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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은 밖에서 열리지 않는다

마케팅의 기본 원칙

by UNSPIRED

소비자는 더 이상 광고를 믿지 않습니다. 아무리 세련된 메시지도 ‘광고’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본능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입니다. 크리에이터들이 ‘내돈내산’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요. 우리는 누군가가 나를 움직이려 할 때, ‘통제당한다’고 느끼고 격렬히 저항하기 때문입니다. 마케팅은 강요하거나 설득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소비자가 스스로 선택하도록 만드는 대화에 가깝습니다. 이 말인 즉, 마케팅을 단순히 형식과 숫자 아닌 사람에 대한 이해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스픽과 가나 초콜릿의 차이]

문제는 많은 브랜드가 이 흐름을 오해합니다. 소비자와의 관계를 맺겠다고 하며, 실제로는 형식적인 접근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스레드가 뜬다니까 우리도 해보자’, ‘다들 인플루언서 쓰니까 우리도 써보자’ 같은 방식은 관계 맺기라기보다 마케팅 따라하기에 가깝습니다. 진정성 없는 콘텐츠만 양산할 뿐, 소비자의 마음을 열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외국어 교육 플랫폼 ‘스픽’은 진솔한 태도와 유익한 정보성 콘텐츠로 많은 사용자의 공감을 얻으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습니다. 반면 ‘가나 초콜릿’ 계정은 콘텐츠나 설정이 억지스러워 보이고,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 오히려 부정적인 반응을 초래했습니다. 즉 마케팅의 핵심은 ‘what’이 아니라 ‘how’에 더 가깝습니다.



[타겟과 인간]

마케터는 소비자를 ‘타겟’이라 불러왔습니다. 이 단어에는 ‘정확한 타이밍에, 적확한 메시지를, 적절한 대상에게 쏜다’는 일방향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물론 마케팅은 전략이어야 하지만, 그 전략이 사람을 하나의 좌표로만 취급하게 되는 순간,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 거리를 좁히기 어렵습니다. 마음은 그런 방식으로 열리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정말 반응하는 순간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있다고 느낄 때나 진심을 다해 이야기할 때와 같은 인간적인 교류에서 출발합니다.



[퍼포먼스]

미국의 펠로톤이라는 운동기구 브랜드는, 퍼포먼스 중심으로 성장하다가 소비자를 그릇되게 표현한 광고 한번으로 그간의 노력이 무색할 정도로 몰락했습니다. 물론 유입률, 전환율, ROAS 같은 지표들은 빠르게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하지만 그 수치만으로 사람을 정의하려는 순간, 브랜드는 결국 ‘성과’만 보고 ‘정서’를 잃게 됩니다. 브랜드는 클릭 수치만 생각하기 쉽지만, 소비자는 '이 브랜드는 나를 정말 아는가?'를 느끼고 판단합니다. 데이터는 방향을 알려주지만, 정서적 연결은 결국 사람의 언어와 태도로만 가능합니다.



[마음은 인간적인 방식으로만 움직입니다]

마케팅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자동화되고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여전히 인간적인 방식으로만 움직입니다.

우리가 소비자를 타겟이나 수치가 아닌 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대할 때, 마케팅은 소음이 아닌 대화가 되고, 관계의 시작점이 됩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마케터는 심리와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에 가깝다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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