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ADHD 인 걸 몰랐던 1학년 때(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이 끝나갈 무렵 진단을 받았다.), 아이가 엘리베이터에서 친구에게 "이 돼지 XX아"라고 했다고 했다.
나와 남편은 욕은커녕 상스러운 말도 쓰지 않는데, 어렸을 때부터 언어 습득이 남달랐던 아이는 못된 말들을 배워와서 쓰곤 했다. 얘는 언어는 빠른데 눈치가 없어서 못된 말을 눈치 없이 쓴다고만 여겼다. 그러던 중 친구에게 나쁜 말을 한 사건이 연달아 있었다. 그중 한 엄마는 아이를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로 단정 지었다.
그 사건(?)들로부터 6개월쯤 지나서 아이는 ADHD 검사를 받게 되었고, ADHD 판정을 받았다.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오은영 박사가 ADHD에 대해 설명하며 든 예시가 내 아이의 상황과 똑같았다.
"엘리베이터에 뚱뚱한 사람이 있어요. 그럼 ADHD 아이들은 이 돼지야라고 말해 버려요. 그런 말은 하면 안 되는데 참을 수가 없는 거죠."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이것도 ADHD 증상이었구나. 문득 억울함도 밀려왔다.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 아닌데, 싸가지 없는 아이 아닌데, 누구보다 마음도 여리고 힘이 약한 친구를 나서서 도와주는 아인데... 미리 알아차리고 그때부터 약을 먹었더라면... 다른 아이의 맘도 아프게 하지 않고 본인도 저런 나쁜 평판을 듣지 않았어도 될 텐데...
많은 ADHD 아이들은 학업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다른 아이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아 그저 싸가지 없고 못된 아이로 여겨지곤 한다. ADHD 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모두 미숙한 존재로 시행착오를 반복한다. 다양한 실수를 만드는 아이들을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안아주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방송 중, 나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었던 말. ADHD 아이를 키우시는 많은 부모님들도 위로가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