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0. 들어가기 전에
올해 1월 초부터 심용환 선생님의 <제1기 한국근대사 역사학교> 강연을 듣고 있다. 강연 자체가 <단박에 한국사>를 읽었다는 전제하에 강연을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단박에 한국사 : 근대 편>을 읽게 되었다. 그동안 역사 관련 도서를 많이 찾아보며 읽고, 또 훌륭한 책은 아니지만 시중에 나와있는 교과서, 문제집, 한국사 관련 도서들을 집대성한 <머릿속에 박제하는 한국사>를 출판하기도 했었기에 나름 자부심을 느꼈다. 하지만 강연에서 들었던 역사적인 이야기들과 강연을 듣는 학생들의 수준이 너무나도 높았기에 말을 줄이고 고견들을 청취하며 새로운 역사 지식을 쌓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강연이 궁금하시다면 유튜브 <현재 사는 심용환> 멤버십을 가입하시면 수준 높은 강의를 들으실 수 있다.) 여하튼 수준 높은 강연과 함께 이 책을 읽으니 새롭게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아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1. 본문에 대해서
<단박에 한국사 : 근대 편>은 2가지의 독보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유튜브 <현재 사는 심용환>과의 연계성이다. 작가님이 아무래도 역사 스토리텔러이기에 유튜브를 통해서 역사와 관련된 수준 높은 강연이나 영상을 업로드한다. 따라서 단박에 한국사에서 궁금한 점이 있거나, 관련된 파트에 대해 더 자세하게 공부를 하고 싶으면 유튜브에 검색하면 웬만하면 다 나온다. 그렇기에 책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 있어서 강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 하나는 단순히 한국사만을 설명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필자인 나 또한 대단히 많이 반성한 점이기도 하다. 한국사, 특히 한국 근현대사를 공부할 적에는 당연히 그와 관련된 세계사도 함께 공부해야지 이해가 더 잘되고 당시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것인데, 필자는 한국(한반도)에 국한된 사건과 인과관계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고 있는 것 같아 반성을 많이 하게 된다.
이 책은 복합적으로 세계사의 흐름과 그 속의 한국사를 연계하여 설명하고 있다. 만국공법과 베스트팔렌 조약 이후로의 세계적인 질서 형성과 소위 산업혁명 이후 내수시장의 공급폭발로 인한 수요를 찾기 위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제국주의, 그리고 새로운 시장을 찾기 위해 동아시아로 세계의 눈이 쏠리게 되는 과정, 중국이 세계와 어떻게 교류하고 섞이게 되었는지, 일본은 어떻게 메이지 유신을 하게 되었는지, 그 사이 한국은 어떤 스탠스와 위치를 갖게 되었는지를 초반에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이 점이 다른 한국사와 독보적으로 다른 특징인 것 같다. 자조적인 비판일 수 있지만, 당장에 <머릿속에 박제하는 한국사>만 보더라도 국내 역사만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왜 일본이 개항을 하게 되었고, 제국주의 노선을 밟아 소위 대동아공영권이라고 하는 거대한 일본 제국이 탄생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책으로는 전혀 알 수 없었는데, 이 책은 그러한 인과관계와 연결성을 강조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흔히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인식을 깨부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가령 폐정개혁안 12개 조를 조사해 보니 오지영의 <동학사>라고 하는 책에만 나와있을 뿐, 다른 역사적 사료에는 소개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 책에 기술되어 있는데 이 내용도 대단히 흥미로웠다. "하지만 <폐정개혁안>은 <<동학사>>에만 나올 뿐 당시 어떤 자료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주장이다. 책을 쓴 오지영 역시 동학농민운동 당시 중심인물이 아니었으며, 무엇보다 <폐정개혁안>과 같은 종합적인 개혁이 추진되었다는 사례가 발견되지 않는다. 106P."
종합적으로 기존의 알고 있던 역사 지식이 팩트인지 아닌지 구분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