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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JI Aug 19. 2023

다시 7개월이 지나고

2023. 7. 16. 드디어 바깥세상으로 나가다

7개월이 지났다.

조용하던 나의 일상에 산들바람이 불었다. 기다리던 영주권을 승인받자마자 영어 수업을 다니기 시작했다. 9시 수업 시작이라 오랜만에 출근하는 것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기 시작했다. 매일 배우자 출근 시간에 맞춰서 느지막이 일어났었는데 이제는 나의 수업 시간 기준으로 일어나는 일상으로 바뀌었다. 점심으로 먹을 도시락도 싸주고 학교 그리고 집에 데려다주는데 한 번은 인사할 때 “Daddy~”라고 부르니까 함박미소를 지으며 진짜 아빠가 된 것 같다고 한다.


정확히는 어학원이 아니라서 모든 환경이 완벽하지는 않아서 이런 수업이 도움이 될까 싶다가도 막상 수업을 들으면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선생님과 다양한 사정을 가진 이민자들과 대화하며 나누는 웃음과 최소한 모르는 단어 하나라도 알게 되어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 수업을 듣는 작은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제야 적응을 조금씩 한다는 느낌이 들고 나의 하루를 알차게 잘 지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1년의 반을 살아보면서 느낀 소감을 적어보자면 해외에서 사는 건 행복과 불행이 손바닥을 뒤집는 듯이 순식간에 휙휙 뒤바뀌는 느낌이다. (저번달까지만 해도 계속되는 낯섦과 막막함에 암울했다.) 다양한 인종과 자연환경이 좋고 시급이 높지만,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물가가 비싸고 일 처리가 느린 장단점들보다 나에게 어떤 점이 가장 힘드냐고 물어본다면 호주에서 살아야 하는 나의 어렵고 힘든 마음을 배우자가 몰라 줄 때이고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이냐 물어본다면 호주여서 서로를 더욱 의지하게 되고 조금 더 진한 행복과 특별한 추억을 가질 수 있다. 돈 그리고 능력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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