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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JI Aug 18. 2023

다시 4개월이 지나고

2023. 3. 31. 혼란스러운 신혼생활과 해외생활

그동안 나에게 일어난 급변화된 상황과 복잡했던 마음에 어떤 날은 배우자를 탓하기도 했고 어떤 날은 결혼을 후회하기도 했었던 여러 복잡한 심경을 이곳에 온 지 4개월 차에 나의 상황을 온전히 받아들였고 그러자 다툼도 급격하게 없어지고 마음도 편해지고 잘 안 찌는 살도 조금 쪘다. 이런 부분들이 정리가 되고나자 이제 나도 일을 해야 하나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일했던 때는 수능을 치고 난 후 롯데리아에서 아르바이트했었는데 나의 형편상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부모님 도움을 받지 않고 카페, 편의점 등 각종 아르바이트와 몇 군데의 직장생활을 하면서 돈을 자급해왔다. 그러다 보니 일을 하지 않고 이렇게 오랫동안 쉬어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하루하루가 여유롭고 평온하고 스트레스도 없고 이렇게 일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가도 한편으로 나도 경력 쌓으면서 열심히 경제활동을 했었는데 지금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사실 가계부의 얼마 남지 않는 잔액을 보면 지금 이렇게 한가하게 커피 내려 마시면서 여유 부릴 때가 아니고 시급이 아주 높다는 호주인데 아무 일이나 일단 파트타임이라도 해야 하나 조바심이 나지만 이번에는 당장의 생활비 때문에 이 일 저 일 하던 20대와는 다르고 싶었다. 자기애가 낮아 스스로 의심도 많고 자신감도 없는 편이라서 나와 나를 마주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불편하지만 내가 무엇을 잘해왔고 무엇을 좋아했는지 알면 다시금 나를 진정으로 알 수 있지 않을까. 비록 당장 수입이 없더라도 내가 느꼈던 생각들을 글이라도 적어두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내가 진심으로 소망하는 것을 발견할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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