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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 Sep 08. 2022

휴먼브랜드 회고록(18)/웍샵

자기다움(2) -활용 편

개인 회고록과 휴먼브랜드 회고록의 차이점은 딱 하나다. 

“나는 왜 이 브랜드를 론칭해야 하는가?”라는 이유를 내 삶에서 찾는 것이다. 


물론, 찾거나 만들거나 개발시킬 수도 있다. 이렇게 말한 이유는 어떤 사람은 개발하는 과정에서 찾는 경우도 있고, 만드는 과정에서 찾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르다. 그러나 휴먼브랜드 회고록의 결과로써 [브랜드 휠]이 없다면 ‘자서전’을 쓰는 것과 같다. 

자신에 관한 [인간극장] 시나리오를 쓰는 것은 휴먼브랜드와 거리가 멀다. 


  다른 사람의 샘플을 보여주면 좋지만 … 차마 그렇게는 하지 못하겠으니 … 웍샵 때 다시 설명을 하겠다. 너무 이야기를 많이 해서 지겹게 들리겠지만, 이 문제는 탈고할 때까지 그리고 브랜드 휠을 그릴 때까지 계속 나오는 이슈다. 이렇게 나오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브랜드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브랜드 지식으로 브랜드 관점으로 써야 하는데, 자신이 무엇을 써야 하는지 그리고 이렇게 쓰는 것이 브랜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자꾸 [인간극장] 시나리오를 구구절절 쓰는 것이다. 




내가 휴먼브랜드 회고록을 (샘플로)쓰는 이유는 [사회적 브랜드] 론칭을 위해서이다. 따라서 나는 내 인생에서 사회적 브랜드를 할만한 목적과 이유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회고록을 쓰는 중이다. 만약에 사회적 브랜드를 론칭할만한 동기가 있다면 그것을 이룰만한 가치, 능력, 태도도 나에게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회고록이라고 쓰지만 일종에 자기 검열의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독자들도 18화까지 읽으면서 나에게 사회적 브랜드 런칭에 대한 명분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이 섰을 것이다. 


아마도 주변에서 많이 들어 보았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들어보자. 

“당신의 진정한 모습은 당신이 반복적으로 행하는 행위의 축적물이다.
탁월함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습성이다.” 


이것이 휴먼브랜드 회고록을 작성하는 공식 버전/방법이다. 내 인생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을 쓰고 연결하고 유추해서 나의 브랜드를 세워 보는 것이 휴먼브랜드 회고록의 목적이다. 이것에 동의한다면 다음 단계로 들어가 보자. 

  

 고인이 된 더 바디샵(THE BODY SHOP)의 창업자 아니타 로딕(Anita Roddick)은 브랜드의 자기다움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비즈니스를 하는 방식, 우리가 제품을 만드는 방식, 우리가 원료를 공급받는 방식,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과 다른 것입니다.”

 그녀의 설명을 우리 자신의 삶에 적용해보자. 아래 질문에 대답을 하면 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같은 삶을 살아온 결과일까? 

 아니면 다른 삶을 살아온 결과일까? 

 다른 사람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을 산다면 어떠한 대가와 목적이 있어야 할까? 

 다른 사람이(대상을 자녀로 정하는 것이 가장 솔직하다) 지금 나의 삶을 살기 위해서 매뉴얼을 만들어 보자. 나의 삶을 살기 위한 DOS& DONT’S를 작성해보자. 

참고로 이 교육시간에서 가장 많은 대답은 “나처럼 살지 말라”가 가장 많았다.


나는 지금의 내가 되기 위해서 노력한 것은 무엇인가? 포기한 것은 무엇인가? 나의 선택에 대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은 무엇일까? 나의 삶 중에서 가장 나다운 결정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답을 하면서 내가 런칭할 브랜드의 모습이 드러난다.


휴먼브랜드는 브랜드를 만들기 전에 브랜드의 삶을 경험해 보는 것이 핵심다. 


만약에 독자가 나이키 회장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창업자의 삶을 처음부터 살아 보아야 한다. 20대 청년 때 아식스 신발을 트럭에 실고 미국 대륙을 누비면서 파는 것이 나이키의 시작이다. 이렇게 시작할 수 있을까?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될 수 있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똑같다. 그의 삶을 살아 보아야 한다. 


  브랜드 창업 프로그램 중에서 이와 똑같은 [창업자 브랜딩 라이프]라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자신이 카페를 론칭한다고 하면 우리는 사업 계획서가 아니라 자신이 만들고 싶은 카페 창업자를 만나서 인터뷰를 먼저 하게 한다. 창업자의 삶을 3개월 동안 살면서 경험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3개월 동안 진행되는 이 교육 프로그램을 우수한(?) 결과로 졸업한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1%도 안된다. 예비 창업자는 창업주의 화려한 기업가 정신은 흠모했지만, 그가 현실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혐오했다. 





 ‘나의 경우’ 사회적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브랜드를 경험해야 했다. 

나에게 모델과 경험이 되었던 브랜드는 탐스 슈즈였다. 


  탐스슈즈의 출현은 충격이었다. 신발을 하나 사면 신발이 없는 아이에게 신발을 준다는 발상도 좋았지만 디자인, 스토리 그리고 커뮤니티 구축도 좋았다. 나에게는 소셜 브랜드라는 콘셉트를 만들어준 브랜드였다. 물론 그전에도 파타고니아라는 브랜드가 있었지만 이렇게 브랜드 목적을 브랜딩 하면서 제대로 출현한 브랜드는 탐스가 최초였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탐스 슈즈는 글로벌 트렌드까지 만들어 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신발을 공짜로 주는 시스템이 그 나라의 신발 산업에 악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공짜로 주는 기부가 오히려 악영향을 만들었던 것이다. 


  유니타스 브랜드가 론칭하면서 알게 된 탐스슈즈도 2006년부터 시작이었기 때문에 2007년 말에는 이제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단계였다. 나는 이 브랜드를 모델을 유니타스브랜드에 적용해보았다. 책을 구매하면 세미나는 자유롭게 듣게 하는 방법도 집행했다.  하나를 사면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공짜로 주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었다. 처음에는 세미나는 책을 구매한 사람만 무료가 아니라 구매하지 않아도 무료로 듣게 해 주었다. 


특집에 나왔던 무료 세미나는 오픈하자마자 몇 분 안에 인원이 채워졌다. 그러나 무료라는 특징상 노쇼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노쇼를 막기 위해서 참가비를 내게 했다. 그리고 모든 강의를 들으면서 그 참가비를 다시 찾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탐스 슈즈의 캠페인을 적용했다. 나는 세미나를 유료로 듣고, 그 세미나 비용은 다른 사람에게 기부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세미나 참가비를 반환하는 테이블 옆에 사회봉사 기부단체 부스를 마련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강의를 무료로 듣고 감사한 마음을 우리에게 참가비를 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봉사단체에게 기부하는 사회적 브랜드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확신했다. 176명 중에 참가비를 기부금으로 주고 간 사람은 7명이었다. 그 이후로는 하지 않았다. 프로젝트 결과는 예상과는 달랐지만 이런 비슷한 방법을 적용하면서 유니타스브랜드가 소셜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찾고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


  소셜 브랜드의 핵심은 목적이 브랜드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잡지 회사의 목적이 무엇일까? 양질의 정보를 사람들에게 주기 위해서는 이익을 만들어야 한다. 잡지의 이익은 광고비와 정기구독이다.  여기서 우리는 착하고 좋은 브랜드의 딜레마에 빠지기 시작했다. 광고를 받기 위해서는 발행부스가 많아야 한다. 최소 1만 부에서 3만 부가 되어야만 광고주는 매체비를 준다. 당시에 대부분의 잡지가 수만 부를 발행하지만 많은 분량이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사라지거나 미장원과 은행의 증정용으로 빠진다. 


광고를 받기 위해서는 이렇게 버려질 책을 찍어야 할까? 이미 에디터를 비롯한 모든 직원은 유니타스브랜드의 편집 방향과 브랜드 가치를 알고 있기에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광고를 받으면 광고 클라이언트는 기사를 요구한다. 기준에 안 맞는 브랜드가 온 적이 있다. 우리의 기준에 맞지 않았다. 특히 귀가 솔깃하고 마음을 흔들만한 광고 제안이 많았다. 특히 술과 담배 광고주를 가진 대행사의 영업은 적극적이었다. 여기서 주는 광고만 받으면 우리는 안정적으로 잡지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어렵게 끊은 담배와 마시지 않는 술을 어떻게 광고할 수 있을까? 결국에 우리는 광고를 받지 않기로 했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광고를 받지 않고 생존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가 선택한 것은 유니타스브랜드를 잡지가 아닌 매거북MAGABOOK이라는 콘셉트로 단행본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단행본으로 서점에 나왔다. 우리는 정기구독자에게 정가보다 30%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했다. 그렇게 선택한 것은 성공이었다. 정기구독자가 많아지면서 우리의 매출은 어느 정도 안정세를 가져왔다. 무엇보다도 광고 없는 잡지가 되면서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신뢰도를 쌓아갔다. 


그러나 2014년에 도서 정가제가 실행되면서 정기구독자에게 30% 할인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로 인해서 유니타스브랜드는 2014년 이후에 가장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되었다. 미리 배운 것을 말한다면 모든 것에는 블랙스완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콘텐츠를 잘 만들면 정기구독자가 생기고 결국에는 수익이 날 것이라는 가장 단순한 믿음으로 잡지를 시작했다. 매출은 목표가 아니라 결과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출에 관한 회의를 8년 동안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했던 것은 믿음 때문이라기보다는 폼을 잡기 위해서 그랬던 것 같다. 왜냐하면 매출 달성 회의는 하지 않았지만 나는 항상 매출에 대해서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16명 정도 되는 인원이지만 이들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서는 누군가 돈을 벌어야 했다. 그래서 다시 컨설팅을 시작했고 나는 그렇게 번 돈으로 잡지를 만들었다. 나에게는 탐스의 악순환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알게 된 돈의 순환 구조(?)에 대해서는 나중에 비영리 단체 경영에 관한 기준을 바꾼 중요한 경험이 되었다.  


사회적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사회적 운동을 했다.

골목대학을 세워서 골목가게 주인들에게 무료로 6개월간 브랜드 수업을 하였고,

비영리 사회적 기업을 무료로 도왔고,

영세한 소규모 기업들의 디자인과 마케팅을 실비로 도와주었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유니타스브랜드가 사회적 브랜드가 되는 것을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실패했다.

결국, 2015년에 ST & COMPANY와 합병을 해서 ST UNITAS가 되었고, '무료' 커넥츠 스쿨과 창업 스쿨을 열었지만, 이것도 '결과적으로' 본다면 실패했다. 


하지만 이것이 그 시점에서 보는 '결과적'이 아니라고 한다면, 

이것도 '과정'이라고 한다면 계속 발전 중이다. 성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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