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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멍 Jan 10. 2019

마약성 진통제

그것의 길항제(해독제) Naloxon

전에 호스피스 병동에 6개월 정도 있었던 적이 있다

그때 당시 말기암환자들은 마약성 진통제를 주사로 1000mg 아니 4000mg(모르핀 30mg 앰플을 100개 이상 까서 넣는 것이다)를 넣어도 아프다고 호소했던 환자들도 있었다

암환자의 고통은 상상 그 이상이다.


따라서 마약성 진통제는 그들에겐 꼭 필요한 약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마약성 진통제(모르핀, 펜토라 등)에는 많은 부작용이 있으며 그중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는 호흡억제라는 부작용이 있다


솔직히 나는 6개월간 환자를 보면서 마약에 그렇게 취했다는 생각을 든 환자를 본 적이 없는데 며칠 전 펜토라 600mg을 먹은 환자가 (붙이는 진통제 100 mcg도 붙여져 있었다) 동공이 위로 올라가며 호흡수가 5회? 6회 미만인 것을 보게 되었다

환자분을 부르면 깨기는 하지만 금세 잠에 취한 듯 동공은 올라가고 눈뜬상태..

활력증상은 혈압과 체온은 정상이나 맥박 110~130 사이, 호흡수 5~10회. 숨을 쉬는지 안 쉬는지 유심히 지켜봐야 했다

담당의 노티 파이 후 처방대로 붙이는 진통제 듀 로디를 떼고,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붙이고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ekg mornitor도 연결하였다
곧 담당의가 직접 와서 환자를 보았다 호흡수 7~10회

심장리듬 분석기에 호흡수가 0회로체크될때도 있었다

숨을 몰아쉬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안 되겠는데... 날록손 0.5 amp만 줍시다"하면서 낸 날록손

날록손이라는 약물은 친구네 병동에서 줬다가 환자가 난리가 났었다 이약을 주는 순간 마약류 약물에 의한 진통효과가 사라지고 통증이 나타나며 오만가지 고통을 다 받아서 액팅 아웃 심했다 하였다는 이야기를 그때 당시 유심히 들었었다.
하지만 환자 호흡수가 저렇게  저런데 줘야 한다.  맘을 굳게 먹고 10cc에 믹스하여 천천히 드렸다

(날록손은 10cc에 믹스하여 1cc를 1분 동안 총 10분 간주라고 적혀있는 글도 보았다. 참고)

아니나 다를까 돌아서자마자 "으아아 시 × 뭐야 다 뭐야 xx"하며 환자분은 침대에서 벗어나려 하며 소리를 질렀다

바로 다른 간호사 선생님과 잡고 아저씨 잠깐 아플 수 있어요 라고  침착하게 말했다. 또  곧 치료제 다시 넣어드릴게요라고 말해봤지만 헛수고ㅠㅠ

평소에는 힘도 없던 아저씨가 어떻게 이렇게 힘이 센지 옆에 잇던 동료 간호사는 턱을 발로 퍽 소리 나게 걷어차이고 다른 간호사도 잡다가 배도 걷어차이고 손을 잡으면 손가락 꺾을 듯이 잡히고

그러다가 안 되겠다 담당의 이야기해야겟어하고 내가 나간 사이에 아저씨는 침대 밖을 벗어나 혼자 주체 못 하고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이 상황을 다 전하자 어쩔 수 없으니까 환자 최대한 안정시키고 붙이는 진통제 50 mcg 낼 테니 붙이자..

그래서 환자 도저히 통제 불가능한데 억제대 할까요?라고 하자 그건 좀 그렇고 일단 안정을 시키자는 말

일단 알겠다고 하고 환자에게 돌아가자 으으으 환자는 추워하며"으아아 아 다 꺼져라 이게 다 뭐야 다 뗄 거야 다 죽일 거야"라고 하며 손에 붙어 있던 산소포화도 측정기 심장리듬 분석기 겨우겨우 잡은 말초정맥 라인까지 다 떼 버리고 피 철철.... 몸을 샅샅이 훑으며 다 떼냈다..


환자분들 식사시간이라 환자를 겨우 간호사실로 빼고 억제대를 겨우 적용한 다음(한 개는 바로 뜯어버려 버렸다)

보호자에게 연락하였다


보호자가 도착한 다음에도 환자는 침을 뱉고 소리 질렀지만 조금 나아진 상태였다. 그렇게 난리 부린 건 기억 못 하며 억제대를 한 것만 기억하셨다.

그러지 보호자는 날록손을 왜 줘서 굳이 자는 사람이 왜 깨우냐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 중하나 가 호흡억제이고 이것이 심할 경우 심폐소생술을 실시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음을 간호사와 담당의 모두 설명하였다


하지만 보호자는 다음날 환자 몸에 긁힌 손톱자국 같은 게 있다며 사진을 찍어놨다고 한다(환자 몸에는 손댄 적이 없다 아마 모든 처치를 다 뜯으면서 환자 스스로 낸 자국으로 예상된다)

그 말을 들은 담당 간호사인 나는 보호자의 마음이 이해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 우리가 턱을 뻑 소리 나게 발로 걷어차이고 배를 차이고 손을 꺾임 당한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던가 생각하게 되었다

환자를 살리고자 하였지만 결국은 환자를 해친 게 된 것 같은 이 기분은 무엇일까

그래도 집 가는 길엔 cpr(심폐소생술) 안 했으니 다행이다 하려고 노력했다...


결국 이분은 연명치료 중단 동의서를 썼다

그리고 일주일 뒤 에는 여전히 600 mcg의 먹는 진통제를 드시고 계셨다

말기암 환자뿐 아니라 모든 진통제를 쓰는 사람에게 부작용이 있을 경우  날록손은 아주 좋은 약물이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많으니 참고해서 꼭 필요한 환자에게 써야 하고 또한 다음번에는 보호자의 동의를 받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회를 빌어 그때같이 환자가 날뛰지 않게 도와준 동료 간호사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내가 조금 미숙했던 것인가 반성하며 잠드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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