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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마귀소년 Dec 21. 2021

브런치에 관한 단상1

글 50개 업로드 달성

사진 출처: pixabay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오늘 쓴 글이 최다 조회수를 경신했을 때가 아니라 댓글이 등록되었을 때다.


글은 플랫폼에 올리려는 시점보다 조금이라도 이전에 완성해두는 편이 좋다. 초고를 쓰자마자 곧장 업로드하면 다시 읽을 때 미진한 구석이 중구난방으로 튀어나오기 때문에 퇴고하느라 바빠진다. 부끄러워진다.


독서와 글쓰기 어느 하나에는 집중할 수 있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건 대단히 어렵다.


이름도 모를 성분들로 이루어진 베스트셀러보다는 근본 있는 고전을 잘 챙겨 먹겠다.


일주일에 세 번 글쓰기는 고역이다. 바꿔 말해, 일곱 번 중 세 번만 일찍 눈을 뜨면 계획을 달성할 수 있다.


중학생 수준의 어휘도 제대로 다루지 못해서 사전을 이리 뒤지고 저리 뒤지는 상황에 화가 난다. 기를 쓰고 어휘를 늘려가야 한다.


돈 많이 든다고, 집안일에 무심하다고, 건강 해친다고 욕먹을 일 없이 지속 가능한 취미


글쓰기에 도움을 주는 것들: 수첩, 재즈, 블랙커피, 사전, 바벨, 공복空腹


글쓰기를 방해하는 것들: 배부름, 소파, 스팸 전화, 개지 않은 수건, 책상 위의 먼지


무선 키보드는 신세계다!


글감과 삶이 도저히 이어지지 않는다 싶으면 자존심부터 얼른 내려놔야 한다. 그 뒤엔? 서랍에 밀어 넣든지 휴지통에 던져 넣든지.


고등학생 때 열심히 팠던 한자 검정 능력 시험 교재를 꺼내야겠다. 거기 적힌 것들을 머리에 다시 집어넣긴 힘들어도, 어휘를 고를 때 심적으로 상당한 지지가 된다.


작가라는 미명에 연연하지 않아야겠다. 어디까지나 사유를 정련하여 보관하는 수단이어야 하지 결코 출간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장 충실한 독자인 아내의 평에 따르면, 내 글에는 결핍이 결핍되었다 한다. 결핍이라는 연료 없이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위에 나열한 것들 모두가 실패하더라도 좋다. 내가 함부로 뱉어내는 글들이 뭇사람들의 눈과 심기를 어지럽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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