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 고치고, 약을 먹었다
애드피온을 먹은 지 오늘부로 11일 차가 되었다. 그리고 생활습관을 완전히 고쳤다.
1. 스트레스 받지 않기
2. 무리하지 않기
3. 11시 취침 6~7시 기상
4. 점심, 저녁 먹기
5. 아침 산책, 점심 먹고 산책, 저녁 먹고 산책 (햇빛 받기)
6. 비타민D 먹기
완전히 에너지가 올라온 것은 아니다. 상담 선생님이 왜 이리 초췌해졌냐고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신은 명료하다. 에너지 레벨이 낮아서 사람이 많은 공간에 가거나, 사람과 오랜 시간 대화를 하면 힘들다. 행동을 하거나, 혼자 일을 하는 데는 무리가 없는데, 표정이 없다. 그럼에도 조금씩 웃고 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무리하면 몸에서 위험 신호를 보낸다.
상담 선생님은 나에게 스트레스가 악화 원인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원인으로 업무량이 너무 많았다는 것을 꼽았다. 너무 많은 것을 해내려 했다. 일에서 자기 유능감을 찾고자 했다. 새벽 3시까지 달릴 수 있었던 이유였다. 1학기 때도 똑같았다. 그것이 나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형체도 알 수 없는 아주 큰 것에 압도되었고, 나는 깔려버렸다.
우울기에서 빠져나오며 참 많은 것이 보인다. 내 생활습관, 말투, 썼던 글, 위생 관념... 그 당시 나는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전혀 몰랐던 결함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중간고사 때 썼던 글은 당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고, 일기장을 보면 왜 이런 사고 흐름으로 이어졌는지 알 수조차 없다. 우울증이 무서운 것은 그런 사소함들이 내면에 꾹꾹 눌러붙는다는 것이다. 상황을 왜곡해서 보고, 스스로를 비관하고, 상대를 탓하는 마음이 내 안에 자리 잡는다. 위생 관념, 수면 등은 나의 습관이 된다. 그리고 그것을 뒤늦게 알아차렸을 땐, 그 어떤 것으로 긁어도 지워지지 않는다. 지우다가도 또 폭풍이 찾아오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진다. 그래서 폭풍이 찾아오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나 또한 그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도 지우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나는 다가오는 겨울이 무섭다. 햇빛이 없는 냉랭한 한기에 벌써부터 몸이 떨린다. 또 끝도 없이 빠져드는 우울에 주체할 수 없이 무너질까봐, 나조차 나를 놓게 될까봐 불안하다. 하지만, 이번 겨울만큼은 잘 관리해서 따뜻했으면 좋겠다. 지난 몇 년 간의 나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캐롤 들으면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해야겠다.
다음 주엔 더 괜찮아진 모습으로 찾아오겠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