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일기 쓰기를 시작한 이유
5살인 첫째는 현재 놀이식 영유를 다니고 있다. 작년 10월부터 다니기 시작했으니 벌써 11개월이나 됐다. 우리 부부 사이에서 미국 이민 이야기가 처음 나왔던 시점에는 일반 유치원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첫째 성격상 준비를 조금이라도 해놓으면 미국 갔을 때 적응하기가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싶어서 영유를 보내게 되었다. 괜찮은 선택이었고 매우 만족하는 중이다. 지금은 영어로 노래 부르기, 엄마랑 영어로 대화하기, 알파벳 쓰기 등 본인 스타일로 영어를 즐기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변화된 무언가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그건 바로, 첫째의 ‘말’에 한국어의 비중보다 영어 비중이 커져있다는 것. 물론 언어습득이 빠른 시기이고 하루 5시간씩 영어에 노출되고 있기에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지만 (적어도 나는, 혹은 나만) 예상하지 못했다. 하루 5시간이 많은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너무 즐겁게 다녔나 보다.
그나마 이제 조금씩 한글에 관심 가지기 시작했는데 미국 가서 금방 까먹고 영어만 쓰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물론 여러 상황들로 미국 이민을 선택했지만 나는 우리 아이들이 모국어인 한글을, 한글을 모국어답게 사용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그래서 고민 끝에 ‘티끌 모아 태산’을 하기로 했다. 바로바로 일기 쓰기! 당장은 엄마 글씨 따라 쓰는 정도만 가능하지만 일기장 한 권이 두 권이 되고 열 권이 되면 언젠간 속마음도 한글로 편하게 적는 날이 오지 않을까. 더불어 일기 쓰기는 아이의 공부습관에도 좋다고 하니 일석이조~
첫날이라 크게 기대는 안 했는데 생각보다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에 대해 이야기도 잘해주고, 쓰고 싶은 단어들도 말해주고, 관련 그림들도 섬세하게 그려줘서 엄마 왕뿌듯한 순간이었다.
밤잠 전 20분 정도 투자로 엄마와 아들이 더 가까워지는 순간이었다. 목표는 꾸준함! 엄마가 더 노력해서 꾸준히 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