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국산 카시트 살리기(EP 02)

포지셔닝과 유리한 판 만들기

by UNSPIRED
순성.jpg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해보면, 제가 마케팅 일로 몇몇 클라이언트를 만났을 때, 이미 자신의 브랜드에 대해 자신감이 없어보였습니다. 큰 대기업이나 유명 브랜드 제품에 비해 인지도도 적고, 마케팅 예산도 많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고요. 때문에 직접적인 경쟁을 회피하길 바랬습니다. 물론 포지셔닝의 주 목적은 경쟁을 회피하는 것이지만, 언제까지나 도망만 다닐 수는 없습니다. 독점적인 기술을 갖고 있지 않는 이상, 부딪혀야 할 때는 부딪힐 수 밖에 없는 것이 마케팅입니다.


[개선점 : 브랜드도 당당해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순성 카시트가 이야기하는 '가격'이 저는 단지 경쟁이 무서워서 피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앞서의 많은 자료로 볼 때 많은 소비자에겐 '가격'이라는 것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가치로 판단됩니다.

가격.jpg 순성은, 저렴한 가격이라는 가치를 상당히 주된 요소로 커뮤니케이션 중

아래의 도식도로 쉽게 표현해보았는데요. 좌측의 경우, 인식상 순성이 위치하고자 하는 포지셔닝 맵(2사분면에 위치)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절대로 사사분면의 크기가 각각 동일할 수가 없고, 앞서 1편에서 본 자료에 따르면(가격 보다 성능 우선) 우측 시장 처럼 형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순성02.jpg 포지셔닝은 경쟁을 피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시장이 없는 곳에 가는 것도 곤란합니다


[지금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 ADAC]

카시트 구매를 위해 조금만 공부해보면, 많은 해외 브랜드에서 ADAC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단 걸 굉장히 강조합니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이 점수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참고로 순성에선 이 ADAC 점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높은 점수가 아니거나 또는 테스트 자체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adac.jpg ADAC에서 몇점을 받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요소

근데 저는 ADAC가 높은 공신력을 갖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일단 독일 자동차 협회라는 '민간단체'에서 내는 점수 시스템이고요. 이 점이 중요한 이유는, 민간 단체의 평가는 평가 방식과 비중 배분을 임의로 설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ADAC가 내리는 카시트 점수에는 충돌 안전성 외에도 설치 편의성이나 세탁, 커버 교체 용이성 등을 체점관이 눈으로, 손으로 만져보고 평가하는 항목이 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주관적인 영역이 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중점은 이 ADAC 점수의 신뢰성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믿고 고르는 기준이 사실은 크게 과학적이거나 객관적인 지표라고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순성에게 유리한 게임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순성이라는 브랜드가 유리한 게임을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기존의 가치를 뛰어넘는 새로운 기준을 낼 수 있을까요?

리드호프먼.jpg 순성에겐 가격 아닌 유리한 전장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해결책 : 앞선 기준이 무의미해질 수 있는 법]

저는 순성이라는 브랜드가 '국산'임을 강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국내에서 생산된 것을 말하자는 게 아니라, 기존 유럽을 기준으로 한 체형 설계나 테스트 등이 실은 우리에게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는 형태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순성03.jpg 실제 카시트 관련 기사에선, 국내 유통되는 카시트와 실제 아이 체형과 다를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아주 오래된 기사를 하나 찾았는데요. 아무리 안전성 높은 카시트라고 하더라도, 쓰는 사람의 체형에 따라 품질에 걸맞지 않는 결과를 낼 수도 있다고 합니다. 결국 좋은 카시트란 내게 잘 맞는 카시트라는 이야기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것이죠.



[해결책 : 한국인과 유럽인은 아기 체형부터 다르다 ]

여기에 더해 재미있는 논문과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아기 체형 또한 동양인과 서양인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동아시아 영아는 같은 체중 대비로 보았을 때 타 인종 대비 지방 조직의 비율이 더 높고, 무지방 조직(근육·뼈 등)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크기가 작고 큰 차원을 넘어, 체성분 구성 자체가 인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의미입니다.


순성34.jpg 한국 아동의 생후 7년간 두장지수에 따르면, 머리 모양이 서양인에 비해 폭이 넓고 길이는 짧은 편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두개골 형태에도 인종적 차이가 관찰됩니다. 서양인은 머리 앞뒤가 길게 늘어난 장두형이 많고,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은 상대적으로 앞뒤 길이가 짧고 좌우가 넓은 단두형이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단순한 외형적 특징을 넘어, 아기 머리 둘레와 좌석 맞춤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 한국 아기의 체형과 두개골 특성에 맞는 적합성 평가가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죠.


저는 순성이라는 브랜드가, "나쁘지 않은데 가격도 적당해요"라는 이야기보다, "한국인 아기 체형에 적합한" 이라는 가치에 집중하길 제안합니다. 이를 통해 기존 해외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순성'이라는 브랜드를 선택해야할 이유를 고객에게 제시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주에 3편에선, 어떻게 이 메시지와 컨셉을 갖고 실제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을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총 3편으로 나눠 순성이라는 카시트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정리하고 작성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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