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두 줄

by a universal seoulite

여느 직장인의 월요일 아침 풍경이 그러하듯 출근해서 반쯤 감긴 눈으로 컴퓨터 모니터를 노려보며 월요병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을 쯤이었다.


옆자리 선배가 상기된 표정으로 나타나서 내 파티션에 기대어 불쑥 무엇인가를 내밀었다.


피곤한 아침이면 말수가 부쩍 적어지는 나로서는 그녀의 부산한 움직임과 소란스러움이 버거운 상태였고 내 머리는 버퍼링일 걸린 모니터 화면처럼 시각 정보를 제대로 수신하지 못해 그녀가 내민 것을 그저 멍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는 더 이상 내 공허한 눈빛을 참을 수 없었던지 손에 쥔 것을 내 눈앞에서 더욱 격렬히 흔들면서 내게 소리를 질렀다.


"두 줄이라구, 두 줄!"


그제야 나는 눈이 번쩍 뜨였다. 이게 말로만 듣던 임테기의 생김새로서 선명한 두 줄의 붉은색 표시선이 임신을 알리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그제야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려 만세를 부르고 얼싸안고 기뻐했다. 내가 심드렁하게 바라본 그것이 그녀가 지난 10년 동안 그토록 간절히 기다리던 새 생명의 소식이었던 것이다.


그녀가 그날 아침, 누구보다도 내게 가장 먼저 알리고 싶었던 생명의 두 줄이었는데 임테기를 본 적이 없었던 나는 월요일 아침의 나른함으로 눈앞에 정체모를 흰 막대기가 그저 성가시기만 했던 것이었다.


코로나 자가 진단 테스터기로 자가진단을 하다 말고 문득 그날의 추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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