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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치 Jun 02. 2020

#2 하고 싶은/싫은 일, 할 수 있는/없는 일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 일들

3. 하기 싫은데 할 수 있는 일

하기 싫은데 할 수 있는 일은 안 하면 된다. 간단하다. 물 좀 떠다달라는 부탁을 들어주기 싫다면 안 들어주면 된다. 길가에 거지가 돈 좀 달라는데 주기 싫다면 안 주면 된다. 그런데 뭔가 괴롭다면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안 하고 있을 때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해야한다는 생각은 결과를 받기 싫을 때 생기고, 싫은 것에서 떨어지고 싶은데 안 되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이 결과의 대부분은 사실 자기가 예상하는 결과를 말한다. 부탁을 들어주기 싫은데 할 수 있기 때문에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 하지 않았을 때 그 사람의 원망이나 관계가 틀어지거나 하는 결과를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하면 된다. 별거 아닌 경우 할 수 있으면 하면 되는데 하기 싫은 것이 문제다. 그러면 왜 하기 싫은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실은 하고 싶었던 것이 있지 않았을까, 하기 싫은 게 아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할 수 있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것이 안 된다. 귀찮고,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다. 간단하다. 괴롭기 때문이다. 간단한 일의 경우, 그냥 하거나 하지 않으면 된다.

하는 경우 하기 싫지만 하는 거다. 하면서 하기 싫다고 하는 건 스스로 괴로움을 만드는 꼴이다. 그걸 알면 안 하게 된다. 한 번에는 안 된다. 하면서 하기 싫다고 떠올릴 때 바로 ‘나 스스로 괴로움을 만들고 있구나’ 하고 생각이 들면 된다. 이게 습관이 되고, 여러 번 하다 보면 하기 싫다고 느끼기도 전에 또 괴로움을 만들려고 하고 있구나 한다. 하지 않을 때는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안 하기로 했는데 자꾸 할까 하는 생각이 들면 집착을 하고 있거나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집착을 하면 자꾸 미련이 남아서 괴로워진다. 안 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하면 된다.

허나 이렇게 고민이 들 때 쉽게 뿌리치는 것이 어렵다. 그게 잘 안 된다. 그래서 괴로운 것이다. 한 번 하고 두 번 하면 세 번은 쉽다. 뒤도 돌아보지 않으면 된다. 할 수 있었던 것이지 해야했던 것이 아니다.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된다. 만약 그래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래서 그랬구나 알면 된다. 후회나 아쉬움의 이유가 되지도 않는다.

집착이나 욕심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욕심이란 능력, 여건, 노력이 안 되는데도 바라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서 할 수 없는 것, 이미 안 해버렸기 때문에 날아간 기회를 가지고 괴로워 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다른 누군가, 세상이, 운명이 나를 두고 괴로워라 괴로워라 저주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나간 것을 붙잡고 있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그래서 하기 싫은데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다. 하거나 하지 않거나. 해야하는 일이 아님을 알면 된다.


4. 하기 싫고 할 수 없는 일

하기 싫은데 할 수도 없다면 보통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계속 붙잡고 있을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기 싫으면서 할 수도 없는 일을 붙잡는 경우도 분명 있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할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세상을 살다 보면 이런 일이 종종 생긴다. 그렇게 되면 괴로움이 찾아온다. 하기도 싫고 할 수도 없는데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안 하면 된다. 안 해야한다. 왜냐하면 하기도 싫을 뿐더러,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정말 할 수 없는 일이냐, 정말 하기 싫은 일이냐 하는 점이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일상 속에서 많은 상황이 있다. 먼저 하기 싫은 일이 정말 맞느냐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방 형광등 조명 수명이 다 해서 어둡다. 그러나 갈기는 귀찮다. 가는 방법도 모른다. 하기 싫은 일일까? 어두움이 거슬린다면 방을 밝게 만들고 싶은 것이다. 형광등을 갈기 싫은 것보다 밝게 하고 싶은 일이 된다. 다음은 할 수 없는 일일까 생각해 보는 것이다. 유튜브를 찾아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부탁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일이다.

직장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내 능력밖의 일이며, 하기도 싫은 업무를 맡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하는 데까지 하면 된다. 그러니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다가 안 되면 도움을 청할 수 있고, 솔직하게 할 수가 없다고 하면 된다. 그러나 돈을 벌고 싶어서 직장에 계속 다녀야 한다면 그것은 하고 싶은 일이 된다. 직장은 방법에 불과하다. 하고 싶은 것은 돈을 버는 일이다. 또는 자기 실현, 욕구 충족이 될 수도 있지만 아무튼 하고 싶냐는 것은 목적에 관련된 기준이지 방법이 아니다. 방법은 노력에 해당한다. 노력 없이 목적을 이루려 하는 것은 욕심이다.

정 안 되는 일은 포기하면 된다. 하기도 싫고 할 수도 없다면 왜 붙잡고 있는가.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대로 놔버리고 포기하지 못한다면 그때야말로 괴로움이 생겨난다. 하기 싫고 할 수 없는 일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라, 하기 싫고 할 수도 없는 일을 자꾸만 붙잡기 때문에, 집착을 하고 욕심이 생기기 때문에 괴로움이 생긴다. 없었던 것처럼 까맣게 잊어버리면 된다.


그러니까 2가지 기준으로 분류한 4가지 일이 있다.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 하기 싫은데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데 할 수 없는 일, 하기 싫고 할 수 없는 일.

각각의 경우를 자기의 상황에 맞춰 어떤 괴로움이 올지 생각할 수 있다. 미리 생각하지 않아도 상황에 마주쳤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떤 상황에 놓여도, 무엇을 마주쳐도 괴롭지가 않다. 괴롭지 않은 것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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