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주의 마음기록
“Sow a thought, reap an action;
sow an action, reap a habit;
sow a habit, reap a character;
sow a character, reap a destiny.”
“생각을 심으면 행동을 거두고, 행동을 심으면 습관을 거두고, 습관을 심으면 인격을 거두고, 인격을 심으면 운명을 거둔다.”
이 문장은 19세기말부터 다양한 자기 계발서에 등장해 왔다. 한국에서는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라고 조금 수정되어 미국 심리학의 아버지 윌리엄 제임스가 했다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새뮤얼 스마일즈 혹은 찰스 리드의 말이라고 출처를 밝히는 사람들도 있다.
정확한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장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동기 부여의 원천이 되어 왔고 나 역시 그중 하나였다.
나도 한 때, 이 말처럼 ‘생각을 바꾸면 삶이 바뀐다’는 믿음으로 자기 계발에 매달렸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성공한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하려 애쓰며 끌어당김의 법칙을 실천하고자 했다.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면 애써 눌렀고, 머리를 흔들며 ‘훠이’하고 쫓아내곤 했다.
하루 100번씩 목표를 쓰면 이뤄진다는 말을 듣고 새벽 4시에 일어나 100일간 노트에 목표를 썼다. 하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달라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남은 건 수면 부족으로 인한 어지러움과 이명이었다. 이러다 정말 쓰러지겠다 싶어 100일을 끝으로 멈췄다. 죽을 만큼 간절히 구하면 이루어진다는데, 나는 정말 간절했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그때는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왜 안 되는 걸까? 그 유명한 말이 틀렸을 리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생각이 행동을 바꾸고 행동이 습관을 바꾸고, 습관이 인격을 바꾸고. 인격이 운명을 바꾼다’ - 너무나 합리적이고 타당한 말 아닌가?
그러던 어느 날, 100번 쓰기를 하던 새벽이었다. 졸음을 떨치기 위해 노트 맨 위에 ‘미소’라고 쓰고,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보았다. 희한하게도 졸음도 달아났고, 그날의 쓰기도 그다지 괴롭지 않았다. 이후 매일 나는 100번 쓰기를 시작하기 전에 ‘미소’라고 먼저 적고 쓰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또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문득 떠올랐다.
그 모든 변화의 서두에 빠진 단 하나 – ‘마음’
‘미소‘를 짓는다는 건 마음이 기쁘다는 것이었고, 아마도 억지로 지은 ’미소‘일지라도 올라간 입꼬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마음에 가 닿은 건 아니었을까.
아무리 좋은 씨앗(생각)이라도 척박한 땅(마음)에선 자라지 못한다. 생각은 씨앗이고, 마음은 땅이다. 좋은 생각은 좋은 마음에 심어질 때라야 제대로 뿌리내리고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농사도 마찬가지다. 텃밭을 가꿀 때 우리는 먼저 땅을 살핀다. 수분이 부족하진 않은지, 양분이 고르진 않을지. 그 당연한 걸 나는 왜 몰랐을까. 어쩌면, 마음이 준비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저 유명한 말 앞에 이렇게 덧붙이고 싶다.
“건강한 마음 안에서,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
햇빛을 쬐고, 물을 주고, 거름을 주듯 감사와 자비의 마음으로 나의 마음을 먼저 돌봐야 한다.
조급해 말고, 스스로를 다그치지 말고 좋은 마음으로 변하고 있는 중임을 알아차리자. 나의 마음을 가꾸는 것이 먼저다.
그 과정을 거치며 나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나아갔다. 생각을 바꾸려 했던 여정은 결국, 마음을 들여다보는 공부로 나를 이끌었다.
생각보다 앞선 것은 언제나 마음이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꾼다.
변화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