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쳇바퀴 돌 듯 도는 세상 사
날이 밝아 집을 나서 도착한 사무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전화기 한 대, 컴퓨터 한 대가 빈자리를 지키고 있다.
나를 반기는 건 사람이 아닌 기계 들 뿐인가?
출근과 동시에 자연적으로 변해가는 표정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민원인들은 말투로 꼬투리를 잡는다.
얼마나 반가운 전화라고 내가 콜 센터 직원도 아닌데 간을 빼놓고 상대하란 말인가?
민원인은 불쾌할 수도 답답할 수도 있겠지?
이해는 하지만 나도 싫고 정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내 자신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닌데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그래도 오늘은 무난하게 넘긴 것 같은데 답답한 마음에 문 열고 나오니 청소차량 한 대가 지나간다.
차량 뒤에 장착된 손잡이에 매달려 있는 두 분이 위험하게 보인다.
그 분들은 그렇게 수많은 날을 보냈겠지만 말이다.
비오는 날엔 커다란 파라솔로 비를 피하며 쓰레기를 치우신다.
그렇게 위험을 감수하고 악취와 더위에 싸우며 일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지금 상황을 불평하는 나는 행복한 불평일까?
다른 팀에서 큰소리 나는 것도 듣기 싫다
시청 민원실 자리를 없애버리는 관계로 지금 이 곳으로 옮기게 된 것이지만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성격하고도 맞지 않는 곳에 근무하려고 하니 더 힘이 드는 것 같다.
새로운 도전을 하려하니 조건이 갖춰지지 않아 어렵다.
업무량이 많아서가 아닌데 그저 수도고지서 발행하고 나면 음식물 수수료 문제가지고 전화오는 것이 반갑지가 않다.
어려운 문제는 담당한테 넘기지만 말이다.
불법투기와 미수거로 냄새난다는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내가 너무 엄살 부리는 걸까?
원래 말이 없지만 하루 종일 우리 팀 직원들과 말 한마디 섞지 않는 나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을까?
어쩌면 내 스스로 직원들과 마음의 담장을 쌓았는지 모르겠다.
오늘 퇴근 후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길 골목을 들어서니 단골손님 검정비닐이 없어서 “왠일이야”고 속으로 생각하는 순간 고추장아찌를 맨바닥에 버려놓은 것이 눈에 보인다.
봉투에 담아 버려도 악취와 벌레가 장난 아닌데 그렇게 버리면 누가 치우란 말인가.
양심들도 없다.
내일 전화해서 수거해달라고 하는 수 밖 에는 방법이 없다.
전화하기도 죄송스럽다.
한 달에 돈 천원 나오는 수수료 아끼려고 양심을 버리다니 완전 어이 상실이다.
사무실도 있기 싫어서 몸부림을 치는데 눈에는 꼭 그런 건만 보인다.
나도 모른 척 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내가 여기를 떠나지 않는 이상 이런 상황은 되풀이 될 것이다.