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 2025 올해의 작가상, 김영은
여러 번 얘기한 것처럼 Y는 미술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현대미술에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전시관에 변기를 두거나 벽에 먹을 수 있는 바나나를 테이프로 붙여 놓거나 담배 파이프를 그리고 파이프가 아니라고 제목을 붙이는 등등의 작품 말이다. Y가 좋아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영상물을 활용한 작품도 많은 것 같다. 특히 그 가운데 가상의 인공 생명체를 만들고, 그 생명체가 살아가는 세계관을 구축하는 시도도 자주 보인다. '현대미술관 과천'에서도 유사한 전시를 봤다.
이런 다양한 양상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미술과 공통점이 있다고 Y는 생각해 왔다. 즉, 볼 수 있는 것이다. 미술은 시각이라는 범주를 중심에 둔다.
그런데 소리라면 어떨까? 작품의 중심이 '시각'이 아니라 '청각'이라면.
기존의 관념은 이렇다. 청각의 예술은 음악이다. 시각의 예술이 미술인 것처럼.
김영은 작가의 작품은 보기만 해서는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스크린 앞에 있는 헤드폰을 머리에 쓰고 소리를 들어야만 알 수 있다. 작품의 중심이 시각이 아니라 청각이다. Y는 김영은 작가에 대해 사전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이게 뭐야'하며 툴툴거렸다. 청각의 경험은 선형적(線形, linear)이다. 즉, 건너뛸 수 없고 정보의 양만큼 시간을 들여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해 Y는 <붉은 소음의 방문>은 듣지 못하고 지나쳤다. 왜냐면 남은 헤드폰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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