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스테이블코인과 비트코인 스탠더드

by 쩨다이

Editor’s Note

분석 대상: 유튜브 영상(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DwRAx_eCq9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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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스테이블코인과 비트코인 스탠더드

‘금융 에너지’는 어디로 흘러가는가

영상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약한 통화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잠식되고,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모인 에너지는 결국 비트코인으로 흘러간다.”
발췌 스크립트에서 화자는 이를 한국 부동산에 대한 비유로 설명합니다. 원화의 ‘가치저장 에너지’가 서울 아파트로 몰리듯,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가치저장 에너지’도 비트코인으로 몰릴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이 논지는 감정이 아니라 흐름(flow)을 말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다만 투자 글로 옮기려면, 이 흐름이 현실에서 어떤 제약을 만나고, 어떤 구간에서는 가속하며, 또 어디서 좌초할 수 있는지를 분해해야 합니다.

오늘은 이 주장을 두 개의 스탠더드로 나누어 보겠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스탠더드(결제의 달러화)

비트코인 스탠더드(저장의 비트코인화)

그리고 마지막에는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 “무엇을 믿느냐”보다 더 중요한 “어떻게 포지션을 설계하느냐”로 내려오겠습니다.

1) 스테이블코인 스탠더드: ‘달러’가 아니라 ‘국채 유통망’의 확장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많은 사람에게 “달러의 디지털 버전”으로 보이지만, 정책의 언어로는 더 정확히 이렇게 읽힙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라기보다, 달러 자산(특히 단기 국채)의 디지털 유통망이다.

왜냐하면 규제의 방향이 이미 그 쪽으로 굳어졌기 때문입니다. 2025년 7월, 미국은 결제형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규제 틀을 법제화하며 100% 준비금(현금 및 단기 국채 등), 공시, AML/제재 준수 등 강한 요건을 명시했습니다.

이 장면을 영상의 주장과 연결하면 이렇게 됩니다.

전 세계 개인·기업이 결제/송금 편의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을 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준비금으로 단기 미 국채를 산다(규제상 그럴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성장 = 미국 단기 국채에 대한 구조적 수요가 된다.

실제로 국제기구와 중앙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국채 보유가 이미 의미 있는 규모”가 되었음을 지적합니다. BIS는 스테이블코인 성장과 국채 보유가 시장에 “물질적(material)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IMF 계열 글에서도,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미국의 ‘외부 안전자산(safe liabilities)’ 공급을 늘리고 국채 수요를 키우는 경로가 언급됩니다.

여기에 시장 규모라는 ‘연료’도 붙습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기록적으로 성장해 약 3,000억 달러 수준을 언급하는 보도들이 나왔습니다.

이 지점까지는 영상의 문제의식이 꽤 현실적입니다.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으로 통화패권을 더 공고히 한다”는 문장 속 ‘통화패권’을, 보다 차갑게 번역하면 “미국 단기국채 기반 결제망의 확장”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2) “약한 통화는 사라진다”의 진짜 의미: ‘붕괴’보다 ‘기능 상실’

영상은 베네수엘라, 짐바브웨 같은 하이퍼인플레이션 국가의 예를 들며 “약한 통화는 쓰레기가 된다”고 말합니다. 이 표현은 과격하지만, 경제학적으로는 이런 현상을 가리킵니다.

통화가 가치저장(store of value) 기능을 잃는다

사람들은 더 안정적인 단위(달러/달러 스테이블코인)로 가격표를 마음속에서 바꾼다

국내 통화는 세금/임금/법정 통화로 ‘존재’하더라도, 일상적 신뢰의 중심에서 밀려난다

IMF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일부 국가에서 통화대체(dollarization)·자본유출·환율 변동성·은행 시스템 약화 같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습니다.
ECB도 스테이블코인의 성장과 전통 금융과의 연결이 커질수록 금융안정성 우려가 커진다고 짚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국을 “약한 통화 국가”로 곧장 묶는 것은 과장입니다.
원화는 기축통화는 아니지만, 한국은 대형 개방경제이고 외환·채권·주식시장이 깊습니다. 한국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더 높은 시나리오는 “통화 붕괴”가 아니라,

특정 구간에서 원화 자산의 기대수익/신뢰가 흔들릴 때

개인과 기업이 더 쉽게 달러성 자산(달러 MMF, 달러 예금, 해외 ETF,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옮길 수 있게 되면서

‘국내 금융시스템이 감내해야 하는 유동성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것

즉, “사라진다”는 말은 “없어진다”가 아니라 통화가 맡던 역할의 일부가 민간 결제망에 빼앗긴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3) 비트코인 스탠더드: “결제는 스테이블코인, 저장은 비트코인”이 될까?

이제 영상의 두 번째 도약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 퍼지고, 약한 통화를 흡수하고, 결국 스테이블코인으로 모인 돈이 비트코인으로 흘러가 비트코인 스탠더드가 온다는 주장.

여기서 저는 질문을 하나로 압축합니다.

사람들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불안정한 화폐’로 인식하고, 궁극적 가치저장으로 비트코인을 선택할까?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나 “필연”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1) 스테이블코인은 ‘인플레이션 화폐’이지만 동시에 ‘국채 기반 수익 엔진’이기도 하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될수록 준비금은 단기 국채로 쌓입니다.

사용자가 체감하는 건 “달러”지만, 시스템의 뒤편은 “국채”입니다. 이때 핵심은 누가 이자(수익)를 가져가느냐입니다.

많은 결제형 스테이블코인은 사용자에게 이자를 직접 주지 않거나 제한적으로만 제공합니다.

이자 제공이 확산되면,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수단”을 넘어 “준예금(quasi-deposit)”처럼 인식될 수 있고, 그때부터는 은행·규제와 정면 충돌합니다. (그래서 규제가 더 강해집니다.)

즉, 스테이블코인 확산이 곧바로 “저장 수요의 비트코인 이동”으로 이어진다기보다, 한동안은 “달러-국채 복합체” 쪽으로 체류할 가능성이 큽니다.

(2) 비트코인은 ‘저장’에는 강하지만 ‘표준 화폐’가 되기 위한 조건은 더 까다롭다

BIS는 안정적 화폐의 조건(단일성, 탄력성, 무결성) 관점에서 스테이블코인(그리고 민간 화폐 전반)에 비판적이지만, 동시에 “시스템은 결국 중앙은행 준비금·상업은행 화폐·국채를 중심으로 토큰화될 것”이라는 방향을 제시합니다.
이 논리대로라면, 미래 금융 인프라가 디지털화되더라도 “표준”은 민간 코인이 아니라 국가가 신뢰를 보증하는 자산 묶음에 더 가까워집니다.

비트코인이 ‘표준 화폐’가 되려면,

변동성이 크게 낮아져야 하고

세금·회계·부채계약의 단위로 채택되어야 하며

위기 시 유동성 공급(탄력성)을 누가 어떻게 담당할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이건 기술보다 정치·제도의 문제입니다.

(3) ‘국가 채택’의 사례는 오히려 제약을 보여준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추진했지만, IMF 프로그램과의 관계 속에서 제도 수정과 운영 축소가 논의·진행되어 왔습니다.
이 사례는 “국가가 비트코인을 채택하면 게임 끝”이라기보다, 국가의 재정·대외금융 현실이 결국 제도의 속도를 제한한다는 쪽에 가깝게 읽힙니다.

4) 그럼에도 ‘금융 에너지’ 비유가 유효한 지점

영상의 비유—“원화 에너지가 서울 아파트로 몰리듯,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으로 몰린다”—는 엄밀한 예측이라기보다 행동경제학적 직관으로 읽으면 힘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통화’가 아니라 ‘신뢰’를 산다.
신뢰가 흔들릴 때는, 더 작게 쪼갤 수 있고(분할), 더 멀리 옮길 수 있고(이동), 더 쉽게 숨길 수 있는(보관) 자산이 프리미엄을 얻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비트코인은 분명 하나의 후보입니다. 다만 “유일한 종착지”라고 단정하는 순간, 투자 전략이 종교로 변합니다.

5) 투자자로서의 결론: “믿음”이 아니라 “시나리오 대응”을 설계하라

여기서부터는 브런치 독자(진지한 개인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A. 스테이블코인이 커질수록, ‘단기 국채’는 구조적 수혜를 받을 수 있다

규제가 정비될수록 결제형 스테이블코인은 준비금 자산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그 중심에 단기 국채가 놓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건 “크립토 투자”가 아니라, 오히려 달러 단기금리/달러 유동성의 문제입니다.

B. 비트코인은 ‘상승 논리’보다 ‘보유 논리’를 점검해야 한다

비트코인은 이미 큰 시장이고, 오늘(2026-01-05 기준) 가격은 약 9만2천 달러 수준입니다.

Bitcoin (BTC) 증시 정보

Bitcoin은(는) CRYPTO 시장의 crypto.

가격 92410.0 USD의 현재가 전일 종가에서 957.00 USD(0.01%) 변경됨.

장중 고점 93170.0 USD, 장중 저점 90905.0 USD.

영상에서 언급된 “개당 30억~40억 원” 같은 숫자는 흥분을 만들지만, 투자자는 흥분이 아니라 보유 이유를 점검해야 합니다.

내 포트폴리오에서 비트코인은 헤지(체제 리스크 대비)인가?

아니면 고변동 성장 자산인가?

둘 다라면 비중과 리밸런싱 규칙은 무엇인가?

C. 한국 투자자에게 현실적인 리스크는 “원화의 붕괴”보다 “원화 기반 금융의 경쟁 심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송금·보관에서 더 편해질수록, 각국 규제는 그 편의와 주권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할 겁니다. IMF·ECB가 반복해서 우려하는 지점이 바로 통화주권과 금융안정입니다.
개인은 이 싸움의 한가운데서 “편한 도구”를 쓰게 되겠지만, 그 도구가 커질수록 제도도 반응합니다(세금·AML·거래소 규정·은행 규제 등).

맺으며: “표준”을 맞히려 하기보다, “이동”을 읽어야 한다

영상은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런 경고입니다.

가치저장의 에너지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

저는 이 문장을 동의합니다. 다만 에너지가 “반드시” 비트코인으로만 흘러간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현실은 더 복합적일 것입니다.

결제는 스테이블코인이,

저장은 국채·주식·부동산·금·비트코인이,

각자의 속도와 위험도를 달리하며

동시에 경쟁할 가능성이 큽니다.

투자자는 종착지를 단언하기보다, 이동 경로에 대비하는 사람이 더 오래 살아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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