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를 버리고 세계에 들어가다
사람은 또 다른 세계다.
그 사람 안에는 그만의 고유한 시간과 공간에 관한 세계가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만날 때 차이점이나 벽을 보는 대신, 그 사람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찾는다.
만약 그가 문을 열어 나를 초대한다면, 내가 가진 지도는 내려놓아야 한다. 돌아갈 수 있는 지도를 들고 들어가면 그 사람의 세계에서 길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그 사람의 안내를 따라 그의 바다를 바라보고, 그의 안식처에 머물며, 그의 서재를 탐험한다. 그 사람의 세계를 함께 여행하다 문득 우리가 같은 세계에 속해 있음을 깨닫게 될 때가 있다. 그때 비로소 서로의 지도를 맞추어 본다. 각자가 여행했던 곳들을 이야기하며 진정 같은 세계에 살고 있는지 확인한다.
우리가 같은 세계 사람이라는 것을 발견했을 때, 어떤 이는 이를 비전 공유라 부르고, 또 다른 이는 결혼이라 한다. 만약 같은 세계에 함께 살게 되었다면, 다시 돌아갈 출구를 찾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 돌아갈 수 있는 지도는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