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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마귀소년 Nov 01. 2021

워밍업

외딴방에 차린 체육관

사진 출처: www.pixabay.com


  평일 5일 중 3번은 오전 5시 20분에 일어난다. 집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기 위해서 정한 시간대이다. 트레이닝을 하지 않는 날은 6시 20분쯤 일어나 출근을 준비한다. 5시 20분부터 6시 20분까지의 1시간이 운동을 하기 위한 시간인 것이다. 오전 5시에 트레이닝을 하기 위해 몸을 일으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우선, 방 안의 공기가 자는 동안에 생긴 열로 후끈하고 눅진하다. 잠도 잠이려니와, 그 열기를 과감히 떨치고 일어나 싸늘한 외풍이 들어오는 서재로 들어가는 게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또 하나는 한밤중과 별반 다르지 않은 바깥의 풍경이다. 분명 여름철과 같은 시간대에 알람이 울리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몸뚱이는 침대에서 벗어나기를 머뭇거리는 것이다.


  이를 제외하고도 일어나지 않을 이유가 무수히 있지만, 얼마간의 미적거림 끝에 열에 아홉 번 정도는 분연히 일어나 트레이닝을 수행한다. 본격적으로 바벨을 다루기 전에 완전히 잠으로부터 깨어나야 부상이 없다. 심신을 완전히 잠에서 깨우기 위한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욕실로 가서 양치질을 한다. 2. 말끔해진 혀와 치아를 확인한 후 정수기에서 물을 한 컵(240ml) 따라 마신다. 3. 워밍업을 시작한다.


  워밍업은 자신의 몸을 이용하는 스트레칭이 보편적이지만 정적(靜的)인 스트레칭보다는 동적(動的) 스트레칭을 통한 워밍업이 더 효과적이므로 기구를 이용하고 있다. 시작은 상체 근육부터. 적당한 저항이 있는 고무 밴드를 양손에 잡고 늘이면서 어깨, 가슴, 등 근육을 구석구석 자극한다. 하체 근육은 폼롤러로 풀어준다. 폼롤러를 내가 원하는 신체 부위 아래에 두고 지그시 무게를 실으면서 굴려준다. 허벅지, 종아리, 엉덩이 근육이 뻐근하게 느껴지다가 이내 기분 좋게 풀어진다. 끝으로 맨몸 운동인 힌두 푸시업을 5회 내외로 실시한다. 힌두 푸시업의 수행 방법에 대해서는 설명해도 전달이 잘 되지 않을 듯하므로 생략한다.


  몸이 워밍업을 하는 동안 머릿속은 보통 그날 수행할 루틴을 되새기는 편이다. 워크아웃 루틴은 스쿼트가 포함된 A와 데드리프트가 포함된 B, 이 두 가지이다. 월요일에 워크아웃 A를 실시했다면 수요일은 B, 금요일은 A, 다음 주 월요일은 다시 B... 와 같은 식으로 순환한다. 그리고 당일은 A인지 B인지, 워크아웃에 속한 세부 운동을 어떤 순서로 수행할 것인지, 워밍업 세트와 본 세트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지난 워크아웃에 대비해서 이번 워크아웃은 중량을 얼마나 늘릴 것인지 등등. 워크아웃마다 세부 운동의 수가 3~4가지에 지나지 않고 보통은 지난 워크아웃과 루틴이 크게 달라지는 점이 없기에, 구상은 워밍업을 하는 잠깐의 시간에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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