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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생에서 장사꾼으로

오너 마케팅의 리스크

by UNSPIRED

요즘에는 기업의 오너들이 직접 마케팅의 최전선에 나섭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처럼 기업의 오너가 브랜드의 얼굴이자 곧 목소리입니다. 특히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오너들은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데요. 최근 선양소주 회장의 틱톡 활동은 이러한 트렌드를 잘 보여줍니다. 특히 테슬라는 전통적인 광고에 거의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활동만으로도 수백만 달러의 광고 효과를 창출했으며 이는 마치 마케팅의 새로운 정답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인간화된' 브랜드는 실제 인간관계처럼 복잡 미묘한 감정과 성격을 함께 안고 간다는 사실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도 죽도록 미울 때가 있는 것처럼, 인간적 관계는 언제든 호와 불호가 엇갈리고, 애정은 언제든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입니다.



[캐릭터를 벗어날 때 사람들은 실망한다]

대중은 이들을 다면성 가진 인물이 아닌 하나의 '캐릭터'로 인식합니다. 그리고 이 캐릭터에 대한 기대는 강력한 규범처럼 작동합니다. '초두효과'나 '확증편향' 등의 단어는 우리가 어떤 인물에 대한 인식을 잘 바꾸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례로 무한도전 중 박명수 씨가 욕을 하는 장면이 유출되었는데, 이에 대해 비난하거나 실망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가 평소에 보여준 캐릭터의 연장선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른 사람' 캐릭터인 유재석 씨가 이런 모습을 보였다면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인간화된 브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종원 대표는 '양심적이고 서민적인 사업가'로 자리 잡았고, 그 이미지가 마케팅 자산으로 기능했으나 그 기대를 어겼기 때문에 비난받는 것입니다. 이처럼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일관성과 진정성입니다. 자신이 구축한 캐릭터와 실제 모습 사이의 간극이 클수록, 브랜드 이미지가 무너질 위험 또한 커집니다.



[사람들은 귀신 같이 안다]

즉, 오너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성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진실성’이란 자신의 모든 면을 무분별하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대중에게 보여주는 모습이 실제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의 유명 콘텐츠 인플루언서 게리 바이너척은 '당신이 꾸며낸 인물을 팔면, 언젠가는 드러나게 된다'라고 경고합니다. 소비자는 점점 더 똑똑해지고, 놀라울 정도로 진실을 구분할 줄 압니다. 오너 마케팅은 단기적인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장기적인 약속이자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입니다. 자신이 대중에게 보여주는 이미지와 실제 경영 철학 사이에 일관성이 없을 경우, 그 불일치는 언젠가 드러나게 되고, 브랜드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브랜드를 인간처럼 만든다는 것은, 더 깊은 유대를 형성하는 동시에 더 복잡한 감정을 감내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마케팅 전문가 스콧 갤러웨이는 '브랜드가 인간처럼 될수록, 인간의 불완전함도 함께 안게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완벽함보다 솔직함]

파타고니아의 창업자 이본 쉬나드는 “지구를 구하자”는 철학을 단순한 마케팅 구호로 소비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회사를 성장시키는 동안 끊임없이 자신의 신념을 경영 전반에 반영했고, 결국 회사의 지분 전체를 환경 보호를 위한 비영리 단체에 기부함으로써 그 철학이 단지 말이 아닌 실제 선택과 행동임을 증명했습니다. 너무나도 투명해진 이 시대에는, 완벽하게 포장된 인물보다 때로는 솔직하고 일관된 태도를 가진 브랜드가 오히려 더 신뢰를 얻습니다. 오너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은 멋진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진짜 자신과 얼마나 맞닿아 있으며, 위기 속에서도 그 철학을 지켜내는 ‘행동’으로 연결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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