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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멍 Mar 24. 2018

막내로 산다는 것

막내가 좋을 때라고?

3년 차 간호사다

돌이켜 보자면 중간에 어중간한... 그런.. 간호사다

막내로 산다는 건 어떤 걸까

물론 정신적으로 부담이 덜 되긴 한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간단한 이송업무에서부터 자자 부레 한일까지...


하지만 막내도 위에 4분과 일을 하게 되면 학생도 없는 주말에 막내는 죽는다

혈압. 체온. 맥박, 호흡 등을 재고 나면 바로 혈당을 재러 가야 되고 혈당을 다 재고 나면 인슐린을 의사 선생님한테 노티 한 후 또 주러 나가야 된다

그리고 나면 차팅을 하다가 보면 선생님이 다들 한 가지 일씩을 더 준다

"지금 바쁘니?"라며... 물론 할 일은 약국에서 약도 타 와야 되고 엑스레이도 찍으러 보내야 되고 물건 올라온 것 정리도 해야 되고 퇴원환자 침상도 정리해야 되고 이동시켜야 되고 이 모든 일을 제치고 "뭐할까요"라고 물어본다 ㅠㅠ


그러면 환자 nelatone(간단하게 관을 꽂아 소변 빼는 것)을 할 때도 있고 혈압을 다시 재올때도 있고, 물건 반납, 빌려오는 것 자제 부리 한일은 모두 막내의 일이다


그래서 거의 탈진상태가 되어 점심시간이 되면 밥을 먹고 올라온다(밥은 인간적으로 먹어야 한다...)


그러고 나면 다시 시작이다 선생님이 집어주신 환자 혈압, 체온, 맥박, 호흡 다 체크 후 다시 혈당을 또 재고 물건을 정리하고 다음 오후 3시에 인젝할 인젝도 다 정리해놔야 한다...

틈틈이 트레이도 씻어놓고 모자란 물건을 채우고..

이제 끝인가 하면 수혈하는 사람이 있으면 수혈할 피도 타오고 인턴 샘도 부르고 가래가 많이 끓는 사람은 가래도 빼 달라 하지, 대변 치워야 되지

거기서 환자 보호자는 순수하게 옷도 정말로 많이 필요로 한다.. 옷 열러 가는 게 진짜 지옥이다.. 하루에 20번은 넘게 연다

이제 오후에는 신환이 몰려온다 신환이 나면 간단하게?라고 하지만 힘들다 내과병동의 환자분들은 약을 많이 드시는 분이 많기 때문에 ㅠㅠ

약복 용력 금식 설명, 조심해야 하는 부분, 설명드릴 것, 소변 컵 주고 등등 응급실에서 오면 옷도 갈아입혀야 하고, 소변 통도 비워야 한다(저번에 소변 가득 차서 올라온 것 보고 이해는 하지만 좀...)ㅠㅠ 거기에 라인이 아프다고 하시는 분이 많아 주사부위도 다시 꽂고 수액도 얼마 남았는지 차팅 하고 하면 그냥 진짜 정신이 없다


이렇게 힘든데 막내가 가장 좋을 때라고..?

히지만 내가 볼 땐 어디에서든지 안 힘들 때는 없다

윗년차는 윗년차대로 힘든 일이 엄청 많고

아랫 연차는 아랫 연차대로 힘들다


고칠 방법: 인력을 좀 더 줘라 줘라고 말하지만 나도 잘 모르겠다... 월급을 좀 더 줘라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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