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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 Apr 09. 2022

소설 뒷장부터 읽기

브랜드 훈련



이야기의 재구성


지금은 휴먼브랜드 교육과정 중이다.

휴먼브랜드 수강생들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닫기'를 누르기를 권고한다.

이 글을 읽는 것은 수학 문제집의 뒤편 해설 답안지를 보는 것과 같다. 

교육의 의도를 알면 교육과정이 시시해진다.... 쉬워 보인다. 

읽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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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을 읽을 때  마지막화부터 읽기 시작해서 첫 장까지 읽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읽는 모든 소설은 추리 소설이 된다. 장르가 바뀐다. 

주인공은 어떻게 될까? 가 아니라 사건은 어떻게 시작이 되었을까? 왜 이런 것이 나왔을까?

이때부터는 독자가 아니라 작가가 된다.


뒷장부터 소설 읽기는 마치 자전거 역풍을 맞으면서 가는 것처럼 이해하는 것이 힘들다.

읽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게 된다. 

소설책 옆에는 수첩을 두고 주인공과 주변 인물 관계도를 그려가면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찾아간다.

이렇게 거꾸로 읽는 것이 그냥 읽는 것보다 재미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작가가 눈길에 남겼던 발자국을 되짚어가면서 복선과 필연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심지어 작가가 놓친 부분도 볼 수 있다. 작가가 어떤 부분에서 운명이라는 카드를 썼는지도 알 수 있다.

그러니깐 신의 위치에서 글을 쓴 전지적 작가(신)의 시점으로 주변을 볼 수 있다. 

멋진 거실 스튜디오의 뒷 면, 화판으로 세워둔 벽을 보는 느낌을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날 것! 

놀라운 것은 첫 장부터 읽었던 독자와 뒷장부터 읽은 사람이 주인공에 대해서 완전히 다른 감정을 가질 수도 있다.

비유한다면 연쇄살인 현장에 나온 프로파일러들이 기분이라고 할까? 

막막하지만 직감으로 스토리를 구상한다. 


사실 이 방법을 쓴 것은 브랜드 리서치와 고객 경험을 통해서 배웠던 방법을 소설 읽기에 적용한 것이다.

생산자의 의도와 소비자의 의미의 일치성을 확인하기 위해 고객 관점으로 브랜드 시나리오에 사용하는 방법이다.


인생도 이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우리는 미래를 보고 싶어 하지만 과거를 통해서 현재를 이해하지 못한다.

지금 여기에 내가 있기까지 일어났던 일을 주인공 관점이 아니라 작가의 관점으로 인생을 살펴보자.

그것을 우리는 회고록이라고 부른다.

회고록을 통해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숙명의 결을 느낄 수 있다.

바람을 볼 수 없지만 바람의 소리와 느낌도 알 수 있다.

인생의 주인공이 되려고 하면 대본과 상대역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인생의 작가가 되어보자.

회고록으로 인생을 감아보면 그때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다.



수강생은 읽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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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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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브랜드 과정에서 회고록과 소설 쓰기가 있다. 

수강생 대부분이 쓰다가 포기한다. 


그들은 글을 못쓰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화해하지 못하고, 소설로 쓰고 싶은 미래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막상 회고록을 쓰려고 보니 기억도 나지 않고, 과거의 일들이 별 볼일 없어 보인다고 푸념한다. 

나는 브랜드란 가치와 기억의 재현이라고 믿는다. 

자신이 경험했던 그 무엇을 브랜드로 구현하고 싶은 욕망이 브랜드의 에너지가 된다.(고 믿는다)


회고록을 쓰면 쓸수록 자신이 단단해지는 것을 느껴야 한다.

그 단단함을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휴먼 브랜드 콘셉트이라고 말하고 싶다. 

~~ 중략~~~

콘셉트 Concept.... 콘셉트의 명사형은 Conception이다. 이 단어의 뜻 중에는 [임신]이라는 뜻도 있다.

그 단단함의 실체는... 자신이 자신을 임신했다는 증거다.  


유도분만, 제왕절개.... 휴먼브랜드 교육 중에 이런 단어가 많이 나온다.

그렇다면 자신의 콘셉트를 잃거나 포기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래서 이 과정이 진지하다. 




브랜드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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