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ADHD 라니
ADHD 아이 키우기
나의 첫 아이는 말도, 글자도, 셈도 모두 빨랐다. 크게 떼도 쓰지 않았으며 규칙을 잘 이해했고 큰 다툼도 일으키지 않았다. 어린이집, 유치원 상담이라도 가는 날엔 그동안의 육아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듯 칭찬만 잔뜩 듣고 왔다.
그러던 모범생 아이가 초등학생에 입학하고 돌변했다. 자기주장이 강해지며 고집이 세졌고 반항이 늘었다. 초등학교 교사인 지인은 보통 3학년 즈음에 오는 일 춘기가 일찍 오는 모양이라고 했다. 고학년 아이를 키우는 또는 키워본 엄마들은 내 아이의 반항적인 행동이나 언행을 그러려니 넘어갔지만 1학년만 또는 그보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중 일부는 나의 양육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엄마가 아이를 잡지 못해 애가 저 모양이라고.
2학년이 되고 아이의 반항은 심해졌다. 숙제만 할라치면 하기 싫어 울고 소리 지르고 화를 냈다. 이런저런 상황이 겹쳐 발달검사를 하게 되었고 아이의 언어지능과 동작지능의 갭이 너무 크다고 집중력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7살 때부터 학습만화책을 앉은자리에서 한 시간씩 보던 아이였고 2학년이 되어서는 두세 시간을 책을 보며 보내는 아이였다. 집중력 검사라니 말도 안 된다 생각했다.
검사 결과는 참혹했다. ADHD 판정을 받았고 약을 꼭 먹어야 할 수치라고 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생각하던 ADHD 아이는 산만해서 자리에 잘 앉아있지도 못하고 그래서 학습능력도 떨어지는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아이는 그렇지 않았다. 한숨을 푹푹 쉬며 믿기지 않는다고 푸념을 늘어놓자 선생님이 의사들 중에서도 ADHD 가 있다고, 지능과는 별개이며, 집중하기 힘들어 에너지를 보통 사람들보다 많이 쏟아야 하기에 무언가 집중하고 나면 방전되어 다른 일을 할 수 없다고 위로(?)를 건네주셨다. 그리고 ADHD 사이트를 알려주셔서 들어가 보니 내가 생각했던 증상 외에 많은 증상들이 있었고 내 아이가 ADHD 가 맞는구나 그제야 인정되기 시작했다.
혹시 상술이 아닐까 싶어 3명의 정신과 의사들과 2명의 임상심리상담사와 상담을 했다. 아이의 결과를 듣고는 모두 약 복용을 추천했다. ADHD 아이들은 단체 생활에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학교에서 선생님께 지적을 많이 받게 되고 이것이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친구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자기 아이라면 어른이 될 때까지 먹일 거라고.
약을 먹이는 초반에는 매우 저용량 약으로 시작 하기에 효과가 체감되지 않았다. 약을 증량하며 약 효과가 뚜렷이 나타났다. 과격했던 반항이 확실히 줄었다. 대신 부작용이 나타났다.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 동안(저녁 6시 정도까지) 밥을 잘 먹지 못한다. 한창 클 나이에 먹는 걸 워낙 좋아하는 아이여서 부작용이 너무 가슴 아프다. 한 반에 30명 수업하는 학교에서 이런 아이 하나 끼어 있으면 힘드실 선생님 마음에 공감이 되면서도 이런 아이들도 보듬어 줄 수 있다면 이런 부작용을 감내해가면서 약을 먹이지 않아도 될 텐데...
ADHD 중 대표적인 위인 중 한 명이 에디슨이다. 에디슨은 결국 학교에서 쫓겨났고 엄마가 아이를 교육했다. 200여 년이 지났는데 아이들이 겪는 현실은 제자리인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다양한 아이들을 품어 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