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숲멍 Jul 25. 2018

발로 차이며 다녀야 하나

신규 때

신규 때 다들 알다시피 힘들지만

제 친구 이야기를 하자면 어떤 사람 정맥 넣는 곳이 부어서 빼줬다고 한다

그런데 꽂지도 않았는데"야이 xxx아" "꺼 xx"라는 말을 하며 발길질을 하는데 친구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한다

내가 이렇게까지 당하면서 이일을 해야 하나.. 하고 말이다

지금에서야 거 되게 까칠하네 하겠지만 사회초년생이 그렇게 당했다 생각하면 억울하지 싶었다


또 대학병원에선 인턴이 채혈 잡을 한다. 임상병리사가 있지만 오후 5시에 퇴근하고 바쁜 건 인턴이 하는데 나이트 근무 중에 hb가 7점대라서 한 번 더 피검사를 나가보자 했었다

그래서 인턴 샘에게 전화해"선생님 저희 랩 있어요" 자는 목소리도 아니었고 네~라고 대답했다 한다

한 시간이 지나도 안 오자 "선생님~저희 lab 있다고 했는데요..." 하자 또 "네~"

그리고 또 한 시간이 다돼가는데 안 왔다..

그런데 이젠 당직 선생님이 전화 와서"아까 피검사 다시 나가 달라 했는데 왜 아직도 안 떴죠?" 물어보며 "이러면 새벽 6시에 나가는 거랑 똑같겠네"라고 한다

새벽 5~6시에 루틴 랩(정규 피검사)이 시작된다


어쩔 수 없이 내가 피를 뽑아야 겟다하는 생각을 하며 휴.. 한숨을 쉬며 피검사할 10cc 주사기를 들고 그 환자에게 직접 간다

그런데 웬걸 채혈하려 하니 라인(정맥)이 정말 없었다..

그래도 늦었으니 해보자 하며 찔렀는데 실패..

두 번째는 왠지 잘해야 할 것 같아 신중에 신중을 가해 보고 있는데 "아 못하겠으면 잘하는 사람 불러요! 피검사하지 마요!" "아니 환자분 저 한 번밖에 안찔엇고  아직 찌르지도 않았어요"

"아됫고 그냥 안 하렵니다!! 잘하는 사람 불러요"

친구는 화가 나서 말도 없이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인턴 샘에게 전화를 걸었다

"..." 말을 하지 않았다

"아~선생님~~!! 제가 지금 당장 갈게요~"

인턴 선생님이 그땐 와서 "제가 한번 찔렀는데 실패했어요"라고 말하고 그 인턴 샘은 한 번에 성공했다는 후문.. 흡..


내일이 아닌 것을 내가 할 수는 있지만 괜히 했다가 또 잘 못되면 100 퍼 책임은 나에게 오기 때문에 쉽게 할 수도 없다


피검사 또한 그렇고 수혈도 그렇고..


이러나저러나 밤늦은 시간까지 뜬눈으로 밤새우는 모든 이들이 존경스러워지곤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