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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우주 Sep 06. 2023

좋은 어른에게도 좋은 젊은이들이 필요하다

그 일이 그날의 즐거움이 되게 하라

좋은 어른이 되려고 노력한다.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해서 너희가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니라느니, 다 참고 견뎌야 한다느니, 요즘 젊은것들은 열정과 노오력이 없어서 그렇다느니로 대화가 이어져 결국 함께 듣고 있던 젊은 사람들, 어린 사람들이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고개만 처박고 있는 그런 그림이 아니라,

“라떼도 이렇게 하니 힘들었는데, 이 사람들도 그렇겠지, 이 부분을 도와주면 되겠지, 이 부분은 이해가 돼.. 너무 힘들지 않게 좋은 경험들 많이 하면서 사회생활하면 좋겠다" 이렇게 다른 라떼를 시전 할 수 있는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이 나의 인생 목표 중 하나이다.


이런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내가 만난 젊은 친구들, 어린 친구들이 예쁘기 때문이다. 물론 모두가 다 예쁜 건 아니다. 가끔 보면 경악할 정도로 예의 없고 매너 없고 불성실하고 나쁜 사람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들, 특히 회사에서 만나는 친구들은 기본적으로 +50점 정도는 깔고 시작한다. 아주 정말 나쁘지 않은 한, 웬만하면 다들 젊다는 이유로, 어리다는 이유로 용서가 된다. 나의 무엇이, 어떤 마음들이 혹은 어떤 상처들이 젊은 사람들을 이렇게 대하는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건 예쁘다. 예쁜 사람들이 회사에 와서 줄곧 예쁘게만 사회생활을 해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간혹, 이런 마음을 악용하는 약아빠진 친구들도 만나고 호의를 호의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삐뚤어진 친구들도 보고 어린 나이에 이미 강약약강을 온몸으로 실천하며 자신의 기분을 태도로 고스란히 드러내는 미성숙한 친구들도 본다. 나 또한 신이 아닌 사람인지라 그들까지 예뻐 보이진 않는다.


옛 말씀에 못된 것은 빨리 배운다고 했다. 못된 어른들의 나쁜 행동을 그대로 보고 배워서 그대로 따라 하는(혹은 이제야 드러나는 걸지도) 한참 아래 직원을 보며 화가 났다가, 내가 이 일을 겪으면서 무엇을 배울 것이며 성장하는데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았다.


내가 나중에 나의 회사를 하게 될 때, 나는 어떻게 직원들을 뽑아야 할까, 나의 회사는 좋은 어른들이 많은 회사이길 바라고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한편으론 좋은 어른들을 보며 잘 배워가며 예쁘게 잘 자라는 심성 고운 젊은이들을 뽑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기본적으로 주는 50점조차 지키지 못하고 깎아먹는 젊은 친구들까지 다 보듬으며 어른들에게만 좋은 어른이 되라고 할 수는 없다. 좋은 사람들을 뽑는 기준과 선발 과정, 안목 모든 것들을 배우고 키워나가면서,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하는지 벤치마킹도 하면서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상황을 존중하고 받들어라. 그것을 대면하라. 모든 수단을 다해서 그것을 해결하라.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라, 다만 열린 마음으로 그것을 대하라. 흥분과 열의로서 그 일을 다루라.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이 그날의 즐거움이 되게 하라' - [상처받지 않는 영혼] 중, 마이클 A. 싱어


책의 문구처럼, 유쾌하지 않았던 하나의 경험이 오늘의 즐거움과 배움이 된 첫날을 기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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