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냐 마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직장인 이야기
아이 둘을 낳고 키우면서 회사에서 내 입지는 좁아졌다. (육아의 문제는 아닐지도.,^^;;)
아이들이 어릴 때는 엄마 품을 그리워해서, 아이들이 조금 컸을 때는 공부를 봐줘야 해서, 나는 회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 동료들에 비해 회사에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없다는 건 결국 하위 고과(또는 평 고과)와 승진 누락으로 귀결된다.
눈 뜨고 깨어 있는 시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건 꽤 큰 대미지를 준다. 나 자체가 무능력한 인간인 것 같은 느낌. 문제는 그렇다고 육아에 올인한 것도 아니니 육아 건 일이건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고 다 실패한 느낌. 이런 기분에 싸여 마음이 점점 힘들어졌다.
회사 동기 중에 야무지게 일도 잘하고 회사에서 인정받는 아이가 있다.
"이런 식으로 다니다간 회사에서 언제 나가라고 할지 모르겠어. 얼마나 다닐 수 있으려나."
"나는 길어야 5년인 거 같아."
"응? 네가 왜? 너는 인정받고 있으니 진급하고 그럼 15년은 더 다닐 수 있지."
"내 몸이 못 버틸 거 같아. 너무 힘들어."
나는 육아 때문에 칼퇴근하느라 회사 일이 육체적으로 고되진 않았다. (물론 집에서 육아로 다시 출근하니 힘든 건 매한가지긴 하지만) 그런데 이 친구는 오롯이 회사에 메여있는 시간이 너무 길고 일이 많다 보니 몸이 점점 망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웃으며 얘기했다.
"몸이 안 힘들거나, 마음이 안 힘들거나,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거구만. 젠장."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어떤 길을 가게 될까?
선택은 항상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