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
그런데 뭘 봤지?
나는 그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런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본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나는 보통 여행자들이 보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다.
여행 지도에 나와 있는 것들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누구든 한 도시를 그런 식으로는 알 수 없다.
-체 게바라
2014년 2월 14일 시작하여, 2016년 12월 퇴사 서류를 작성했다. 큰 비전과 목표 꿈을 가지고 시작했던 일이었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쉬운 일은 하나도 없었다. 결론적으로 건강과 휴식이 필요하여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고, 그다음 행선지를 영국으로 결정했다.
물가도 비싼 나라지만, 내가 원했던 그 무언가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떠나기로 결심했다. 원래는 브랜드와 마케팅에 관심이 많아서 영국을 결정했는데, 2주라는 시간 동안 여행을 통해 나의 전문성이 크게 변화할 것 같지는 않다.
초반, 퇴사의 불안함 때문인지 여행을 통해서 무언가를 배워오고 만들어 와야겠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철저한 계획보다는 틈을 만들어 충분한 여유를 갖는 것으로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처음, 구글맵으로 하나하나 여행지를 보고 이후 큰 지도를 하나 구매해서 런던을 돌아보니 전체가 한눈에 보이는 것이 훨씬 더 눈에 잘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가 놓친 곳은 없는지 그리고 어디가 어디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면서 이미 런던을 걷고 있는 기분을 만끽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이렇게 길게 여행을 떠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기대반 걱정반으로 떠나는 여행에서 '나'에 대한 생각을 많이 정리하고 오는 것이 새로운 목표다. 이제 서른이 되어버린 지금, 약간은 조급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나이라 생각하기에..
1. 여행의 마음가짐
- 어깨에 힘을 빼고 편하게 다녀오자
- 많은 것을 보려 하기보단 많은 것을 생각하고 오자
- 충분히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돌아오자
-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보고 오자
2. 여행에서 고민
-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 앞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
- 1년 / 3년 / 5년 / 10년 계획은 어떻게 세울 것인가?
- 한성국 난 누구인가?
3. 여행에서 도전
- 이번 여행에서 멋진 사진 100장 찍어오기
- 이번 여행에서 멋진 영상 찍어오기
- 이번 여행에서 멋진 인연 만들어오기
- 이번 여행을 책으로 만들어보기
신사의 도시 영국, 누구나 꿈꾸는 화려하고 멋진 곳이다. 어쩌면 겉모습은 화려할지는 몰라도, 실상 내가 돌아다니면서 보는 다양한 것은 어떤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올지 기대가 된다. 많이 걷고,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고 돌아오자.
3년 동안 같은 공간, 같은 사람, 같은 일을 하면서 한 가지에 익숙해진 나를 이제는 익숙하지 않은 곳으로 잠시 놓아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이번 여행은 회사에서 늘 하던 일보다 나에게 더 낯설게 느껴지고, 어렵게 느껴지는 기분이다.
어쩌면 이번 여행은 퇴사 후 시작하는 나의 첫 도전일지도 모른다. 영국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또 다른 시작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분히 받고 오길 바라며.
(D-2) 2017. 1. 5~17
Brand BackPacker
Steve Han & Brown J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