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1년 8월 15일
오늘은 수호의 7번째 생일이다.
내년이면 우리 아들이 학교에 간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하루하루 지나는 것을 모르고 있었는데, 어느덧 수호가 이렇게 컸다니.
2년 전인가, 나는 교화 대상 판정을 받고 약을 먹기 시작했다.
처음엔 분노했다. 내가 무슨 범죄자도 아닌데,
왜 내 감정을 통제당해야 하지?
하지만 곧, 화낼 힘도 사라졌다.
약을 먹으면 잠이 온다.
밤마다 뒤척이던 나는 그게 조금 고마웠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지,
내 마음이 나의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기뻐도 진짜 웃음이 나오지 않고,
울어도 눈물이 목구멍에서 막혀온다.
내가 나를 느끼는 감각이,
조금씩 비어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거울 속의 얼굴을 오래 볼 수 없다.
낯설고, 납작하고, 마치
누군가의 스크린에 띄운 어설픈 이미지 같다.
나는 그냥 정해진 시간에 먹고,
정해진 시간에 잠드는 사람이 되었다.
오늘 수호가 내게 말했다.
“엄마, 나 오늘 생일이야. 케이크 불 끄자.”
나는 웃으려다, 순간 알 수 없는 슬픔이 올라왔다.
‘나 지금 웃고 있나? 진짜 웃고 있나?’
그 순간, 웃음도 눈물도 다시 막혀 나오지 않았다.
수호의 생일이라는 말에 정신을 바짝 차려보려 노력했다.
자꾸 잠들고만 싶어 하는 정신을 부여잡고, 내 품에서 수호를 재웠다.
그리고 일기장을 펼쳤더니, 아주 오래전에 일기가 끊겨 있었다.
나는 어디서 무얼 하고 살아온 걸까.
수호는 어떻게 지내온 걸까.
나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
수호가 아직은 너무 어리다.
수호에게 든든한 엄마가 되어줘야 한다.
늘 수호 옆에서 이 아이를 지켜줄 수 있길.
잠든 아이를 바라보며 간절히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