자를 통해서 실체를 알아볼 수 있다.

어떤 그림자는 무거운 그림자도 있다.

바로 성공한 사람들이 뽐내는 그림자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그림자를 자랑한다.

많은 사람이 이런 그림자를 갖기 위해서 자신의 생명을 건다. 하지만 그림자는 그림자일 뿐이다.

신에게도 그림자가 있다.

바로 가장 낮은 사람을 돕는 높은 사람이다.

그들은 신 앞에 있다.

신의 빛으로 그들의 그림자는 낮은 자를 향하여 길게 뻗어 있다.

나는 세상을 백과 흑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세상의 그림자를 통해서 실체를 볼 수 있다.




“박유진, 박상철 그리고 윤시온이 아닌 크레이브드(Creved), 호크마(Hok-ma), 그리고 클래비스(Clavis)가 되어서 너희가 처음 쓴 포이에마를 들어보니 어떻니? 너희가 쓴 것처럼 들리니? 아니면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니?” 셋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한승희는 가방에서 천으로 된 줄을 꺼내어 그들 발 앞에 놓았다. 그리고 셋의 눈을 하나하나 마주치며 이야기했다.

“너희 발 앞에 놓여 있는 줄은 운명의 실로 베를 짜는 클로토(Clotho)가 짠 줄이란다. 여기에 너희의 이름을 적었어. 어쩌면 그건 베에 무늬를 그린 라케시스(Lachesis)가 한 것이겠지. 이제 너희가 그린 신발을 신고 이 베를 넘어서 저기 보이는 북극성을 향해 가는 거야. 너희 스스로 베를 잘랐던 아트로포스(Atro-pos)가 되어서 새 이름이 주는 새로운 생명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겠지. 천정에 붙인 것은 너희가 만든 별자리야. 저것이 브랜드 스토리가 되어야 해. 너희의 이야기가 아니라 너희의 브랜드를 사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그런 스토리. 그럼 저기 북극성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브랜드인가요?” 상철이 바로 대답을 했다.


“아니야. 브랜드는 저기까지 가기 위한 지도, 소품이 되겠지. 저 북극성은 사람들이 브랜드를 통해서 누리게 될 행복이어야 한단다. 브랜드의 상품은 시대와 트렌드에 따라서 변할 수도 있고, 또 콘셉트가 바뀔 수도 있어. 우리는 변할 수 있는 것을 북극성으로 두면 안 돼. 변하지 않는 것. 절대로 변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북극성을 두어야 해.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바로 브랜드고. 시온이 표현을 빌리면 브랜드는 가치의 그림자일 뿐이야.”

“알겠습니다.” 세 명이 동시에 말했다.

“좀 무서운 이야기지만 사람들이 자살할 때 신발을 벗고 뛰어내리잖아.”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승희는 아랑곳 않고 엄숙하게 말했다. “지금 신고 있는 신발을 벗고 너희가 만든 신발을 신고 뛰어넘는 거야. 알았지?” 셋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동안 받은 교육의 의미를 한 순간에 깨달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치 그 자체가 됨으로써 스스로 부활을 이룬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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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ee64BUJNdtI



https://brunch.co.kr/magazine/humanbrand



https://brunch.co.kr/magazine/brandstartup




ST Unitas의 ESG

"1%의 소수가 누리는 브랜드 비즈니스의 기회를 소외된 99%의 기업도 함께 누릴 수 있을까?"



브랜드 교육 프로그램 내용은 아래 주소에 있습니다.

공지사항 : https://blog.naver.com/unitas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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