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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빠른거북 Apr 02. 2021

우리 집에 온 걸 환영해

떡갈 고무나무 - 무식하면 용감하다

결혼한 지 햇수로 4년이 되었다.

우리 집에 처음으로 온 식물이 있다.


신혼집을 채우기도 전에 결혼 축하 선물로 엄마가 보낸 이름 모를, 큰 화분 하나가 집으로 배달 왔다.


찾아보니 이름이 떡갈 고무나무라고 한다.

색해보니 물 주는 시기가 짧지 않고, 생명력도 강한, 누구나 키울 수 있는(=식물 똥손도 기를 수 있는) 식물이라고 한다.



이 아이는 우리 집, 유일한 초록이었다.

결혼 전 내가 키우던 화분들은(꽤 여러 개를 키워봤는데 식물 이름을 제대로 기억 못 했다. 바꿔 말하면 식물 기르기에 그렇게 관심이 있지 않았다.) 몇 개월을 채 살지 못했고 그런 전적이 있던지라, 이것만은 잘 키우고 싶었다.


엄마 생각하며 자주자주 들여봤다.


흙을 푹 찔러 물이 부족하면 물을 주라는 말에 1~2주마다 물을 흠뻑 줬다.


연한 녹색 잎이 발견되면 우리 집에서 이렇게 잘 자라는 게 고마웠고 대견했다.


새 잎이 쭉삐쭉 돋아나는데 잎이 좀처럼 커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화분 아래, 고무나무 줄기 밑에서 잎이 자라기 시작했다.


식물에 대한 지식이 너무 없는 나는, 네이버 검색에 의존했다.


고무나처럼 물에 강한 식물은 줄기 그 자체를 잘라 물에 넣어두면 뿌리가 난다고 했다.


와. 너무 신기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렇게 난 바 도전해보기로 했다.

(물론 고무나무는 번식력이 강해 삽목해도 된다고 한다. 그래도 비교적 수월해 보이는 물꽂이에 도전했다.)



난 분명 식물에 그렇게 관심이 없었는데..

매일매일 쳐다보고 말도 걸어보고 (말의 힘이 있다고 믿으며..) 물에 영양제도 한두 방울 섞어주었다.

뿌리내려야 할 식물 힘나라고!


꽤 오래 기다리자 줄기에 흰 점이 생겼고, 흰 점이 보이고 나서 꽤 오래 기다리니 뿌리가 삐죽 튀어나왔다.


한번 삐죽 튀어나온 뿌리는 하루가 다르게, 거짓말 같게도 오전, 오후 다르게 길게 길게 뻗어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물꽂이에 성공한 식물을 화분에 심었고 그 고무나무를 엄마에게 다시 분양 보냈다.

그곳에서도 잘 지내주렴!!



그런데 말이다.


물꽂이가 신기하고 실제로 뿌리가 난걸 보니 왜 자꾸 화분 늘리기를 하고 싶어 지는지...

화분 더 늘리고 싶다!!!

마음이 자꾸 드릉드릉한다.


모체에 빽빽이 자라 식물이 빛과 영양분을 제대로 받지 못해 건강하게 자라지 못한다는 생각이 수시로 든다.

그렇다해서 더 크게 잎이 자라도록 살아있는 잎을 군데군데 자르기가 미안하다. 식물도 분명 아플텐데..



나는 이런생각이 들면서도..


한번 화분을 늘려본 경험에 자꾸 화분 늘리고 싶다고 말하는 내게 남편이  말한다.


"이파리 자르기도 미안하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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