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없이 달려온길 숨고르며 뒤돌아보자
비 바람 불어오는 아침
만물과 사람도 움츠리며
옷깃을 세운다
햇님이 비춰주매
만물이 움츠렸던 몸을 편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타고
은빛 물결 억새도 너울너울 춤을 춘다
곱게 빗어넘긴 할머니의 비단결 같은
쪽진머리처럼 햇빛에 비추어진 은빛은
반짝반짝 빛이난다
가로변 버드나무가지
길게 늘어뜨린 머리처럼
고개숙인채 불어오는
바람 맞으며
축 늘어진 가지는 흐느적 흐느적
햇님이 잠든 밤
연녹색 은행잎은
가로등 불빛을 머금고
바닥에 떨어진 은행들
특유의 향을 품어낸다
설악산 정상에 찾아온
울긋 불긋 물들은 잎들은
자연의 수채화를 선물한다
새 마음으로 쉼 없이
달려왔던 길을 멈추고
뒤돌아 보자
수확의 계절 가을에
우리의 삶에 무엇을
얻고 잃었는지
잠시 숨 고르고 뒤돌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