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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n Jul 25. 2024

이 험한 세상에 아직도 책이 좋아서

쾌락독서 - 문유석

남루하고 단조로운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시간, 다른 나라에 사는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이렇게 되면 나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소속감이 희박해진다. 무엇도 절대적인 것은 없었다. 책들 속에는 바깥세상보다 훨씬 다양한 평행세계가 끝도 없이 


그러다보니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가만히 관찰하는 버릇이 생기기도 했다


각종 권력과 위계질서로 나를 억압하는 타인들. 내 자유를 무례하게 침범하는 타인들이 싫어서


혼자서는 오롯이 행복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행복을 느끼도록 진화해왔다


이 험한 세상에 아직도 책이 좋아서 그걸 가지고 수다를 떨러 일부러 시간을 내서 남들을 만나러 오는 사람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특별한 존재이길 원한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무수히 자신이 얼마나 별 볼 일 없고 뻔한 존재인지 자각하는 순간을 맞게 된다


비생산적이어서가 아니라, 결국은 즐겁지조차 않아서다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 모든 사람들로부터 굳이 사랑받고 싶지 않다. 무서운 사람도 많고 싫은 사람도 많거든.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편해서 좋은데, 그들로부터도 사랑까지는 부담스러우니 호감 정도 받으면 충분하다


양끝에서 몸을 던지는 이들이 이를 악물고 외쳐대는 욕설 때문에 이들을 비웃어서도 안된다


지금 내가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중립적이고 합리적일 수 있다면, 그건 나의 현명함 때문이 아니라 나의 안온한 기득권 때문임을


가난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 힘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구조적인 가난을 정당화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는 답이 없는 질문들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삶은 언제나 책보다 크다


대자연은 무심하게 아름다웠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쉬운 위안은 없었으며 타인들의 최선은 예의바른 방관 정도였다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감각의 공세를 무력하게 견딘다. 타인은 참아야 할 대상일 뿐이다


삶을 이루는 것 중 상당수는 사실 습관이고,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것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 자체가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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