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인생의 절반을 함께 한 친구가 내일 이사를 가게 되었다. 유치원 3년을 같은 반을 지내고 폐렴에 걸려 병원에 입원도 같이 하고 1학년때 같은 반이 되고 학원까지 같이 다닌, 의도치 않게 우연히 많은 것을 함께 했던 친구였다.
그런 친구와의 갑작스런 이별에 아이가 많이 슬퍼했다. 오늘 마지막 만남을 뒤로 하고 돌아와서 목놓아 울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절친을 만들지 말걸 그랬다며. 앞으로는 그냥 같은 반 친구만 있을거고 베프는 안 만들거라고. 처음 겪는 이별이 어지간히 아팠나보다.
아이를 안고 토닥여 주다 나도 같이 울고 말았다. 어린 시절 잦은 이사로 겪어야 했던 이별의 아픔이 아이의 슬픔에 오버랩 되었던 모양이다.
30분 가량 서글피 울던 아이의 환기를 위해 목욕하러 가자며 욕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몸을 씻으며 울음이 좀 진정된 아이는 혼자 마음을 추스렸다. 재밌었던 일 생각을 해야겠단다. 고작 8살 밖에 안된 아이의 슬픔에 대한 대처가 너무 기특했다.
잠들기 전 첫째가 읽어달라며 가져온 책이 이 상황에 마침표를 찍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요시타케 신스케의 "이게 정말 마음일까?". 책의 내용은 싫은 마음에 대한 것이었다. 다른 사람이 싫어할 행동을 하게끔 조종하는 존재가 다른 사람의 미워하는 마음만큼 돈으로 바꾸는 게 아닐까 상상해보기도 하고, 모든 사람들이 각자 자기만의 싫음이 있음을 이야기해주는 책이었다. 아이는 지금의 슬픔을 싫음에 대입해서 자기도 싫음을 만들어내는 나쁜 존재의 뜻대로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스스로 했다.
그렇게 아이는 이별의 슬픔을 오롯이 겪어내고 툭툭 털고 내일로 나아갈 준비를 한다. 매일 자라고 있는 아이에 새삼 놀라고 엄마 역시 오늘도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