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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 Aug 31. 2022

휴먼브랜드 회고록(16)/웍샵

자기다움(2) -활용 편

조태현에서 권민, 권민에서 권민으로 


패션인사이트 객원기자의 이름으로 사용한 권민의 의미는 어머니의 성씨인 권權, 

그리고 어머니의 자식이라는 의미에서 백성 민民을 넣었다. 이런 의미로 모라비안바젤 대표까지 사용했다.







2번째 권민




휴먼브랜드 휠을 만들면서 나는 유니타스브랜드 편집장에 맞는 [민]자를 다시 찾았다. 

휴먼 브랜드 휠의 내용을 비유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물흐를 민潣]으로 바꾸었다. 

권민權民에서 권민潣이 되었다.


2007년부터 창간을 준비하면서 브랜드 전문지 편집장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모라비안바젤 컨설팅을 창업하면서 갑자기 사장(대표이사)이 되는 것이 얼마나 해악한 것인지를 알았기에 이번에는 권민 흉내가 아니라 권민 훈련을 했다.


대표이사(사장)는 회사를 내 돈으로 세우면 얻게 되는 법률적 용어다. 그러니깐 사람으로 태어나면 사람이 되는 것처럼, 기업을 세우면 사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모두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짐승에 가까운 사람이 있기도 하고 악마 혹은 천사와 비슷한 사람도 있다.


잡지 발행인은 대표이사처럼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편집장은 아무나 할 수 없다.  ‘편집장’이라는 직함은 실력과 기능을 가지고 있는 직함이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 연구했다. 배우가 경찰 배역을 하기 위해서 경찰서에서 형사들과 함께 근무해보는 것처럼, 나도 편집장이 되기 위한 훈련을 했다.


브랜드 잡지 편집장은 어떤 책을 읽을까?

어떤 습관으로 살아갈까?

어떤 말투를 사용할까?

이 사람의 편집증은 무엇일까?

좋은 습관은 무엇일까?

커피를 하루에 몇 잔을 마실까?

몸무게는 얼마나 나갈까?

독자들이 유니타스브랜드 편집장이라는 한 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

말투는 어떨까?

어떤 장르를 좋아할까?

즐겨보는 드라마는 무엇이 있을까?

브랜드 편집장에게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은 누구일까?

나를 공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이렇게 수백 개의 질문을 만들고 그 질문에 따른 답을 달고 행동했다. 이것이 휴먼브랜드의 휴먼 브랜딩 작업이다. 이런 질문의 대답은 흉내를 내면서 자기기만에 빠질 수 있다. 진짜 브랜드 잡지 편집장이 되기 위해서는 완전히 나 자신을 리셋시키는 행동이 필요했다.


 휴먼브랜드의 리셋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 보겠다. 이성애자 배우가 동성애 배역을 잘하기 위해서 어떻게 할까? 연쇄 살인범 역할을 하기 위해서 어떤 내면 연기가 필요할까? 외계인 배역이라고 한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남자인데 여자 역할을 한다면? 자폐증 배역을 맡았다면 어떻게 대본을 외울까?

단 한 번도 브랜드 편집장이 되어 본다고 생각하지 않은 내가 편집장 역할을 하는 것은 최고의 연기자가 되어야만 했다. 흉내 내는 가짜가 아니라 존재하는 실제가 되어야 했다. 이제 질문의 강도를 높여 보자.


 “권민 편집장은 편집이란 무엇이라고 정의하시나요?”


편집장을 하면서 이런 본질적인 질문을 받아 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처음 잡지를 만들 때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뭐라고 할까?를 생각했다. 만약에 브랜드 경영자에게 ‘브랜드란 무엇입니까?’라고 말하면 당황해 할 것이다. 그가 몰라서 대답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브랜드를 정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편집장에게 편집이 무엇이냐는 황당한 질문을 스스로 하면서 나는 한동안 여러 책을 보면서 고민했다. ‘편집은 여러 정보를 편집(編엮을 편, 輯묶을 집)해서 새로운 관점과 정보를 만드는 것입니다.’이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대답이다. 하지만 유니타스브랜드 편집장이 생각하는 편집은 이런 것이 아닐 것이다.


 영어의 편집edit의 어원은 라틴어 단어 edo이다 edo는 ex(밖으로) + do(주다) 형태로, ‘내놓다’라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라틴어에서editus, 과거분사edere"배포하다, 내놓다에서 나왔다고 한다. 어찌되었는 ‘내놓다’라는 의미가 좋았다. 그렇게 해서 내가 정의한 편집은 어원에 충실했다.


“내가 정의하는 편집은 여러 개를 조합해서 하나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것은 수많은 잡지 편집장이 생각하는 편집의 정의가 아니다. 브랜드 잡지 편집장이 생각하는 편집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브랜드 지식이 편집될 수 없기 때문이다.


 브랜드 지식은 쌓이지 않는다. 모토로라의 지식으로 애플을 이해하지 못한다. 브랜드 지식은 파괴적 창조에 의해서 나온다. 모토로라의 지식과 노하우가 쌓여서 애플이라는 브랜드가 나온 것이 아니다. 애플은 모토로라를 비롯한 노키아와 같은 핸드폰 시장을 파괴하고 스마트 폰 시장과 지식을 만들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애플의 브랜드 지식을 나이키에 접목해서 더 큰 성공을 얻지 못한다. 세상의 브랜드가 자신만의 브랜드 콘텐츠가 있다. 벤치마킹이라는 전략을 통해서 어느 정도 적용을 할 수 있지만 애플처럼 한다고 애플 브랜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브랜드 지식의 특성이 있어서 브랜드 잡지 편집장이 생각하는 콘텐츠의 편집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니타스브랜드의 편집방향Editorial direction은 숨겨진 브랜드 지식을 ‘내놓는 것’이다. 이렇게 편집 방향이 결정되다 보니 질문의 시작은 ‘왜’로 시작했다.


“우리는 왜 이 브랜드를 사용해야 합니까?”

“당신은 왜 이 브랜드를 만들었습니까?”

“브랜드의 철학을 왜 이렇게 정하셨습니까?”


잡지의 콘텐츠는 진지하면서 무거워지고, 어떤 독자의 경우에는 계속 비슷한 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유니타스 브랜드의 편집방향은 숨겨져 있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 ‘규정된 이론은 없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사실’에 대한 취재였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드러나게 한 브랜드지식은 브랜드십, 휴먼브랜드, 헬퍼십, 브랜드 인문학, 슈퍼네츄럴 코드와 같은 것이다.

 유니타스브랜드를 창간하기 전에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클라이언트 대표에게 했던 질문을 그대로 나에게 했다.


1)유니타스브랜드는 왜 창간을 했습니까?

2)유니타스브랜드의 독자가 10만 명이 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뀝니까?

3)유니타스 브랜드가 매출 1,000억이 되었습니다. 누가 행복한 것일까요?


1)번의 질문은 우리는 왜 창간을 했어야만 했을까?의 대답이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와 비슷한 충격파를 가진 질문이다. 어렸을때 나는 왜 태어났을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갔던 적도 있다. 이제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다. 


왜 태어났는지에 대해 질문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나는 자녀를 갖게 되었다. 부모라고 한다면 지금 나의 자녀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알 것이다. 섹스로 시작해서 3억의 정자 그리고 1마리의 난자가 결합하여서 사람이 된다. 생물학적 대답이다. 어떤 부모가 자기 자녀에게 이렇게 탄생의 신비를 설명할 수 있을까? 대부분 사랑의 결정체라고 퉁친다.


 나는 7년 동안 자녀를 갖지 못했다. 아내는 병원에서 배란 촉진 주사를 맞고 와서 집에서 기다렸다. 우리는 아이를 갖기 위해서 모든 의학적 방법을 다 동원했다. 2번의 유산으로 인해서 임신이 어렵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결국 입양까지 생각했던 우리에게 아기가 생겼다. 물론 그 과정은 섹스이다. 그렇게 갖게 된 아이에 대해서 나는 자녀의 존재를 무엇이라고 말할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의 자녀는 섹스의 결과물이 아니라 운명의 선물이다.


 유니타스브랜드 런칭도 비슷하다. 시작은 바젤 커뮤니케이션을 살리기 위한 일종에 종족 번식행위와 비슷했다. 하지만 태어나면서부터(런칭되면서)나는 유니타스브랜드의 부모라는 것을 알았다. 단순히 잡지가 아니라 권민이 권민이 되는 코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유니타스브랜드의 부모가 되기 위해서 유니타스브랜드답게 행동했다.


‘왜 창간을 했는가?’ 유니타스브랜드를 창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창간 후에 알게 되었다. 사랑의 결정체가 아니라 소명의 완성체에 가까웠다. 나는 잡지로 만들어진 권민, 유니타스브랜드라는 권민을 낳게 되었다. 거미가 태어나자마자 본능적으로 거미집을 만드는 것처럼 유니타스브랜드와 나는 본능적으로 우리가 드러나게 할 지식을 찾았다.


 ‘좋은 브랜드는 좋은 생태계이다.’ 이것은 모라비안바젤 컨설팅을 하면서 만나고 배우게 된 브랜드의 방향이었다. 이런 지식을 갖게 된 것은 파타고니아와 탐스 슈즈였다. 탐사인데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충격이었다. 파타고니아는 캠페이닝 브랜드를 탐스는 소셜 브랜드라는 새로운 개념을 갖게 했다. 이런 브랜드를 연구하면서 좋은 생태계를 이루는 좋은 브랜드가 매우 희귀하고, 일시적이고, 역기능도 나오는 것도 알게 되었다.


2)유니타스브랜드의 독자가 10만 명이 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뀝니까?

유니타스브랜드는 잡지가 아니라 대학교의 교재로 만들었다. 그래서 부록으로 웍샵과 매뉴얼이 들어있다. 우리는 독자 10만 명이 아니라 브랜드 창업자 10만 명을 교육하려고 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특집의 컨셉을 잡았고, 우리는 학년별로 배워야 할 지식과 개념을 구조화했다. 지금도 여전히 유니타스브랜드 독자이며 창업자로 교재하는 사람은 10명 정도가 된다. 더 많으리라 생각된다. 10만 개의 좋은 브랜드가 연합해서 좋은 생태계를 만들면 어떻게 바뀔까? 여전히 이 꿈을 가지고 있다.


3)유니타스 브랜드가 매출 1000억이 되었습니다. 누가 행복한 것일까요?

내가 브랜드 경영자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을 마지막으로 한 사람은 공무원 학원 대표이사였다. 나는 그에게 공무원 학원이 매출 1조가 되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라고 질문을 했다. 과연 우리나라는 어떻게 된 것일까? 스마트 폰을 만드는 기업 경영가에 한해 스마트 폰을 2억 대를 팔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요? 그 경영자는 스마트폰에 들어갈 희토류가 어디서 어떻게 환경 오염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알 것이다.


 유니타스브랜드 잡지가 1000억이 되었다면 어떤 면에서는 심각하다. 일단 종이 잡지라고 한다면 수많은 나무와 이산화탄소가 발생했을 것이다. 그것을 감안한다면 10만 개의 좋은 브랜드가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한 글을 썼다.


이름을 백 성민 에서 물흐를 민으로 바꾼 이유는 생태계 때문이다. 모든 문명은 강 주변에서 만들어졌다. 황하문명(중국 황하강), 이집트 문명(나일강), 메소포타미아 문명(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인도문명(인더스, 갠지스강)이다. 너무 거창하지만 인사이드는 민潣 (물흐를 민)에서 받은 것이다.


민潣 (물흐를 민)의 구성을 보면 물 수水와 대문, 집안 문門 그리고 글월 문文이 만들어진 단어이다. ‘집안의 글이 흘러간다’가 바로 유니타스브랜드의 글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자신의 집 대문에 자신이 어디에 속했는지를 알려주었다. 그래서 문파門派라는 말이 생겼다. 


유니타스 브랜드라는 ‘좋은 브랜드는 좋은 생태계이다’라는 편집방향으로 새로운 학문(문파 門派)을 세우고 싶었다. 그래서 그곳에서 일하는 발행인 겸 편집장을 권민이라고 부르기로 한 것이다. 나는 그렇게 배운 대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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