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일부를 보여준 D.P
군대에서의 갑질을 보여준 D.P
최근 넷플릭스 화제작 D.P를 보았다. 2007년 입대한 군대가 생각나면서, 군대에서의 갑질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킬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계급 사회인 군대에서 빨리 입대한 순으로 서열이 정해지고, 약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같은 공간에서 갇힌 채 지내야 한다.
이러한 군대에서 사건 사고가 없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할 것이다. 혈기 왕성한 20대 초반 자유가 억압당하는 군대에 있으면 제정신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군대가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군대에 많은 부조리는 남아있다.
다만, 이러한 부조리가 군대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일 또한 비일비재하다. 갑과 을이라는 단어로 표현되지만, 자신의 지위와 위치를 이용해 누군가에게 부당한 일을 당연하게 시키거나 시킨 일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감정적으로 대하는 등 이러한 일은 군대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이미 만연해있다.
갑이라면 당연할까?
대행사를 다닐 때 저녁 12시가 다 되어갈 때쯤 갑은 나에게 출근을 강요했고, 사무실로 출근하는 나에게 다시 돌아가도 된다는 말을 수차례 번복한 적이 있다. 사회는 군대가 아니지만 늘 명령을 강요하고 존대는 하지만 이를 무시할 경우 불이익을 간접적으로라도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간혹 협박을 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으며, 이러한 일들은 노동청이든 어디에도 말하지 못할 때가 허다했다. D.P에서 조석봉 일병이 잡혀갈 때 외치는 말 한마디에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왜 나한테만 그래?! 나쁜 놈들은 내가 아니라 저들이야!"
늘 우리는 사회의 약자 편에서 있으려 한다. 그러나 문제를 일으킨 이유에 대해서는 모두 함구하기 마련이다. D.P에서 조석봉은 우리 일상 주변에도 존재한다. 그들이 만든 문제는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회의 부조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우리 사회의 문제다.
당연한 것은 없다!
당연한 것은 있을 수 없다. 내가 갑에 있든 을의 위치에 있든 행동에 있어서 늘 조심해야 한다. 나도 어느 순간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나의 부탁을 명령처럼 요청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군대에 일찍 왔다고 계급이 높다고, 직책이 높다고 해서 당연하게 모든 것을 시키거나 부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D.P 6부작엔 우리 사회의 작은 일부가 드러나있다. 그리고 그 사회의 문제는 아직도 여전히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사회를 바꾸려 하기 전에 나부터 바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늘 기억하자 나에게 당연함이 다른 사람에게도 당연한 것은 아니다.
늘 겸손하며, 나를 객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